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사건,"특검 안한 이유 이해 안가"...불공정 세상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18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최서원(65·개명 전 최순실)씨가 과거 국정농단 사태에 적용됐던 ‘경제공동체‘ 법리 등이 대장동 사태에는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 씨가 한 언론사에 보낸 옥중편지에는 최근의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을 비판하는 글이 적시돼 있다.
최씨는 편지를 통해 “공익재단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업이 출연한 것을 가지고 저를 뇌물로 몰아세운 것이 박영수 전 특검 아니냐”면서 “혼자 깨끗한 척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하고 저를 경제공동체로 뒤집어씌우더니 본인은 뒤에서 딸과 아들을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 회사에) 취업시켰다. 본인은 고문료를 받고 친척은 100억을 받았다”라고 했다.
최씨는 “박영수가 왜 돈을 받았는지, 왜 특검 단장에 발탁되었는지 참 우연이라기엔 (설명이 안 된다) 필연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정말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나라라는 게 실감이 나는데 또다시 그런 경험을 요구하는 나라가 될까봐 두렵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살기 힘든 이 나라에서 화천대유 같은 돈벼락 잔치가 났는데 마땅히 관련자들은 탄핵되어야 하고 죗값을 치러야 한다. 경찰에서 첩보를 받고도 뭉개고 친정권 검찰의 수사를 누가 중립적이라고 보겠나”라며 “박영수 전 특검은 제가 유치원 20년 하며 마련한 건물까지 빼앗고 저에게 징역 18년 선고하더니 그 큰돈을 받았다는 게 말이 되나. 공정과 정의가 사라지고 집권세력에 의한 우겨대기만 남은 것 같다. 요즘 세상이 공정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저 제 생각을 적었다”라고 덧붙였다.
최씨는 “그런 이가 무슨 자격으로 특검 단장으로 돈 한 푼 안 먹은 저와 대통령을 뇌물죄로 엮을 수가 있는지 세상이 미쳐간다”라며 “재단에 출연된 돈을 뇌물로 몰아 경제공동체로 뇌물죄를 씌우는 게 이 나라였다. 화천대유 사건도 똑같은 잣대로 수사해야 되는 거 아닌가. 왜 화천대유 사건은 특검을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또 왜 이번 사건과 관련 여야 할 것 없이 제 이름을 갖다 대는지 모르겠다. 더 이상 제 이름을 거론하면 전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박 전 특검과 인척관계인 이모씨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전직 언론인 김만배씨가 화천대유로부터 차입한 473억원 중 100억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안민석 의원은 뭘 잘했다고 항소를 제기했는지 모르지만 그 300조 은닉재산이 얼마나 많은 돈인 줄 알고나 얘기했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안 의원은 최씨 은닉재산 의혹을 제기했다가 최씨로부터 소송을 당했고, 패소했다.
최씨는 “그 당시 보릿고개를 넘기려고 전부 국민들이 허리를 졸라매던 시기에 빌게이츠 (개인 자산)보다 3배나 많은 돈을 개인인 저에게, 그것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통치자금으로 주었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라며 “그렇게 국민들을 속인 것도 모자라서 사과는커녕 항소를 하다니”라고 했다. 이어 “안민석 의원은 화천대유에 대해선 왜 진실을 밝히라는 소릴 못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한편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며 구속 기소된 최씨는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8년에 벌금 200억원을 확정 받아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