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위에 서다
칼날 위에 서다
  • 문틈 시인
  • 승인 2022.04.2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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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앞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가로 놓여 있다. 이 시급하고 엄중한 문제들을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지 나라의 앞날이 걸려 있다. 사람마다 앞날을 고민하면서 몇 가지 화급한 난제들을 말할 것이다.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나는 여섯 가지를 꼽아본다. 첫째로 코로나 극복이다. 갑자기 방역 해제를 한다며 현 정부가 확 풀어놓았는데 지금도 하루 평균 7만6천 명의 확진자, 사망자가 1백30명에 달한다. 완치자들 중에도 여러가지 후유증을 앓거나 재감염되는 사람들이 있다.

결코 감기 수준으로 볼 병이 아니다. 사망자 누계 2만2천명, 백신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은 경우까지 합하면 3만 명을 웃돈다. 이 미증유의 재난을 새 정부는 ‘과학방역’을 한다고 했으니 잘 막아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인플레이션이다.
물가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값의 폭등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미국은 8퍼센트 이상 올랐다고 한다. 이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라 인플레이션을 막지 못하면 우리는 재난급의 고통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엊그제까지 8천원하던 비빔국수가 1만원이다. 배달료를 계산하면 답이 안나온다. 물가는 새 정부가 ‘먹고 사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한 약속의 첫 번째 난제가 될 것이다. 지금 서민의 가계 부담은 장난이 아니다. 물가를 못잡으면 한국판 ‘고난의 행군’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부동산 문제도 무지하게 큰 난제다.
지난 5년 동안 집값이 2배 이상 올랐고 그 여파가 집 없는 사람과 집 있는 사람간의 부의 격차를 벌려놔 불만이 하늘을 찌를 정도다. 어떻게 불과 3,4년만에 5억원에 산 집이 10억원이 될 수 있는가. 야바위꾼이 컵에 주사위를 넣고 흔들고 나서 주사위를 토해 놓을 때 숫자를 맞혔으면 두 배의 돈을 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영원히 집이 없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이 문제는 어쩌면 가장 큰 난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나는 집값 폭등을 못 막은 것은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죄를 저지른 셈이라고 격하게 꾸짖고 싶다. 정권이 교체된 가장 큰 이유가 부동산 대책의 실패였다고 본다.

청년실업 문제 또한 심각한 난제가 아닐 수 없다. 기본적으로 일자리는 시장경제 아래서는 기업이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일자리 상황판을 걸어놓고 임시직을 하루아침에 정규직으로 바꿔 준다고 해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기업들이 수출을 많이 하고,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마구 생겨나서 새 일자리가 창출되어야 한다.

한데 정부가 팔 걷어붙이고 나서 일자리를 만든다고 관청 문 열어주고, 길가 풀 뽑으면 일당 얼마 주는 허드렛일을 일자리라고 볼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미국은 일자리는 많은데 일할 사람이 없어 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기업을 옥죄려 하지 말고 국가의 ‘효자’로 만들어야 한다.

다음은 디지털 사회 건설. 세계는 지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사회의 전 분야가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돌아가는데 우리는 말만 앞세웠지 실용적이지 못했다.
우리보다 한참 뒤떨어져 있던 중국은 지난 5년 도약하여 전 인민이 디지털 라이프를 누리며 살고 있다. 물론 14억을 통제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더 크긴 하지만 한편으로 디지털 마인드가 우리보다 훨씬 더 생활화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 전공 대학생이 한해 2백만 명이 쏟아져 나올 정도다. 우리는 2만 명이 채 안된다. 중국 쓰나미에 한국이 휩쓸려 떠내려가지나 않을지 걱정이 되는 대목이다. 디지털 월드에서 낙오하면 나라에 미래가 없다.

마지막으로 저출산, 고령화 문제다. 저출산과 고령화에서 우리가 단연 세계 1등이다.
과거 정부들이 수천 억원을 들여 인구 절벽 문제를 해결해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것은 당장은 아니지만 국가가 영속할 것인가에 대한 중한 문제다. 우리는 올해 합계 출산율이 0.7명이다.

부부가 적어도 아이 2명을 낳아야 현재 인구가 유지될 터인데 내년엔 0.6명으로 내려간다. 그런 식으로 해가 갈수록 출산율은 급격하게 떨어지고 고령인구는 크게 늘어난다. 일본은 합계 출산율이 1.4명으로 우리보다 훨씬 높다. 내가 어머니께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하시는 말씀이 가슴을 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꼭 칼날 위에 서 있는 것 같다,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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