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 영화도 ‘정치바람’ 탄다
대선 앞 영화도 ‘정치바람’ 탄다
  • 송주리 기자
  • 승인 2022.01.13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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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다룬 영화 ‘킹메이커’ ‘…국민여러분’
문익환 목사 ‘늦봄 2020’...전두환 다큐 ‘전투왕’,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날이니까 앞으로 50여일이 남은 셈이다. 여야가 내가 잘났고, 네가 못났다고 쌈박질로 날을 세우고 있다. 대장동 특혜 의혹과 김건희씨의 허위 과장 의혹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더 나아가서는 정권교체를 해야한다, 아니다 정권을 더 연장해야 한다며 사활을 걸고 있다.

영화 '킹메이커'에서 연설 중인 정치인 김운범(설경구)/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킹메이커'에서 연설 중인 정치인 김운범(설경구)/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러한 치열한 상황 속에서 대선과 설날을 앞두고 극장가에도 정치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개봉될 예정이다.이번에 선보일 영화와 다큐들은 정권에 맞섰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가 눈에 들어온다.
이 영화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참모 엄창록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팬데믹 때문에 개봉이 계속 미뤄지다가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설 연휴 직전 개봉하게 됐다. 소재와 타이밍이 절묘하다.

대선을 앞두고 극장가에도 정치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개봉될 예정이다. 사진은 영화 ‘킹메이커’
영화 ‘킹메이커’장면

오는 26일 개봉되는 이 작품은 세상을 바꾸고 싶은 열망을 지닌 정치인 ‘김운범’과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된다.
야당 정치인 김운범은 설경구가, 전략거 서창대는 이선균이 역할을 맡았다.
시대적 상황은 지난 196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첫 국회의원 당선부터 이후 첫 대통령 후보가 된 1970년 신민당 대선 후보 경선까지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앞에 어느날 같은 꿈을 가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나타나면서 이 영화는 시작된다.
뜻은 원대하지만 정치적 열세에 놓인 김운범에게 서창대는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가 된다. 세상에 존재도,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채 선거판을 뒤흔드는 서창대 덕분에 김운범은 연이어 선거에서 이긴다.

마지막 승리를 앞두고 두 사람에겐 틈이 생긴다. 그토록 열망하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게 된 김운범에게 서창대는 선거에 유리한 판세를 만들 수 있는 ‘쇼’를 제안한다. 하지만 김운범은 거절한다. 감정의 골이 신뢰의 균열을 만들고, 갈등은 점점 커진다. 두 사람은 같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방법과 수단의 차이로 갈등을 겪는 두 사람의 심리전을 영화는 밀도 있게 그렸다. “옛날에 그리스 살던 아리스토텔레스란 아저씨가 이런 말을 했수다. ‘정의가 바로 사회의 질서다’”라고 말하는 김운범에게 서창대는 “플라톤은 ‘정당한 목적에는 수단을 가릴 필요가 없다고 했었죠. 플라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입니다”라고 받아친다.

감독은 자칫 무겁고 지루할 수 있는 정치 이야기를 세련된 방식으로 풀어냈다. 빛과 그림자를 활용한 연출은 특히 눈에 띈다.
설경구와 이선균 외에도 유재명, 조우진, 배종옥, 박인환 등 화려한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러닝타임은 123분이다.

다큐멘터리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다큐멘터리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어 27일에는 김진홍 감독의 다큐멘터리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 개봉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설을 할 때면 언급했던 문구다.
공교롭게도 이번 다큐는 ‘킹메이커’의 하이라이트 장면이었던 1970년 대선 후보 경선 이후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인동초의 삶을 살았던 DJ에게 국민은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영화를 통해 그려진다.
영화는 전두환 신군부의 내란음모 조작 사건으로 사형수가 되고 3전 4기 끝에 정권교체를 이루며 대선에 당선된 1990년대까지를 아우른다.

‘늦봄’ 문익환(1918~1994)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만날 수 있다. 목사이면서 통일운동가, 사회운동가였던 문 목사를 다룬 ‘늦봄 2020’은 내달 10일 관객을 찾아간다. 유신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던 문 목사의 삶은 우리 근현대사의 굴곡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 다큐는 ‘2020년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된 전주MBC의 동명 다큐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이번 다큐는 현존하는 육성자료로 문 목사의 소리를 복원해 그 시대를 생생하게 담아낸다.

내달 10일 개봉하는 ‘나의 촛불’은 지난 2016년 촛불 시위를 모티브로 한다. 배우 김의성과 기자 주진우가 공동 감독을 맡았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 농단에 맞서 수백만의 시민들이 광장에 나와 외쳤던 당시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을 추적한 다큐도 이목을 끈다. MBC 기자 출신 이상호 감독이 기자로서 전두환을 추적해온 시간을 담은 ‘전투왕’은 내달 18일 공개된다. 당초 지난해 12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전두환 사망으로 공개가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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