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10만 직원’ 인력 구조 대수술 나선다
농협, ‘10만 직원’ 인력 구조 대수술 나선다
  • 이배순 기자
  • 승인 2021.04.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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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항아리형 구조, 업무효율성 낮고 인건비만 축내
​​​​​​​농협은행은 직원 두 명 중 한명이 책임자

직원 수가 모두 10만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 농협이 인력 구조 개선에 나선다.

농협
현 인력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나선 농협

대수술의 골자는 책임자급이 많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실무자가 많은 피라미드형으로 바꾸는 것이다.

8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중앙회 및 계열사 중장기 인력운용 전략수립’을 맡길 컨설팅 업체를 늦어도 다음 달까지 선정한 뒤 5개월 안에 결론을 내겠다는 복안이다.
이런 인력 구조안은 사업구조개편 이후 10년차를 맞은 만큼 중앙회 및 계열사의 중장기 인력 운용전략 재편이 필요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농업·농촌의 지속발전을 지원하기 위해선 지속가능한 중앙회 인력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피력했다.
먼저 인력구조 개편안 중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업무 효율성이다.

현재 농협 인력 규모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농협중앙회가 2059명, 농·축협이 7만5209명, 경제·금융지주와 자회사가 2만5826명 등 총 10만3094명에 이른다.
항아리형 인력 시스템이다. 책임자가 많은 항아리형 구조의 조직은 기민하게 움직이기 어려워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반면 인건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인사 적체도 항아리형 구조의 대표적 부작용이다.

금융지주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임원과 책임자는 총 6940명이다. 전체 직원 1만3650명 중 약 51%에 달하는 수준이다. 

인력 구조를 바꾸는 방법으로 농협중앙회는 직위·직급체계 개편을 꼽았다. 상위 직급을 없애 하위 직급으로 포함시키면 큰 출혈 없이 빠르게 인력구조를 개선할 수 있어서다.
과장·차장·부장 등 직급을 없애고 ‘프로’, ‘님’ 등의 호칭으로 통일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컨설팅 계획엔 언급되지 않았지만, 일정 규모의 인력 감축 역시 예상된다. 범농협 중장기 인력운용 전략 수립 방향을 주문하면서 "디지털 혁신 및 비대면 문화 확산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직위·직급 체계 개편으로도 인력 구조 개선이 어느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결국 보상 방안을 마련해 상위 직급 직원을 내보내지 않는 한 인력 구조의 본질은 그대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농협중앙회는 채용 제도 개선을 포함해 적정채용 직급 및 규모를 산정하고,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간 교류 규모와 기준 역시 새롭게 수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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