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을 임명했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인사를 발표했다.
이 신임 실장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세 가지 정책과제에 집중하겠다”며 △코로나19 극복과 조기 일상회복 △기술과 국제질서 변화 속 선도국가 도약 △불평등 완화 및 사회 안전망 투자 강화 등을 언급했다.
김 전 실장은 “부동산 투기 근절 위해 총력 기울여야 할 엄중한 시점에 크나큰 실망 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7월 29일 자신이 보유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 2차 아파트의 전세금을 기존 8억5000만원에서 9억7000만원으로 14.1% 올렸다.
계약 갱신 시 전세금 인상 폭을 5%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 이틀 전이었다.
“정책실장이 남들은 못 올리게 하고, 자기만 전셋값을 올렸다”는 ‘내로남불’ 비판이 일었다.
특히 “목돈이 필요했다”는 청와대 해명과 달리 관보를 보면 김 실장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예금으로만 13억9081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김 실장 본인 명의로 9억4645만원, 배우자 명의로 4억4435만원이다. 중소기업은행에만 6억9170만원을 예금해뒀다.
예금 규모를 봤을 때, 전세금 낼 돈이 없어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전날 밤 유 실장에게 사임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이날 아침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직접 사임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