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 학살 희화화'한 도쿄올림픽 개막식 연출자 해임
'유태인 학살 희화화'한 도쿄올림픽 개막식 연출자 해임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1.07.22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폐막식 제작·연출팀 쇼 디렉터인 고바야시 겐타로
조직위 관계자 구설 올라 불명예 사퇴도 잇따라

도쿄올림픽 개막을 불과 하루 앞둔 22일 개막식 연출 담당자가 ‘유태인 학살 희화화’ 논란으로 해임됐다.

도쿄 올림픽 조형물
도쿄 올림픽 조형물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22일 도쿄올림픽 조직위 개·폐막식 제작·연출팀에서 쇼 디렉터를 맡은 고바야시 겐타로(小林賢太郞)를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고바야시는 독일 나치의 유태인 학살을 희화화하는 과거 동영상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개막식 연출 담당자가 해임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조직위는 고바야시의 문제 발언이 “외교 문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해임했다”고 밝혔다.
개막식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조직위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서양의 가치관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메가톤급 발언”이라며 “올림픽이 망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그가 1990년대의 한 콩트에서 “유태인 대량 학살 놀이 하자”라고 말하는 동영상이 퍼지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국제유대인인권단체 사이먼비젠탈센터는 “그는 홀로코스트로 사망한 유대인 600만명의 기억을 모욕했다”고 비판했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조직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막식을 목전에 두고 이런 사태가 발생해 많은 관계자와 도쿄도민,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고바야시도 조직위를 통해 “불편하게 생각했던 분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조직위 관계자가 구설에 올라 불명예 사퇴하는 일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앞서 오야마다 게이고(小山田圭吾) 도쿄올림픽 개회식 음악감독이 지난 19일 학창 시절 동급생에게 강제로 배설물을 먹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사임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지난 2월 ‘여성 이사가 늘면 회의가 길어진다’는 성차별 발언으로 사임했다.
지난 3월엔 개·폐막식 총괄책임을 맡았던 사사키 히로시(佐佐木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여성 연예인을 “돼지로 분장시켜 출연시키자”고 주장했다가 여성 외모 비하 논란으로 사퇴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