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민간인 및 비밀병기 ‘결사 항전’에 진격 주춤
러시아, 우크라 민간인 및 비밀병기 ‘결사 항전’에 진격 주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2.02.27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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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개전 사흘차 주요 도시 점령 못해
우크라이나 시민들, 칼·망치·화염병 동원
​​​​​​​미국 산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도 한 몫

러시아가 병력 50% 이상을 앞세우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진격해 들어가고 있으나 예상과는 달리 주요 도시를 점령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 네티즌이 올린 NLAW 환영 트윗. 비틀스의 'All We Need is Love'에 빗대 만들었다 /트위터

변변한 무기조차 없는 우크라 시민들이 장갑차와 중화기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가디언 등에 따르면 변변한 무기도 없이 나라를 지키겠다고 나선 우크라이나 시민들 덕분에 러시아의 공세가 주춤한 상황이다고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들과 우크라이나 군 수뇌부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우크라이나 군대가 버티기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실제로 키예프 외곽의 작은 마을 알렉산더에는 검문소가 생겼다. 여기엔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 방어를 하고 있다. 무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일부는 산탄총을 다른 한명은 러시아제 권총을 들고 있었지만, 나머지는 총이 없어 여차하면 망치나 칼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예비군에 합류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수천 명의 자원 병력도 우크라이나의 선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해외에서 귀국한 지원병도 있다. 외신들은 수천명의 예비군들이 자원군으로 등록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당국은 수도에서 싸울 자원병들에게 1만8000정의 소총을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정부 지시에 따라 화염병을 만들어 비축하고 러시아에 은밀히 협력하는 공작원을 색출하고 다니는가 하면, 침략군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도로 표지판을 쓰러뜨리기도 했다.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도 헌혈하며 군인들을 도왔다. 프로그래머인 올렉산드로 호르부노프는 NYT인터뷰에서 "헌혈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라며 "나는 우리 군인들을 믿는다. 그들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하는 데는 이런 민간인들의 동참도 있지만 무엇보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018년부터 미국에서 도입한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성스러운 재블린’(St. Javelin)으로 불리는 ‘재블린’은 발사기를 포함한 길이가 1.2m에, 무게는 22.3㎏의 대전차 미사일이다. 목표물을 조준해 발사 후 강한 후폭풍으로 위치가 발각되기 쉬운 다른 대전차 화기들과 달리 압축 공기로 쏴 일정 고도로 솟아오른 뒤 점화해 날아가기 때문에 개전 이전부터 러시아 전차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대응 무기로 꼽혔다.
장갑차와 탱크는 상단 부분이 취약점이다.

미사일 한 발당 8만 달러(약 9600만원)나 나가는 비싼 가격이 문제지만, BBC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재블린 미사일을 포함해 대공 시스템‧방탄복 등 3억5000만 달러(약 4216억 원) 규모의 무기를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네티즌들이 공유 중인 '성스러운 재블린 미사일'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 [트위터 캡처]우크라이나 네티즌이 트위터에 올린 NLAW 환영 트윗. 비틀스의 'All We Need is Love'에 빗대 만들었다. [트위터 캡처]
우크라 네티즌이 공유 중인 '성스러운 재블린 미사일'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 /트위터 

우크라이나인들은 성경 속 성녀인 막달라 마리아가 재블린 미사일을 안고 있는 사진을 SNS 등을 통해 공유하며 “두려움과 정의가 있다면 우리는 극복할 수 있다”는 등의 문구를 게재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이처럼 지난 2014년 크림반도 강제 합병 이후 서방으로부터 구매하거나 지원받은 무기들을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으로 만들며 항전 의지를 다지는 이들이 많은데,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금을 모으는 웹사이트에는 해당 밈으로 만든 옷‧깃발‧스티커가 판매되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네티즌들은 영국이 지원한 차세대 경(輕) 대전차 무기 NLAW(Next generation Light Anti-tank Weapon)에 대해서도 유명 밴드 비틀즈의 명곡 ‘All You Need Is Love’에 빗대 ‘All We Need is NLAW’라는 패러디를 공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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