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유학기제와 고등학교 학점제, 제대로 진행되어야 한다!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고등학교 학점제, 제대로 진행되어야 한다!
  • 이재창 시민논객
  • 승인 2021.10.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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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창 전)고구려대교수. 농학박사
이재창 전)고구려대교수

교육의 역사에서 오늘날과 같은 학교 형식을 갖추게 된 것은 중세시대 성직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교회 교육에 뿌리를 두고 있다. 중세교육이 성직자를 양성하여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교육을 담당하면서 국가 체제형성과 유지에 필요한 국민의 양성과 이념 보급의 장으로 활용됐다.

국가교육 체제하의 학교는 사회질서의 형성과 지배이념의 전파라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위정자들은 일본과 독일과 같이 국가체제를 유지한다는 대명제 아래 획일성과 목적성을 위한 교육을 강조한 나머지 사람을 수단과 도구로 활용했다. 시민사회가 성장하면서 인간의 존엄과 독창성에 반하는 국가주의 교육은 강력한 비판을 받아 왔다.

우리나라 교육도 개인의 존엄과 개성, 그리고 인격의 도야라는 목적보다는 대학이라는 입시의 장으로 활용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대정권에서 교육개혁에 손을 대지 않은 정권이 없었다. 모든 정권이 나름의 개혁정책들을 내놓았지만, 그들이 내세운 정책이 성공보다는 매번 단기적인 미봉책으로 혼란만 가중시켰다. 교육정책의 핵심에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사가 있지만 그들의 합의 또한 이뤄진 적도 없다. 학생들은 다양한 교육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선행학습의 굴레 속에서 올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인성교육에도 외면당했다.

세계는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 4차 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구조에 직면한 우리가 이 흐름에 함께하지 못한다면 세계 경쟁에서 낙오 국가로 전락할 것이다. 벤 넬슨에 의해서 설립한 미네르바대학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들이 추구한 교육의 목표는 비판적 사고, 창의적 생각, 효과적인 의사소통, 효과적인 상호작용으로 삼고 있다. 2011년 개교하여 2014년부터 교육을 시작하였다. 캠퍼스 없는 대학으로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지만 학위는 인정을 받는다. 학생들은 세계의 석학으로부터 언제 어디서든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어서 혁신대학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4차 산업 시대에 부응하고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잠재능력을 개발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시도가 중학생의 자유학기제와 고등학생의 학점제다. 교육선진국들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지만 우리는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대학만을 목표로 하는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찾아서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자기주도 학습의 장을 펼치기 위한 것이다.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찾아 나서야 하는 고단한 인생 항해를 시작하지만, 자신의 잠재능력을 발견한 후 희열과 행복감은 칠흑 같은 암흑 속에 멀리 보이는 불빛을 바라볼 때의 심정이 아닐까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 고교 생활 내내 장래 희망과 꿈을 떠올리며 그에 걸맞은 직업을 설정하고 대학 학과를 선택하든가, 아니면 자신의 재능이 대학과 상관없으면 재능에 따른 직업을 선택한 후 필요하면 대학이라는 과정을 추후에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지속적인 진로 교육의 연계 활성화가 필요하다. 초등학생은 다양한 진로에 대한 인식, 중학생은 자유학기제를 통하여 스스로 현장을 방문하여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고교생은 초·중생 동안 인식하고 탐색한 자신의 진로에 맞게 진로를 설계하고 스스로 참여하는 과정으로 설계되어 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진로 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 누적하여 졸업한다.

이를 통해 첫째,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더욱 소중해진 개개 학생의 잠재적 역량 강화, 둘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의 창의적 상상력, 공감 능력의 육성, 셋째 디지털 세대의 특징인 텍스트보다 이미지, 동영상 및 가상공간 활용 증대, 넷째 새로운 인재상을 육성하여 국가 미래를 준비하자는 것이다.

자유학기제는 2016년부터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 중이며, 고교학점제는 시범사업을 마치고 2022년 특성화고 도입 및 전체 일반계고에서 제도 부분도입을 거쳐 2025년(올해 초등학교 6학년 ~ 고교 1년이 되는 2025년) 전체 고교에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자유학기제와 고교학점제가 시대변화에 부응하고, 교육선진국들의 성공적인 시행을 거울삼아 추진되고 있으나 교육 현장에서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초등학생들은 직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직업에 진로 적성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중학생들이 스스로 실질적인 적성을 탐색해볼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없어 단체 체험을 하고, 이도 못 하여 여전히 교실체험으로 대체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전면 시행도 하기 전에 벌써 연계학점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다양한 과정을 수용하기 위해서 과정의 개설과 그에 따른 교원의 수급이 뒤따라야 하지만 이에 대한 준비가 없고, 학교와 학교, 학교와 대학 간의 협력이 없이는 학점제의 취지를 살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계의 틀이 만들어지고 있지 않다.

자유학기제와 고교학점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첫째 학부모, 학교, 그리고 교사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가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학생 중심으로 생각하고 인내하며 추진해야 한다.

둘째 학교가 신분상승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학생의 미래 활동공간을 찾아주는 장소로 변모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야할 길을 스스로 찾아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교육행정 주체들과 지역사회의 협력이 절실하다. 교육은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였다면 이제는 지역사회가 교육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적성과 진로 탐색을 위한 조력자의 양성이 하다.

자유학기제와 고교학점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초중등교육이 대학 입시를 위한 장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고 성취함으로써 행복한 삶을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길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완성된다. 입시지옥이라는 획일적 경쟁 중심 교육에서 탈피하여 체계적인 조기 진로 교육을 통한 청소년의 꿈, 끼를 발굴 양성하여 희망하는 직업과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이 행복해지는 미래가 오길 고대해 본다. 우리 모두 학생들의 행복을 위한 새로운 교육에 힘을 보태자.

이 재 창 전) 고구려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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