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극장 옆, ‘영화가 흐르는 골목’으로 거듭나다
광주극장 옆, ‘영화가 흐르는 골목’으로 거듭나다
  • 이배순 기자
  • 승인 2021.01.28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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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주민 주도 골목재생사업…추억공간 탈바꿈
‘아카이빙 월’ 간판·광고 등 한눈에
광주극장 2층엔 ‘연대기 전시장’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단관극장이다.
86년을 빛바랜 채로 묵묵히 문화공간을 지켜온 광주극장을 말한다.

86년의 역사를 묵묵히 견뎌온 국내 유일 단관극장으로 유명한 광주극장 전경 

한때 역사의 문화공간으로서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지만 굿굿이, 말없이 버텨온 바람에 이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즐겨찾은 공간으로 탈바꿈 했다.
개관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영화와 수많은 이벤트들을 선보이고 있어서다.

하지만 그 옆 골목길은 오랫동안 방치된 탓에 쓰레기와 잡목으로 가득해 사람들의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광주극장 옆 50m 정도의 조그마한 골목길이 있다. 촌스런 모습의 간판들이 눈길을 끈다.

‘암표’, ‘초만원사례’, ‘년소자입장불가’, ‘간판실’, ‘근일개봉’ 등 1960~1990년대 극장 관람문화 키워드가 쓰여진 간판들이 고스란히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런 이 골목이 영화가 흐르고, 사람이 다니는 ‘영화가 흐르는 골목’으로 재탄생했다..
광주시 동구가 추진한 주민 주도 골목재생사업 ‘골목재생 로컬랩 2.0’을 통해서다.  칙칙했던 골목길이 이젠 옛날 극장과 영화에 대한 추억을 되살리는 공간으로 뒤바뀐 셈이다. 
‘영화가 흐르는 골목’ 조성에는 독립서점 리을피읖 윤재경 대표, 독립서점 '소년의 서' 임인자 대표, 극장문화연구사 위경혜, 박태규 화백, 이선미 작가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이 참여했다.

우선 골목길 입구엔 벽돌로 만들어진 벽에는 오즈 야스지로, 짐 자무쉬,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등 씨네필이 사랑한 감독들의 초상화와 작품으로 구성된 아트무비 월이 있다. 

조금 더 들어가면 지난 1935년부터 1950년대까지 광주를 대표하는 극장들과 그 당시 상영된 영화들을 흑백사진과 신문기사, 광고 등을 보여주는 ‘광주의 극장문화사’ 아카이빙 월이 기다린다.
아카이빙 홀은 영화 홍보를 위한 공간이라서 그런지 봄·여름·가을·겨울을 주제로 옛날 방식으로 그린 영화 포스터와 간판, 전단 등을 만날 수 있다. 그 옆에는 광주극장 개관 당시 매표소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1917년 광주좌에서 1999년 엔터시네마까지 광주의 극장 연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채널간판도 있다. 

반대편 ‘광주의 극장도’는 무등극장, 제일극장, 현대극장, 아카데미극장, 신동아극장, 태평극장, 아세아극장 등 지금은 사라진 광주지역 극장을 한눈에 지도로 볼 수 있다. 

이어 관객들의 기억을 담은 공간인 ‘메모리 월’은 영화감독들의 초상화와 함께 영화 주요 장면을 손 그림으로 그린 작품들을 전시중이다.
대부분 사라졌지만 우리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는 광주의 22개 극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서비스도 체험할 수 있다.

‘영화가 흐르는 골목’은 해가 지면 골목길에 조명들이 켜져 더욱 반짝이고 화려한 골목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저녁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광주극장 2층 광주극장 연대기 전시장
광주극장 2층 광주극장 연대기 전시장

특히 광주극장 2층에는 ‘광주극장 연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안쪽에는 광주극장 연표가 있어 광주극장의 역사를 볼 수 있다.
개관 당시부터 지금까지 변화해온 영화 티켓, 짐 자무휘 특별전 그림티켓, 오래된 타자기 등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다양한 소품들도 가득하다.

다른 쪽에는 1970년대 광주극장 소개 표지, 1970년 경찰의 날 특별감상권 발행 안내문, 방송국 광고의뢰 안내문, 1969년 정부시책 계몽영화(문화영화) 상영 중지 안내문, 광주극장 영화티켓에 사용된 나무도장 등이 연대별로 사용했던 제품들이 전시됐다.
물론 국내영화잡지인 ‘영화세계(1954)’, 일본영화잡지 ‘스크린(1962)’, ‘영화친구(1956)’ 등 옛 영화잡지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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