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안철수-윤석열 연대’ 안될 것 ‘예견’
김종인, ‘안철수-윤석열 연대’ 안될 것 ‘예견’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1.04.11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의힘+국민의당’합당도 안철수 대선 진지화 ‘우려’
“여권 분열. 잘 활용하라”메시지도

서울 시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원동력을 두고 ‘김종인 매직’이라고 표현한 것에 토를 달 사람은 별로 없다.

2022년 차기 대권가도에서 야권 대통합의 중심에 선 윤석열·김종인 ·안철수(좌로부터)세 사람
2022년 차기 대권가도에서 야권 대통합의 중심에 선 윤석열·김종인 ·안철수(좌로부터)세 사람

어찌됐든 지난해 진난 연말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맨 끝에 자리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나경원을 뒤집고, 다시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를 뒤집고, 끝내 박영선까지 눌렀다. 3개월 전까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승리로 이어지게 한데는 ‘김종인 매직’이었다는 것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는 데서다.

그렇지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약속대로 당을 떠났고, 그때 남긴 메시지가 11개월 앞으로 다가선 대선 정국의 뇌관을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김종인은 4·7 재·보궐선거 승리 직후 “국민의힘이 대선에서도 승리하려면 무엇에 신경 써야 하느냐”는 당 관계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여·야로 나눠 뼈아픈 말을 남겼다.

특히 야권 대통합과 관련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문제와 관련해서 “안철수 대표가 야권 재편을 명분 삼아 제1야당을 자신의 대선 진지로 만들려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합당 논의 중인 국민의당에 대해선 “무슨 실체가 있나. 비례대표 세 사람뿐”이라며 “합당해서 안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려는 욕심이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는 것이다.

김종인과 안철수 두 사람 간 공방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부터 불거진 만큼 앞으로 야권의 대선 정국에서도 반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서로 덕담을 멀리하고 안철수를 공격하는 것을 두고 아들 같은 정치인에게 감정 표출을 하는 것은 화합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지적도 나온다.

아무튼 차기 대권가도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의 하나인 ‘안철수-윤석열 연대’를 두고도 “안 대표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합쳐질 수 없다. 아무 관계도 없는데 안 대표가 마음대로 남의 이름 가져다가 얘기한 것”이라고 비판한 것은 정치를 아는 사람들로서는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윤 전 총장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무슨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해줄 수는 있어도 내가 달리 도와줄 방법은 없다”고만 답한 것을 두고도 제3지대에서의 창당을 통해 국민의힘과의 당대당 통합을 바라보는 시각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을 제대로 관찰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건 김종인이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올 때 “민주정치는 양당 체제를 중심으로 발전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인물’ ‘바람’이 아닌 ‘정당’이 주축이 돼야 대선이라는 큰 판을 준비할 수 있다는 원칙을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다.
따라서 김종인으로서는 “3자 대결을 하더라도 반드시 국민의힘 자체 힘으로 서울시장 선거를 이겨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성있게 고수하면서 당 안팎의 반발이나 언론의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셈이다.

여기에 큰 몫을 했던 게 보수정당을 ‘중간’으로 돌려놓은 일이다.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수도권 민심은 당락의 바로미터라는 생각 끝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수차례 방문해 무릎까지 꿇으며 반성한 것도, ‘기본소득’을 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원순 성 추행 사건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대까지 만들어 짐으로써 ‘정권심판’ 여론이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먹혀들면서 김종인의 계획대로 이번 제보선을 승리로 이끌게 됐다.

이렇듯 정치권에선 2022년 대선가도에서 어떤 형태로든 김종인 역할론이 클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재·보선 승리를 전후해 언급한 ‘여권 분열론’도 야당 내 화젯거리다. 그가 “민주당이 선거 패배 후 책임론을 두고 상당한 내분이 있을 것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대선에서도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이후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선거 참패의 원인을 들어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이에 맞서 문파들이 초선의원들을 공격하는 형태가 계속되고 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의 대표로 총선 정국을 이끈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