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그동안 '옮기네, 안옮기네'하면서 지리하게도 답보상태에 있는 광주공항 무안이전에 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지방선거 출마를 앞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강 전 수석은 이번 포럼을 통해 라임 사태와 관련해 자신에게 쏟아졌던 돈 봉투 사건과 무관하다는 자신감을 시·도민에게 내보인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광주시장 선거를 향한 의지를 정책 비전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의적절 했다는 평가다.

따라서 지난 민선7기 지방선거에서 맞붙었던 이용섭 현 시장이 광주공항 무안이전과 관련해 광주시민만을 상대로한 반쪽 여론조사를 빌미로 한 해법 제시보다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시각에서 접근했다는 얘기다.

앞으로 이용섭 시장이 시민권익위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해법을 제시할 경우 강 전 수석의 대안 제시와 너무 현격한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향후 두 사람의 정책대결이 시도민의 관심사로 대두될 전망이다. 

강기정 전 수석은 23일 더큐브 정책연구소와 경제문화공동체 더함이 공동주최한 '광주전남의 상생발전 통합 공항을 시작으로'란 특별기획 온라인 포럼 기조발표를 통해 "국제선과 광주공항 국내선, 군공항을 한곳으로 통합할 무안공항 부지 1000만평을 광주시가 사서 전남도에 주되 250만평은 완충지로, 나머지 750만평은 공항으로 개발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강 전 수석은 "1000만평과 별도로, 필요하다면 공항 배후단지조성을 위해 1000만평을 더 확보해 광주시와 전남도가 공동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통합공항과 공항 배후도시는 다가올 대통령 선거에서 호남차원의 대선 공약사항으로 넣되, 그 재원은 광주시와 전남도와 상생협의를 통해 중앙정부로부터 국비로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강 전 수석은 강조했다.

실제로 대구시는 민간공항과 군공항 이전을 위해 대구공항 부지를 공영방식으로 개발해서 얻은 수익을 경북 군위와 의성에 투자키로 하면서 공동 유치에 합의를 했다는 점에서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시말해 현재 반대에 나선 무안군에 군공항 소음으로 인한 대책과 반대급부를 그만큼 중앙정부와 광주시 차원에서 해결해 줘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강 전 수석은 "전남 무안의 경우 군공항을 포함한 민간공항 통합이전에 합의하면 통합공항을 포함해 1000만평의 공항도시 건설에 대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해법으로 강 전 수석은 "광주는 민간공항과 군공항이 이전된 광주공항 종전 부지에 스마트형 미래 신도시를 개발하고, 공항도시 개발의 이익을 전남도와 공유할 수가 있다"면서 "그리되면 국방부는 기존 계획대비 군 공항이 0.7배로 줄어들지만, 해안선과는 더 가까워져 서남권 전략요충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전 수석은 특히 "무안·광주 통합공항'의 명칭을 평화와 화해의 상징을 담아 ‘김대중 국제공항’으로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이번 온라인포럼은 강 전 수석 기조발표에 이어 토론자로는 더큐브 정책연구소의 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 좌장으로, 김주수 경북의성군수, 이병택 전남대교수, 김원이 국회의원, 조오섭 국회의원이 참여했다.

이번 포럼이 갖는 의미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겉으로는 상생통합을 외치면서 공항 명칭부터 사사건건 대립과 반목을 함으로써 그만큼  시ㆍ도민의 피로도가 켜켜이 쌓여온 상황에서 광주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강 전 수석에게 지역현안에 관한 정책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니까 광주공항을 이전시키고, 그 개발이익을 전남도와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그동안 이용섭 시장이 시ㆍ도통합과 맞물린 전남도와의 갈등을 한 차원 더 높여 상생과 소통으로 승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전남도와 공항이전을 약속해놓고 광주공항 이전만은 안되고 군공항과 함께 옮겨야 한다는 행정적이고 이기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과는 달리 강 전 수석은 구체적이고 정치적으로 통큰 대안을 제시 했다는 점이 그래서 눈에 띤다. 

어차피 강 전 수석의 속내는  호남이 문재인 대통령의 정권 재창출에 앞장섰고, 현재도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만큼 지역발전에 관한 한 타지역보다 수혜를 받아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은연중에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 전 수석이 앞으로 1년 반 뒤면 다가올 지방선거에 나서기 위한 사실상의 정치적 행보라고 일부에선 받아들일수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광주ㆍ전남을 이끌어갈 시장 후보로서 실타래 처럼 꼬인 광주공항 무안이전에 관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다가온다. 

광주시장 선거를 향한 강 전 수석의 조기 등판은 어찌보면 이용섭 시장에게도 있다.
여론조사를 통해 자신이 약속한 광주공항 이전 약속을 뒤엎기 위해 대안 제시보다는 고답적인 여론조사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그만큼 시민들의 답답함이 누적되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용섭 시장의 어줍잖은 행보가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던 강기정 전 정무수석을 불러들인 셈이다.
따라서 과거 지방선거때 처럼 만일 두 후보가 리턴매치를 하게 된다면 정책선거를 통해 광주공동체가 더 나은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전남도의 반응도 살갑게 다가온다.
 이용섭 시장과는 달리 강 전 수석의 제안에 별다른 토를 달지 않은 채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도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무안을 특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검토할만하다는 대안이다는 것이다. 
'기존 광주시의 제안보다 진일보하다'는 평가가 광주ㆍ전남의 상생 물꼬를 터 나갈지 주목되는 순간이다. 

박병모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