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두석, 뚝심 끝에 호남 위한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한다
유두석, 뚝심 끝에 호남 위한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한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1.01.14 17: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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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간 '우공이산'의 집념으로 장성 진원·남면으로 유치
국가 사망 2위 심뇌혈관 질환 연구 중심지로 부상
나노산단, 광주과기원(GIST), 광주인공지능(AI)센터 입주 강점
중앙부처·국회·청와대 찾아 발품으로 설득 끝 설립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코로나로 모든 일상이 갇혀있다. 옴짝달싹 하기 힘든 어둠의 터널을 뚫고 가급적 희망의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

소띠 해를 맞아 국립심뇌혈관센터를 유치했기에 앞으로 호남민을 위한 생명의 보금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유두석 장성군수
소띠 해를 맞아 국립심뇌혈관센터를 유치했기에 앞으로 호남민을 위한 생명의 보금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유두석 장성군수

김춘수 시인의 ‘꽃’에서 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어쨌거나 그래도 신축년 새해는 밝았다. 소띠 해를 맞아 유달리 기쁨을 노래한 자치단체장이 있다.
그 이름은 유두석 장성군수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말대로 이름을 거꾸로 하면 ‘석두’다. 한번 맘 먹은 일은, 소위 전라도 말로 “그 돌대가리가 땅에 깨지더라도 해낼 건 해낸다”는 집념과 열정으로 굵직한 현안사업을 일궈냈다는 데서다.
그를 인터뷰 하면서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고사성어가 오버랩된다.
우공이란 90세 노인이 거대한 산을 옮긴다고 하니 남이 보기엔 분명코 어리석은 일이었다.
그렇다하더라도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그게 이뤄질 거라는 의지 하나는 높이 살만하다.

이쯤에서 중요한 핵심 가치는 우공의 말처럼 “자신이 죽으면 아들이 남을 테고, 아들은 손자(孫子)를 낳고……. 이렇게 자자손손 이어 가면 언젠가는 반드시 저 산이 평평해 질 날이 오겠지’라고 언급한 대목이다.
어찌됐든 우공의 우직함에 산신이 감동한 나머지 큰 산을 옮겨주게 됐다는 결과에 이르러서는 저절로 희망이 샘솟게 된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소는 어질지만 멍청할 정도로 우직하다. 고사성어의 어리석을 우(愚)를 소를 뜻하는 우(牛)로 치환해본다. ‘우공’을 '유두석 군수'로 바꾸면 재미나는 감동의 스토리가 엮어질 듯싶다.

14년 전이다. 2007년 유 군수가 ‘국립심뇌혈관센터’이름을 불렀을 때 그를 쳐다본 사람은 별로 없었다. 전남대병원 심혈관 담당 진료의사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관심을 갖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우스운 얘기지만 유 군수 스스로도 중앙부처에서 근무했던, 말하자면 천상 ‘고위 공무원 출신 군수’인지라 심혈관의 心(심)자도 몰랐던 터였다.

하지만 뇌졸중, 중풍, 심장병 등 심장과 뇌, 혈관에 관한 질병을 통칭하는 심뇌혈관 질환이 고령화 사회로 더 나아가면 이에 따른 치료비 등 사회·경제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아 국가차원의 관리가 절실하다.
현재 국가 사망 순위 2위로 부상한 게 심혈관 질환이 아닌가. 
유 군수가 이것만은 ‘맨땅에 헤딩’을 해서라도 일궈내야 한다는 특유의 ‘촉’이 발동하기 시작한 것도 그래서다.

그렇게 유치만 된다면 장성은 말할 것도 없고 호남권의 미래먹거리와 지역발전, 특히 코로나 같은 엄중한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시·도민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1석3조의 효과’를 내겠다 싶었다 한다.
인터뷰 분위기가 점차 달아오르기 시작하자 유 군수는 약간 양미간을 찌뿌릴 정도로 눈에 힘을 주면서 약간의 과장된 제스처와 사투리를 섞어가며 술술 얘기를 풀어나간다. 

그래서 당장 국립심뇌혈관센터를 유치하기 위한 테스크 포스팀을 꾸리기에 이르렀고, 이를 통해 유치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한 논리를 세워나갔다는 것이다. 

유 군수가 내세운 첫 번째 전략은 국가균형발전에 따른 ‘삼각 벨트’ 이론이다. 충북 오송에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대구·경북에는 또한 의료복합단지가 있다. 그러기에 광주와 전남 아니 호남을 아우르는 심뇌혈관 센터가 노무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연장선상에서 꼭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하차 하면서 이러한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에서 심뇌혈관 센터가 현안사업으로 거론되긴 했지만 이름만 걸어놓을 뿐이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당시 도지사와 군수가 이를 포기할 정도로 논의마저 유야무야 된 상태였다.

