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의 인과 관계
코로나19 백신의 인과 관계
  • 문틈 시인
  • 승인 2021.09.0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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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코로나19 팬데믹은 2020년 2월 20일 인천공항에 내린 한 중국 여자로부터 시작되었다. 코로나를 남겨준 그 여자는 한 달 동안 우리나라 병원에서 무상 치료를 받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그런 지 딱 1년 8개월. 그 사이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초토화되었다. 2천4백여 명이 사망하고, 백신을 맞고 나서 죽은 사람도 7백50명 가까이 되었다. 대재앙이 휩쓴 것이다. 그 중국여자가 아니었더라도 코로나19는 들어왔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코로나19의 발생 연원이 아니라 코로나19가 저질러 놓은 일상 파괴와 공포, 두려움, 그리고 사망한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특히 백신 후유증으로 사망한 사람들.

나는 코로나 백신을 맞는 것이 두려워서 몇 번이나 내 차례를 연기하고 또 연기했다. 그러기를 무려 4번이나 했는데 더는 버틸 수 없어서 ‘죽으면 죽고 살면 살지’하는 심정으로 내 신변 정리를 하고 나서 마침내 며칠 전 백신 접종 날짜를 정하고 맞으러 갔다.

보건소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맞기도 전에 나는 이미 겁에 질려 온몸이 흐느적거렸다. 백신을 맞고 죽은 사람들의 숫자가 떠오른 것이다. 나라고 해서 백신 접종 후유증으로 탈이 나지 말란 법이 없다. 백신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은 건강한 사람, 기저병이 있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내 고향 어떤 사람은 백신을 맞고 심장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입원했는데 지금 한 달째 의식불명 상태다. 이런 사례들을 접하다 보니 도저히 맞을 마음이 나지 않았다. 보건소 의사 선생의 예진 과정에서 나는 내 기저병을 말하고 두려운 심정을 털어놓았다.

의사라고 해도 백신이 1백 퍼센트 안전하다는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안다. 한 지인이 말한 것처럼 ‘길 가다가 간판 떨어져 죽을’ 확률이라는 것을. 의사는 ‘여기서 문제가 된 사람은 아직 한 사람도 없었소’ 그랬다.

왼쪽 어깨에 잠깐 따끔하는 것 같았는데 그 순간 접종이 끝났다. 엄청 긴장한 것치고는 맥이 풀렸다. 그 후 1주일이 되도록 나는 근신하며 지냈다. 다행히도 별다른 후유증 없이, 마치 안맞은 사람처럼 무사히 지냈다. 백신 접종 후 길게는 28일 어간에도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는데 일단 별일이 없을 거라는 근거없는 안도감이 생겼다.

지인의 말대로 백신을 맞으면 ‘안전지대’로 대피하는 효과가 있다. 이제 나는 한 발은 안전지대에 걸쳐 놓은 셈이다. 아직 2차가 남아 있으나 그때도 별일이 없을 것이라고 억지로 믿어버리고 있다.

문제는 나는 그렇다 치고, 백신접종 후 사망자들은 어떻게 되는가다. 싱가포르는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한 경우는 1억5천만원의 위로금을 지불한다. 내가 지금 생명을 돈으로 셈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백신 접종을 하기 전에 충분한 고지사항, 필요시 사전 정밀 검사, 그리고 접종 후 부작용 발생자에 대해서 적극적인 치료와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올라오는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유족들의 애끓는 청원을 귀 기울여 달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접종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람 가운데 질병 당국이 ‘인과 관계’를 인정한 경우는 딱 2명뿐이다. 나머지는 인과 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당국의 공식 입장이다. 그래서 보상도, 치료비도 대줄 수 없다는 것이다.

하도 답답해서 사전을 찾아보았다. ‘인과 관계: 어떤 행위와 그 후에 발생한 사실과의 사이에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있는 일’이라고 나와 있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더라면 죽지 않았을 사람들은 넓은 의미에서 다 인과관계가 있다는 말이 아닌가. 백신 접종이라는 원인이 제공되었기 때문에 사망이라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나는 당국의 인과 관계 인정이 이토록 야멸찬 까닭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혹시 인과관계를 인정한다면 국민이 백신접종을 기피할 우려가 있어서 되도록이면 인정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닐까. 50세 미만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23명, 40세 미만은 13명, 30세 미만은 8명, 20세 미만은 0명이다. 한편으로 백신 접종 사망자는 연령대에 따라서는 코로나 사망자보다 더 많을 수도 있을 듯하다.

당국의 입장은 5천만 명이 일상을 회복하려면 모두 백신을 맞아야 하고 그러려면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자는 불가피하게 감당해야 한다는 입장인지도 모른다. 즉,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라는. 그렇기로소니 백신 사망자에 대한 대처가 이래서는 안될 것 같다. 인과 관계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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