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30세대는 물론 일부 시니어층에도 핫한 투자의 표적이 되고 있는 가상 화폐에 나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얼마 전엔 아예 코인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 나를 보고 지인들은 매우 놀라워하는 표정들이다. 젊은 사람도 아니고 도박이나 다름없다는 코인에 투자를 하다니 하는 투다.
나는 호기심이 동하면 그걸 꼭 알아보거나 실행하여 보는 스타일이라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상화폐란 것이 대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러려면 실제로 코인 투자를 하면서 공부를 해봐야 될 것 같아 일단 한 발짝 들여놓은 것이다. 소액 투자이므로 잃어도 크게 속 쓰릴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어쨌든 코인의 바탕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 인터넷상에 올라 있는 자료들을 섭렵하고 유튜브 강의를 듣거나 블로그 글들을 찾아 공부했다. 내가 만일 블록체인 논리를 완전히 이해를 했다면 누구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럴 형편은 못된다. 내게는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논리라고 할까.
그렇긴 하나 대충 그 개념이 무엇이라는 것은 조금 감을 잡았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여튼 앞으로 전개될 미래는 탈중앙화, 분산화 기술의 블록체인이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을 추동하는 큰 기술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블록체인은 한 마디로 중간상인 없이도 개인 간에 거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은행이나 신용카드회사를 거칠 필요가 없다. 이 기술로 개인 대 개인이 집을 사고 팔 때 중개인 없이 할 수 있다.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서 거래의 조작이 거의 불가능하다. 중개인 대신에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채굴 컴퓨터들이 거래를 증명해주는 셈이다. 놀라운 기술이다. 이것만 알아도 내게는 큰 소득이다.
내가 코인 투자를 하다 보니 주식투자의 구루 워렌 버핏이 말한 대로 ‘도박(gamble)’으로 보이는 측면이 분명히 있긴 하다. 실재하지 않은 한낱 암호(숫자)를 거래하는 셈이니 우리가 처음 보는 무척 낯설고 황당하기까지 한 거래로 보인다. 게다가 등락폭이 널뛰기라서 안정성도 문제다. 그런데 왜 자산처럼 거래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가치와 신뢰를 부여하고 또 계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화폐적 특성을 얻게 된 때문이다. 가령 유명 연예인이 블록체인을 사용해서 발행한 코인이 있는데 이 코인을 많이 가진 사람은 그와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할 때 코인을 원하는 사람이 많을 경우 거래가 되고 값이 오를 수 있다. 코인을 이해하는 초보적인 비유가 될지 모르겠다.
어떤 코인은 전 세계 화폐를 몇 초 내로 송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서 단기간에 몇 배가 오르기도 했다. 어떤 코인은 금거래에 활용할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 해서 역시 열 배 넘게 올랐다. 의문이 가는데도 마치 ‘돈 놓고 돈 먹기’처럼 보이는 상황이 연출된다.
코인이 무엇인지 모른 채 돈이 된다니까 구름처럼 몰려 사고 판 때문이다. 정부조차도 코인 거래에 대해 아직 법적 대응을 아직 못하는 상태다. 하루 코인 거래액이 수 조원에 달하는데도 그렇다. 정식으로 등록된 거래소가 하나도 없다.
블록체인은 코인에 투자해서 돈을 버느냐, 마느냐 하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이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열어가는 고속도로 같은 것이고 미래의 패러다임을 바꿀 중대한 기술이라고 아무리 말해봤자 이해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코인 거래는 못하게 하면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몇 개 성에서 다양하게 실험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전개할 빅 히스토리가 문명사적으로 볼 때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세계와는 다른 문명으로 이끌어가는 관문이라는 것을 중국은 알아보고 있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우리나라 코인 거래소가 1백개가 넘고, 코인의 종류도 전 세계적으로 거의 1만개나 된다. 지금도 계속 새로운 코인이 만들어지고 있다. 누구나 새로운 코인을 만들어 유통시킬 수 있다. 문제는 그 코인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해서 무엇을 하는가에 있다.
코인 투자를 통해 나는 장차 블록체인 기술이 우리 실생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특정한 상품 거래에 활용이 되고 있고, 선진 나라의 금융회사들 중에는 투자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있기도 하다. 비트코인은 금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지금 나는 코인 투자를 권유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코인의 상당수는 실체도 없고 기술도 담보되지 않는 것들이 수두룩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공부한 이야기를 했을 따름이다. 코인 투자에 돈을 잃고 자살한 이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코인 투자를 해보니 투자 수단으로서는 리스크가 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