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간 제자리 머문 '선거사무원 일당' 현실화 시급하다.
29년간 제자리 머문 '선거사무원 일당' 현실화 시급하다.
  • 윤용기 전남취재본부장
  • 승인 2022.03.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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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기 전남취재본부장
윤용기 전남취재본부장

3월9일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하지만 소소한 것이지만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각 캠프에서 활동한 선거사무원들에게 현실과 동 털어진 일당 지급 때문이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운동원의 일당을 일비 2만원 식비 2만원 수당 3만원 총 7만원을 지급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최저임금이 시간당 1085원이던 1994년 제정된 이후 무려 9160원으로 급등한 2022년 현재까지 29년 동안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강산이 3번 변했어도 선거운동원 일당만은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킨 샘이다.

4대보험 적용도 논란거리다.
현행 4대 보험 적용기준을 보면 ▲1개월 동안 8일 이상 근무 또는 60시간 이상 근무 시 고용주는 의무적으로 해당 근로자의 가입을 보장해야 한다.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선거운동원의 경우 법정 선거일 22일간 근무를 하는 자로서 4대보험 가입 의무 규정도 위반하고 있다.

선거운동원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노동관계법의 적용도 문제였다.
그동안 대법원과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서,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원일지라도 사실상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한다면 노동관계법이 적용되는 노동자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선거사무원에게도 노동관계법이 적용되는 것도 그래서다. .

그런데 한 가지, 예외가 바로 최저임금법이다.
선관위는 선거운동원들에게 지급되는 수당이나 실비조의 금원에는 최저임금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를 방패삼아 최저임금법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금권정치를 막기 위해 선거운동의 경우 공직선거법이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선거운동원에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수당과 실비(일비, 식비) 이상의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더불어 최저임금법이 적용되지 않는 선거운동원을 근로자가 아닌 자원봉사자로 규정한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과 관련해 수당 또는 실비를 보상하는 경우에 자원봉사자이기 때문에 최저임금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또 이를 근거로 헌법 및 공직선거법의 규정내용과 취지, 입법목적과 규율대상 등을 제시한다.

선관위는 관계법에 “민주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선거 후보자는 선거운동원을 근로자로 채용해서는 안 되고, 선거운동원 또한 선거운동을 임금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선관위는 선거운동의 과열과 금권선거를 방지하고, 후보자 간의 경제력에 따른 선거운동 기회의 불균등을 완화하며, 물가상승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거 때마다 산정ㆍ공고한 범위 이내에서 선거비용을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지방선거에 한함)가 보전하는 금액은 선거비용제한액으로 공고된 비용의 범위 안에서 정당하게 지출한 것으로 인정되는 선거비용을 선거 후보자의 청구를 받아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선거 후 보전해 준다.
5% 이상 득표한 후보자는 선거사무원에게 지출한 비용을 전액 국고에서 보전해주는 제도가 그거다.

현재 선거운동원이 하루 지급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7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직선거관리규칙이 제정된 이후 선거사무원 등에 대한 수당이 상당기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현실과 동떨어진 수당과 실비 등의 규정을 시대에 맞게 현실화해야 한다.
이런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을 방기하는 것은 선관위의 직무유기다.

3월 9일 대통령선거일 끝나자마자 지방선거가 시작된다. 이번 기초와 광역단체장 및 의원, 교육감 등을 선출하는 지방선거는 각종 선거 중에서 가장 많은 선거운동원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선거운동원의 선거운동원 구하기가 힘들 것 같다는 전망이다.
힘은 들어도 인기가 많았던 선거운동이었지만 일당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 관계로 기피 대상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제20대 국회에서 선거사무원 수당 현실화를 위해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으나 개정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제21대 국회에서 꼭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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