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8일 만난다. 대선 이후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은 대부분 열흘 안에 이뤄졌지만 이번 회동은 19일 만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감사원 감사위원 인사 문제 등을 둘러싼 신구(新舊) 권력 갈등이 선을 넘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양측이 대립보단 협치의 자세로 일단 만나기로 결정한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오는 28일 오후 6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겸 회동을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먼저 회동을제안 했고, 이에 윤 당선인이 응하면서 성사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석열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다시 전했다”며 “당선인 측으로부터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윤 당선인의 응답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회동 의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임기 말 알박기 인사, 윤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감사원 감사위원 지명 문제 등을 두고 대립했지만, 갈등이 장기화되자 윤 당선인 측에서 의제 없이 일단 만나기로 결정하면서 회동이 이뤄진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하기로 했다가 취소한 바 있다.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 첫 회동이 불발된 것은 이례적이었다. 당시 양측은 회동 무산 이유에 대해 “합의에 따라 밝히지 못한다”고 했지만, 임기 말 인사를 두고 신구 권력이 충돌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윤석열 당선인 측 인사는 “당선인이 감사위원 인선 등 현안을 두고 대통령과 계속 대립각을 보이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조언을 주변 원로들에게 많이 들었다”며 “일단 만나서 대화를 이어가면 협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