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한빛원전 5호기 원자로 헤드 총체적 부실
영광 한빛원전 5호기 원자로 헤드 총체적 부실
  • 이길연 기자
  • 승인 2021.10.07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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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빈 의원 국감서...‘국민 안전’을 싸구려 제품 대신 ‘질타’
저가·내구성 낮은 용접봉 사용 스테인리스 재질 부실 용접
​​​​​​​한수원·원안위 등 관리도 ‘짬짜미’

한빛원전 5호기에 규격 제품보다 5배가량 저렴하고 내구성도 떨어지는 용접봉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국민안전을 도외시하려는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광 한빛원전 전경

특히 접합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용접봉이 저가 제품으로 밝혀졌지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한빛원전 5호기에 부적격 용접봉이 얼마나 사용됐는지 여부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총체적 부실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잘못 사용된 용접 용품은 일반인도 쉽게 재질의 차이를 구분할 정도로 규격 제품과 차이가 두드러지는데도 규제기관과 전문기관, 사업자 모두 이를 밝혀내지 못해 부실을 더욱 키웠다는 분석도 나왔다.

5일 더불어민주당 이용빈(광주 광산갑) 국회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제가 드러난 한빛 5호기 원자로 헤드 건설작업은 총체적인 부실공사였다고 지적했다.

이번 부실 용접 문제는 원자로 헤드 관통관을 보수·용접하는 과정에서 규격에 맞는 알로이(Alloy 690)재질이 아닌 스테인리스 재질을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국내산 알로이(15㎏·105만원~120만원)보다 스테인리스(15㎏·20만5000원)는 훨씬 저렴하다는 점에서 불법 하도급을 통해 저질 제품이 사용됐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보통 원자로 ‘헤드’와 ‘관통관’이 만나는 접합 부위는 스테인리스 용접봉으로 3바퀴 돌려 용접한 뒤 내구성 강화를 위해 알로이690 재질로 16∼21바퀴 용접하는 작업을 3∼4번 반복해 겹겹이 층을 이뤄야 한다.

그러나 하청업체 직원 2명은 한빛원전 5호기 공사를 진행하면서 스테인리스로 잘못 용접했음에도 이를 은폐하기 위해 잘못 용접된 부위에 알로이 690을 덧씌운 것으로 확인됐다.

또지난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부실 용접 관련 재작업을 승인했던 7월부터 재검사를 시작한 10월까지 근 3개월여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도 드러났다.

앞서 지난 5월 한빛원전 5호기 원자로 헤드 부실 용접 문제가 터지면서 한수원·두산중공업 관계자들이 검찰에 기소됐었다.

따라서 사업자와 시공사의 책임뿐만 아니라 원안위와 KINS에도 관리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용빈 의원은 “한빛5호기 부실용접 사태에는 사업자와 시공업체의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규제기관과 전문기관의 관리 책임 역시 심각한 문제다”면서 “원안위가 작업현장의 용접 녹화 내용과 공인기관의 검사 내용 등 품질 활동 전반에 대한 검토만 제대로 했더라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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