그러던 차에 유 군수가 다시 군수로 컴백했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옳지! 까짓 것 한번 해보자”는 오기와 뚝심이 발동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평소 그답지 않게 살포시 웃는다.
그 결과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호남대표 공약으로 집어넣었고, 이를 다시 국정 100대 과제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국정과제라 하더라도 보건복지부 등 관련 중앙부처와 국회에서 예산이 세워지기 까지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2019년 타당성 용역비 2억이 세워졌고, 이어 지난해 기본 설계비 예산 2억이 반영될 때 까지만 해도 이게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조바심이 일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게 호남권 최초로 설립되는 심뇌혈관센터이다 보니 설립근거를 뒷받침할 만한 관련법이 존재하지 않아 이를 개정하느라 애를 먹었던 게 사실이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심뇌혈관 센터를 전국적인 공개모집에 나서자고 했을 때는 더욱 눈앞이 캄캄했다 한다. 비록 장성군이 14년 전부터 줄기차게 요구하면서 노하우가 쌓였다고 하지만 타 지역과 경쟁할 경우 솔직하게 자신감이 없었다 한다.

장성군의 재정이 열악한 상태에서 타 지역에서 부지와 건물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나선다면 10년 이상 공을 들여온 세월도 무위로 돌아갈 수 있기에 유 군수의 입장에서는 속이 검정숯 처럼 타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전국적으로 심뇌혈관계 환자와 치료 비용이 증가하면서 지역사회 문제로 대두되자 다른 자치단체에서 너도 나도 유치하겠다고 나선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유 군수는 장성에서야 나리 노릇을 하지만 청와대나 국회, 민주당, 관련부처 등을 다니는데 과거 중앙부처에서 근무할 때처럼 초심의 자세로 돌아가 발품을 많이 팔았다.

물론 냉대와 무시도 당했다.
어쩔 때는 자신이 무얼 위해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나 하면서, 한땐 자포자기 심정이 들어 한없이 서운하고 서글퍼질 때도 있었다 한다.
하지만 장성 아니 호남을 위하는 길이라면 어떤 역경도 마다하랴 다짐하면서 신발끈을 질끈 동여맸다.

다행스럽게도 소띠 해인 올해 정부가 센터 실시설계비 등 국비 43.7억 원을 반영해줘 14년의 우여곡절 끝에 유치를 하게 된 셈이다.

그러한 희망 속에는 보건복지부가 심뇌혈관센터가 들어오는 장성 진원과 남면에 대한 현장 실사에 나선 결과 최적지로 꼽히면서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다.
전남과 전북의 중심지인데다 광주시와 바로 인접해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센터 설립 부지 곁에 나노산업단지가, 광주과학기술원(GIST), 한국광기술원, 한국심혈관스텐트연구소, 나노바이오연구센터가 들어서 있다.
특히 오는 29일 광주시의 최대 역점사업인 인공지능(AI)센터 착공식이 예정돼 있다.

이렇듯 주요 연구기관을 보유한 광주연구개발특구가 들어서 있거나 들어설 예정이어서 다른 어떤 지역 보다 첨단 의료기술 및 기기 개발에 필요한 기반과 인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심뇌혈관 유치과정에서 즐거웠던 일은 없었냐고 물었더니 역설적으로 이렇게 답한다.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심뇌혈관센터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더니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공직선거법으로 고발을 당해 검찰에 왔다갔다 했고, 곤혹을 치렀던 일을 추억으로 소환한다. 

이제 뚝심으로 심뇌혈관 센터를 유치했고, 그런 질곡의 세월을 이겨낸 만큼 비록 코로나 정국이지만 희망의 노래를 맘껏 불러보고 싶단다.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장성군이 심뇌혈관센터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호남민들은 생명의 꽃이 되어 달라”고 말이다. 그게 유 군수의 바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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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주 2021-01-17 16:43:21
    김춘수에 대한 ---
    한편 흑역사도 있는데, 1981년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1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방송심의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대한민국 제5공화국에 대한 친군부 행위다. 등단 이후 시에 정치적 견해나 현실을 잘 드러내지 않고, 허무주의에 기반을 둔 인간의 실존과 존재를 노래했던 시인으로서는 실망스러운 행보였다. 전두환 대통령을 찬양하는 용비어천가시를 지었다가 지금도 까이고 있는 서정주처럼[2] 김춘수도 전두환을 찬양하는 헌정시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