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중하다
몸이 중하다
  • 문틈 시인
  • 승인 2021.07.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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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초,중,고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 위주로 들입다 가르칠 뿐 몸에 대해서는 별로 가르치지 않는다. 이런 사실이 놀랍고 신기하기까지 하다. 사람에게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식은 몸에 관한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몸에 이로운가? 한마디로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몸 관리의 중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몸이라고 하는 전 재산을 관리하는 데에 우리는 너무 소홀한 측면이 있다. 몸은 첨단 정밀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는 복잡한 유기체다. 기분이 안좋다, 슬프다, 괴롭다, 기쁘다, 그래서 그때의 감정에 맞추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아니면 끼니를 거르고 하는 것은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주변에서 보면 30년 이상 술고래로 지내던 사람이 질병을 얻어 일찍 죽는 경우가 왕왕 있다. 목숨은 끊어도 담배는 못 끊는다며 애연가임을 과시하던 사람들 중에도 일찍 사망한 경우가 많다. 잘 살아보겠다고 너무 무리하게 일한 탓에 몸의 시스템이 망가져 건강을 잃는 무지한 경우도 더러 있다.

어릴 적부터 음식과 몸의 관계에 대해 국영수보다 더 비중 있게 가르친다면 건강하게 이 나라의 한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가 있을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첫 번째가 건강한 시민의 육성에 있다. 그 사람이 아무리 국영수를 잘해 명문대학에 가고 혹은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이 깊어진다고 해도 몸 관리에 실패해서 건강을 잃는다면 아무 쓸모가 없어진다.

건강을 잃으면 천하를 잃는다는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몇 십 년 전만 해도 ‘체력은 국력’이라며 학생들의 체력에 대해 신경을 좀 쓴 편이었다. 그 뿐, 실제로는 몸에 대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을 가르치지 않는다.

학생들의 학과목 가운데 국어, 영어, 수학을 도구과목이라고 해서 중시한다. 그러나 몸 관리는 그보다 더한 인생 일대의 필수과목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먼저, 그리고 언제나 알고 있어야 할 지식이 몸에 관한 것이다.

몸에 관한 지식은 단기간에 속성 교육을 통해 알아지는 것이 아니다. 몸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이 너무 복잡해서 의사가 되려는 사람처럼 전문적으로 알 필요는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성서에 보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음식과 몸의 관계에 대해 초중고에서 제대로 가르친다면 건강한 몸을 지니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볼 때도 엄청난 이득이 될 것이다.

외식을 많이 하는 국민들의 형편에 맞게 식당의 위생, 영양에 대해서도 엄격한 국가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간단한 단기 교육을 마치면 누구나 식당을 차릴 수 있다. 말이 안된다. 적어도 식당 주방장급은 식품과 몸의 관련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모르긴 해도 이 나라의 식당의 위생, 영양을 철저히 관리를 한다면 병원에 가는 사람 수를 크게 줄일 수 있고, 건강보험료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대중이 잘 보는 텔레비전 프로에서 먹방 같은 장면은 내보내지 않는 것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한국에서 유행하여 세계적으로 알려진 먹방은 중국에서는 텔레비전 프로에 노출할 수 없도록 공산당 정부가 막고 나섰다. 인민의 건강을 위해서다. 솔직히 말해서 맛집 소개 같은 것도 위생, 영양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소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먹는 것이 중하다는 말이다. 흔한 예를 들면 삼겹살 구워먹는 장면이 매일 나오다시피 하는데 그건 결코 건강에 좋은 식품이 아니다. 고기를 그렇게 구워서 많이 먹어 좋을 게 뭐란 말인가.

몸을 안다면 자랑하듯 엄지척하며 특정 음식을 함부로 먹지 않을 것이다. 승용차에는 좋은 가솔린을 채우면서 평생 굴리고 다니는 몸에는 피자나 햄버거, 소시지 같은 정크푸드를 맛있다며 즐겨 먹는 것도 역시 문제다.

초중고에서 식품과 몸에 관한 교과목을 신설하여 이 과목의 학습 평가 비중을 으뜸으로 취급해야 한다. 대학입시에도 가장 높게 반영해야 한다. 자국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은 국방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다. 지금처럼 속이 쓰리도록 고춧가루 범벅인 시뻘건 음식을 아구아구 먹는 것을 별난 음식으로 치부하는 것은 무지한 식생활의 본보기다.

국민의 건강관리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가 공인하는 선진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선진국에 걸맞게 국민의 건강에도 힘쓰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국가의 재산은 국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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