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대선판서 ‘스윙보터’로 떠오르다
2030세대 대선판서 ‘스윙보터’로 떠오르다
  • 윤용기 전남본부장
  • 승인 2021.12.0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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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기 전남본부장
윤용기 전남취재본부장

2030으로 표현되는 청년세대가 이번 대통령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민감하게 알아차린 야야 정치권은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세운다. 

말하자면 2030세대가 대선판에서 '스윙보터'로 자리 잡은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 선거에서 가장 젊은 부동층으로 부상했다는 점에서다.
정권교체론에 동의하면서도 그렇다고 야당에 온전히 마음을 열지 않고 두터운 부동층을 형성한 채 관망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특징이다. 

언제부턴가 최선의 후보도 차선의 후보도 아닌 차악의 후보를 뽑는 선거가 됐다. 누가 덜 더러운지를 선택해야 하는 게 마음 아프다는게 2030 심정이다. 일종의 절규로 들린다.

이들 세대는 탈이념으로 성장한 실용주의 세대다. 즉 실리와 안정을 추구함과 동시에 절대적 이념을 거부하며 불합리와 부조리에 대한 비판의식이 강하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의 화두인 ‘공정’에 관심이 많다. 공정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다양하다. 그래서 입시, 병역제도, 조국 사태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이들이 받아들이는 의미 또한 남다르다. 
성별과 나이, 출신 지역 등 각자의 처지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청년층이 보수화된 것이 아니라 공정·정의 등의 가치에 따라 움직인다고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것도 그러한 연유에서다. 정치 성향 또한 뚜렷하지 않다는 이들의 특징 때문에 표의 유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표심이 승패를 결정할 관심 세대로, 가장 젊은 부동층으로써 이번 대선판의 운명을 결정하는 ‘스윙보터’로 자연스레 자리 잡은 셈이다

‘스윙보터’란 후보자 선택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가리킨다. 그동안 부동층이 많은 4050세대가 스윙보터 역할을 해온 반면 2030세대는 투표율이 낮아 정치판에 영향력이 미미해 ‘정치적 방관자’로 취급돼 왔던 게 사실이다. 
그동안 2030세대의 정치적 성향은 진보에 가깝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통념이었다.
이런 통념 때문에 대부분 전문가는 전체 투표율이 높을수록 보수당이 불리할 것이라 분석하고 판단했었다.
실제로 지난해 총선에서 청년층 약 58%가 진보정당을 지지한 통계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는 역대 선거와는 상반되는 현상을 보였다. 개표 시작 전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보수정당에 투표했다는 20대는 55.3%, 30대는 56.5%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선거결과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30세대가 보수화된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표심으로 표출됐다고 해석한다. 지난 재보궐선거는 2030세대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정치 세력으로 부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전 세대와는 또 다른 정치 성향과 높은 참여율이 2030세대의 정치력을 키운 셈이다. ‘정치방관자’에서 새로운 ‘스윙보터’로 등장했다는 점에서다. 
그런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이들을 잡기 위한 각종 정책을 발표하면서 표심을 구애하고 있다.

먼저 민주당은 청년·신혼부부 등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를 들고 나왔다.  2030세대에서 열풍이 분 암호 화폐에 관련 정책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그런 이유다.
국민의 힘도 ‘청년신혼에 원가 반값 주택 제공’을 대선 후보 1호 공약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청년층의 공통 관심사인 일자리·주거 등을 해결하는 정책이 펼쳐져야 한다는 충고에 따른 것이다.
아무쪼록 2030세대가 우리 사회 주류로 자리 잡을 미래의 한국 정치판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관심이 더욱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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