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백신
오미크론 백신
  • 문틈 시인
  • 승인 2022.02.0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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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가 전국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이런 난리가 없다. 하루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 곧 10만 명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은 서로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감염자와 몇 초간의 짧은 접촉에도 전염된다고 한다. 보통 문제가 아니다.

혹자는 오미크론 변이는 치명률이 낮아서 걸려도 감기 정도로 앓고 넘어간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오미크론에 걸렸다 회복하면 백신을 맞고 생긴 항체보다 10배나 강한 항체가 생긴다는 말이 있어서인지 오미크론은 자연이 만든 백신쯤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하기는 한 지인이 얼마 전에 오미크론에 걸렸는데 이틀인가 코를 훌쩍이는 정도로 걸렸는지 모를 약한 감기 정도로 넘어갔다고 한다. 날더러 ‘너무 겁먹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 지인은 부스트샷까지 맞았다. 그러나 감염병 전문가들은 그렇게 생각하면 절대로 안된다고 경고한다.

미국 전염병연구소 소장 파우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에 한 번씩은 걸리게 될 것이다”라고 무서운 말을 한다. 그는 백신을 맞은 사람이나 추가접종을 한 사람도 오미크론에 걸리게 될 것이라고 오금이 절이는 경고를 한다.

그렇다면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기왕 걸릴 것이라면 미리 오미크론에 감염되어 강한 면역력을 확보해두는 것이 이득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할 법하다. 나도 잠시 그런 생각을 했다. 부러 오미크론에 걸려서 코로나 공포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여기서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볼 차례다. 오미크론이 델타변이에 비해 치명률이 낮고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오미크론 경증환자일지라도 고열, 몸살, 심신쇠약을 겪게 된다. 심지어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실제로 델타변이 사망자의 3분의1 정도의 치명률을 보인다. 결코 경증으로만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미크론을 앓고 나면 경우에 따라서 후각, 미각을 영구적으로 잃을 수 있다. 또, 극심한 피로, 기억력 저하, 근육통, 복통, 호흡곤란 같은 상태를 겪을 수도 있다.

그리고 오미크론 감염자가 어린이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미크론 환자의 급증으로 의료 붕괴 사태를 몰고와 정작 수술이 필요한 위중한 일반 환자들을 입원할 수 없게 만든다. 이런 막심한 후과들이 있다는 것을 들어 결코 오미크론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미크론 변이가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애타는 충고다. 이런 판에 미리 걸려서 항체를 확보하겠다고 하는 섣부른 생각은 마치 다이너마이트를 갖고 노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과거 수두에 걸렸던 사람은 나중에 대상포진에 걸릴 수도 있다면서 수두에 걸리지 않았던 사람은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는다는 예를 제시한다. 코로나에 걸리는 것이 나중에 무슨 질병에 걸릴지 모른다는 암시다. 그러므로 자청해서 혹은 얕잡아 보고 오미크론에 걸리려는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자연 앞에서 까불면 안 된다. 대자연은 우리가 바다를 벗어나 육지로 기어 올라온 직후부터 우리를 해치려 하고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로 오미크론 감염을 경고한다. 사실 인류의 기나긴 역사는 질병과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지난 수백 년간 질병과 끝나지 않는 싸움을 하며 살아왔다.

이번 코로나는 그 가운데서도 가장 나쁜 질병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우리는 아직 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 완전히 모르고 있는 상태다. 오미크론 변이를 막는다고 해도 이 다음에 무슨 변이가 나타날지 알지 못한다. 벌써 스텔라 오미크론이 광주에 나타났다고도 한다. 우려되는 것은 백신의 효과가 길어봤자 불과 여섯 달밖에 유효하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계속 백신을 맞고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그러한 의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당장 부스터샷을 맞고 오미크론이 초래할 수도 있는 최악의 경우를 막아야 한다. 나는 어쨌든 별다른 수가 없어 일체 두문불출하고 있다.

집에 배달되어 오는 편지나 택배, 생수 같은 것은 마치 균이 묻은 오물을 접하듯 비닐장갑을 끼고 만진다. 사람이 찾아오면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현관문을 쬐끔 열고 말소리만 교환한다. 이렇게 집안에 웅크리고 지내는 내게도 어떤 경로로 오미크론이 찾아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저러나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우리는 살아갈 수 있을까. 늘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참 기이한 세상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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