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주자 3인 싱크탱크로 점쳐본 '호남민심' 향배
민주당 대선주자 3인 싱크탱크로 점쳐본 '호남민심' 향배
  • 윤용기 기자
  • 승인 2021.02.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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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표 ⇒ '연대와 공생', '낙연사랑' '호남미래발전포럼'
이재명 지사 ⇒ '경기연구원', '희망사다리포럼' '호남희망 포럼'
정세균 총리 ⇒ '광화문 포럼' '국민시대' 우정광주포럼'
친문 의원 '민주주의4.0' ⇒ 후보 선택 캐스팅보드 역할 변수로

'하늘이 점지해줘야 만이 용으로 승천할 수 있다'는 대통령 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 당선 여부의 중심에는 여권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의 선택과 민심 향배가 어디로 쏠리느냐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낙연 민주당대표의 외곽조직 낙연포럼의 2020년 신년인사.
이낙연 민주당대표의 외곽조직 낙연포럼의 2020년 신년인사.

호남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자 여당 표심의 바로미터다. 호남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호남을 뺀 대권 당선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호남의 선택에 따라 집권 여당의 차기 대선주자가 가려진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호남지역에 유력대선주자 외곽조직이 많다. 현재 여권 대선주자로 지지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총리 3명의 싱크탱크와 외곽조직을 살펴보면 앞으로 호남민심과 대선 향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성 싶다. 

◆ 이낙연 당 대표 ⇒ '연대와 공생'

이낙연 대표는 3월 출범을 목표로 대선용 싱크탱크 단체인 ‘연대와 공생’을 꾸리고 있다. 지금은 임의단체 성격이지만, 오는 3월 중에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법인으로 전환해 공식 싱크탱크로 닻을 올릴 계획이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주도한다. 학자나 전직 실무자를 중심으로 꾸려졌다. 과거 총리실 민정실장을 지낸 남평오씨가 총괄하고 있다. 
정식 법인으로 전환되면 총리 시절 장관을 지낸 관료 출신들도 일부 합류해 이사를 맡게 된다. 최운열, 신경민 등 전 의원도 참여할 예정이다.
다만 세력확산을 경계하는 눈초리를 의식해 "공부가 목표지 조직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에둘러 해명한다.

이 대표의 당내 지지 모임은 '더좋은 미래'다. 19대 국회에서 출범한 ‘더좋은 미래’에는 32명의 현역 의원이 포진했다.
당내 진보·개혁성향 의원들의 정치행동·정책의견모임으로 통한다. ‘더좋은 미래’는 장관과 지도부를 여럿 배출하면서 당내 모임 중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은 조직이라는 평가다.

더 나아가 전국조직으로 ‘낙연포럼’, ‘낙연사랑’, ‘정의평화포럼’ 등 외곽지지 모임과 ‘NY플랫폼 IN’ 등 다양한 SNS상 지지 모임이 있다.
이 대표의 호남 지역조직으로 지난해 12월 창립한 '호남미래발전포럼'은 설 연휴 이후 본격 활동에 나서고 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 경기연구원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경기도청 정문 앞과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오월걸상’을 설치한 경기도와 이재명지사.
5.18 40주년을 맞아 경기도청 정문 앞과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오월걸상’을 설치한  이재명지사.

이재명 지사의 이슈 행보에 대해 적극적인 논리 근거를 제시해온 경기연구원은 향후 대선 경쟁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이 지사가 이슈를 선점해온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기본주택,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지정 검토 등 주요 정책은 경기연구원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현 가능토록 가다듬은 것이 많다. 

경기연구원이 이 지사의 대선 행보와 보폭을 맞출 것으로 관측되는 또 다른 이유는 원장인 이한주 가천대 교수가 2017년부터 이 지사를 도왔던 최측근 정책 참모라는 점에서다.
그는 이 지사가 민선 7기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 공동 인수위원장도 역임했다.
지난해 7월 영입된 김재용 정책공약수석도 이곳 경기연구원 부원장 출신이다. 

