한전,전기요금 올려달라며 방역지침 어기고 법카는 '펑펑’
한전,전기요금 올려달라며 방역지침 어기고 법카는 '펑펑’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2.10.0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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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점심값으로 400만원 결제...사회적 거리두기 외면도
​​​​​​​체육문화행사로 5성급 호텔식비 결제 다수

역대 최대 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전력이 식사 한끼에 40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재한 것으로 드러나 대표적 공기업으로서 방만 경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중위) 소속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2020∼2021년 한전 서울·부산·울산본부에서 법인카드로 쓴 50만원 이상의 식비를 확인한 결과 부적절한 결재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전 서울본부 기획관리실 경영지원부는 지난해 3월 말 직원의 정년퇴직 행사 후 유명 프랜차이즈 한우 전문점에서 오찬 회식을 한 뒤 409만91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행사 당시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됐던 때임에도 이렇게 상식밖에 액수를 점심 값으로 지출하는 것은 사회적 도덕적 지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법인카드의 부당한 사용 뿐 아니라 정부 방역지침까지 무시한 셈이다.

이 외에도 2020년 11월 말에는 서울본부 전력사업처 배전운영부가 체육문화 행사비로 서울 중구 다동에 있는 한 고급 오마카세 일식당에서 70만5천455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같은 해 11월 초 서울본부의 마포용산지사 고객지원부는 고객지원실 체육문화행사로 롯데호텔에서 112만4천536원을, 다음날 기획관리실 재무자재부는 신세계조선호텔에서 177만496원을 식비로 법인카드를 썼다.

물품 구입을 제외하고 법인카드로 건당 50만원 이상을 결제하면 사용처, 용도, 인적사항 등 사실관계를 증빙서류에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또 과도한 섭외성 경비를 줄이기 위해 동일 장소에서 분할결제(쪼개기)를 해서도 안 된다.

한전은 현재 출장용·하이패스 카드를 제외하고 총 2천636개의 법인카드를 사용 중이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1∼6월)에만 14조3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었던 지난해 영업적자(5조9천억원)를 이미 2배 넘게 웃돌았다.

전기요금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올겨울 에너지 사용량 10% 절감 목표 달성과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정착을 위해 추가 인상 압력도 강하게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정착을 위한 전기요금의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전이 이처럼 방만하게 운영된다면 요금 인상의 당위성을 납득할 수 있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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