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어가, 농번기 인력난에 한숨소리만 드높다
전남 농어가, 농번기 인력난에 한숨소리만 드높다
  • 윤용기 기자
  • 승인 2022.04.14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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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외국인 근로자 1230명 배정 속 고작 32명 불과
농어가, 적기 투입 안돼 수확 차질에 브로커 통해 구인
농번기를 맞아 수확에 여념이 없는 무안 양파 농가/ 무안군
농번기를 맞아 수확에 여념이 없는 무안 양파 농가/ 무안군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아 전남 농촌 들녘에 일할 사람이 없어 전남 지역 농어민들의 일손 구하기 힘겹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국인을 대신해 농촌의 손발이 됐던 외국인 근로자 마저 코로나19 여파로 입국하지 못하면서 봄철 파종 시기마저 놓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월 전남 14개 시·군 지자체의 농어가 433가구에 총 1230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배정했지만,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인력은 고흥에 배정된 32명에 불과하다.
외국인 계절근로자제는 농업인력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외국인 근로자를 임시로 고용할 수 있는 제도다. 매년 1월과 6월 전국 지자체에서 신청을 받아 법무부가 2월과 7월에 해당 지역에 인원을 배정한다.

하지만 외국인근로자가 현장에 배치되기까지는 최소 2개월 이상 기간이 소요됨에 따라 급기야 벌금형을 감수하면서 브로커를 통해 미등록 이주노동자(불법체류자)까지 대거 고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도 줄어 이들을 고용하는 것도 ‘하늘에 별따기’라 영세 소규모 농업인들은 이마저도 구하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도내 농어가들은 농번기를 앞두고 부족한 농촌 일손을 메꾸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지만, 인력이 태부족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지경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확산으로 지난 2년 동안 거의 끊기다시피 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올해부터 대거 입국시켜 농촌에 투입하기로 했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탁상행정 탓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3월부터 영농이 시작되는데, 5월 중순 이후가 돼서야 입국하면 일을 가르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막상 현장에서는 일손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를 놓친다는 것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작물은 수확일을 하루, 이틀만 넘겨도 썩어서 모두 버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배정받은 시군이 해외 지자체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이에 응하는 노동자들을 모집해 출국 수속을 밟는 기간을 감안하면 배정 시기를 2개월가량 앞당겨야 농번기에 대응 할 수 있다”며 제도적인 개선이 뒷따라야 한다는 지적한다.

적기 인력 배치와 규모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파종이나 이작을 하는 경우 수십명에서 백 여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반해 계절근로자로 배정 받는 것은 농가당 최대 12명 밖에 되지 않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무안에서 양파를 재배하는 A씨는 “일손 부족을 메워줄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 위해서는 불법임을 알고서도 브로커를 통해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부를 수 밖에 없는 형편임에도 그것 마저도 외국인 입국자가 적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5월 말까지 총 250명 가량의 계절근로자가 입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봄철 파종이 끝난 시기에 이 인력을 농업에 배치하는 등 상황에 맞게 시군끼리 인력 배치를 교환하면서 부족한 일손 메꾸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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