이 지사의 행보에 일부 정치인도 합류하는 모양새다. 민주당내에서는 광주 광산을 출신의 민형배 초선의원이 이 지사 공개 지지를 선언한데 이어 노관규 전 전남 순천시장(무소속)도 이 지사를 지지하고 나섰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광주ㆍ전남에서도 이 지사 지지 모임인 ‘기본국가로 호남희망 포럼’이 올 1월16일 온라인 발대식을 가졌다.
이어 자생적 지지모임인 '희망사다리 포럼'도 지난달 26일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했다.
'기본소득 국민운동본부'도 지난달 광주·전북본부를 출범한데 이어 이와는 별도로 전남본부를 시민운동가 중심으로 조만간 띄울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동영 전의원 지지 그룹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도 이 지사의 지지모임으로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 정세균 총리 ⇒'광화문 포럼'

정세균 총리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을것으로 예상되는 '광화문포럼'
정세균 총리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을것으로 예상되는 '광화문포럼'

정세균 총리를 중심으로 구성된 당내 공부 모임인 '광화문포럼'이 지난달 25일 조정래 작가의 현대사 강연을 시작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정 총리의 싱크탱크로 통하는 ‘광화문포럼’의 활동 재개를 두고 최근 정 총리가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외 제3의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정 총리의 전국 외곽조직으로 ‘국민시대’가 재조명 받고 있다. ‘국민시대’는 2011년 처음 조직돼 2012년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정세균 후보를 지지하면서 부상했다. 그동안 사회단체로서 명맥을 유지해 오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

최근 여론조사에서 급기야 5%의 벽을 넘어선 정세균 총리 지지율이 얼마나 더 상승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코로나가 안정화되면 K-방역의 지휘자로서 정세균 총리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는 게 ‘국민시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최근 이 대표의 지지율 하락과 이 지사에 대한 견제 등 당내 대권 경쟁 구도가 요동치면서 호남출신이면서 문빠로 통하는 정 총리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당연하다. 아직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정 총리지만 앞으로 외연 확대를 통해 대권 도전에 본격 나선다는 복안이다. 

그래서인지 정 총리의 발언이 예전보다 날이 서 있다.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나 이 지사의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에 대해 연신 견제구를 날리면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정 총리 최측근으로 통하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주장을 겨냥해 “포퓰리즘 논쟁은 중지하자”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정 총리 발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 총리 지역 지지모임인 '우정광주포럼'도 다음 달 중순께 공식 출범한다. 

민주당 대선 보 선택의 캐스팅보드를 쥘것으로 판단되는 친문모임 민주주의4.0
민주당 대선 보 선택의 캐스팅보드를 쥘것으로 판단되는 친문모임 민주주의4.0연구원.

◆ 돌아온 부엉이 의원 중심 친문 모임 싱크탱크 ⇒ '민주주의 4.0 연구원

부엉이 모임은 지난 20대 국회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 모임이다. 계파 정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자 2018년 해체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민주주의 4.0’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도종환·홍영표·전해철·강병원·김종민·박주민·황희·김영배·정태호 의원 등 친문 핵심으로 불리거나 노무현·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친 문재인계 의원들도 이달 안에 대규모 싱크탱크를 출범시키기로 하면서 서울 부산 재보궐 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치달을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당내 친문 세력의 지지 향배가 어떤 형태로든 대선 후보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 대선주자의 사조직은 ‘양날의 칼’

역대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사조직 성격의 외곽조직을 유지했었다. 그래서 대선주자 사조직은 한국의 독특한 선거문화로 정착돼왔다.
정당 밖의 외곽 조직이 많은 이유로는 당 보다는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강하다는 데서다. 

대선주자 입장에서 이들 조직은 고마운 존재다. 대선 주자의 몸은 하나다. 시간과 공간은 한정돼 있고 만나야 할 사람은 많다. 이런 판국에 이른바 '오피니언 리더'로 꾸려진 핵심 외곽 조직은 대선 주자를 대신해 사람들을 만나주는 대리인 구실을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사조직은 ‘양날의 칼’이다. 자발적 조직이기 때문에 회원 개개인의 돌출 행동을 막을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사조직은 관리를 해도 사고가 나고, 안 해도 사고가 난다”라는 말이 있다.

정가에서는 “외곽 조직에 모인 사람의 성향은 후보의 생각과 비전에 매료돼 오는 사람과, 뭔가를 바라고 오는 사람으로 나뉜다. 하지만 전자는 그리 많지 않다.
결국, 대선주자의 부침에 따라 줄고 늘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선주자의 비선이나 외곽조직은 필요악이자 계륵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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