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섬진강 책 사랑방’ 문 열다
구례 ‘섬진강 책 사랑방’ 문 열다
  • 강정인 기자
  • 승인 2020.11.18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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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헌책방 운영했던 김종훈 씨
헌책방과 북카페 오픈, 20만권 보유
독서회원 모집…문학·인문학 강의도

부산 보수동 국제시장 인근 헌책방 골목에서 40년 넘게 ‘대우서점’을 운영해온 김종훈(68)씨가 구례 섬진강변으로 자리를 옮겼다. 북카페가 어우러진 ‘섬진강 책사랑방’이름으로 오픈했다. 

섬진강 책 사랑방 이정표

지리산이 가깝고 섬진강이 흐른다. 전라선 열차가 멈추는 구례역 건너편 월암 마을에 둥지를 틀었다. 정확한 위치는 구례군 구례읍 섬진강로 46번지다.
이 곳에는 1t트럭 30여 대 분량에 해당하는 20만권의 책이 갖춰져 있다.

김씨는 1978년부터 책이 좋아 보수동 책방골목을 드나들다 책장사를 하게 됐다. 책에 대한 지식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그는 책속에 묻혀 사는 사람이다. 

부산의 헌책방 골목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명소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생활과 공부를 위해 책을 사고 팔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곳이기에 그렇다. 피난 수도의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김 씨는 이곳에서 책을 취급하면서 ‘책 도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책에 대한 해박한 지식 때문이다. 
그런 그도 이제는 자신이 갖고 있는 방대한 책을 ‘풀어놓고 나눌’ 공간을 물색해왔다.
지금까지 모은 책과 지식을 환원 할수 있는 방법을 모색 하던 중 자연 속의 헌책방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을 갖게 됐다. 

‘섬진강 책 사랑방’은 서점과 북카페가 어우러진 공간
서점과 북카페가 어우러진 ‘섬진강 책 사랑방’ 공간

‘섬진강 책 사랑방’의 컨셉은 책방 앞 간판에 써진 ‘OLD&RARE BOOKS WITH CAFE’가 잘 보여준다.
오래됐지만 의미있는 책,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구하기 어려운 귀한 책을 만나는 공간이자, 편하게 차 한잔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새롭게 둥지를 튼 ‘섬진강 책 사랑방’ 역시 독서 뿐 아니라 인문학 강의나 주민 참여 시낭송, 깊이 있는 미술사 강의 등이 어우러진 ‘문화 예술 사랑방’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미 조금씩 입소문을 듣고 구례로 귀촌한 다양한 사람들이 책방을 찾아오고 있다. 이들과 함께 프로그램도 운영해 볼 생각이다.

경남 하동 인근을 중심으로 장소를 찾던 그는 올 초 구례에 맞춤한 공간을 찾았다. 구례와는 특별한 인연이 없지만 남원이 고향이고 순천중·고등학교를 나와 전라도와의 인연이 있다.

모텔로 사용하던 3층 짜리 건물을 발견한 그는 방을 모두 뜯어내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며칠 전 헌책방을 오픈했다.
당초 여름에 문을 열 계획이었지만 지난 8월 홍수로 건물이 침수돼 책 1만권이 물에 잠기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1층에는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고 간단한 차를 마실 수 있는 ‘북카페 선’을 마련했다.
2층~3층에는 원서와 전문서적을 놓아 지식 창고로 만들었다.

부산 시절부터 김 씨가 주로 다룬 책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 서적이다. 각종 대학 교재를 비롯해 미술, 디자인, 건축, 사진 등 예술 관련 분야 서적과 원서, 한국학 관련 도서들이 많다.
시, 소설 등 일반인들이 찾는 도서는 약 30%정도 된다.

부산에서 서점을 운영할 때도 서점 단골들과 함께 ‘대우독서회’를 8년 째 운영해온 경험이 있는 김 씨는 앞으로 책방을 중심으로 독서회를 운영하는 등 소박하게 책 읽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당시 독서회원을 모집해 함께 책을 읽고 문학 강의, 인문학 강의 등도 진행하곤 했다.

“섬진강변 구례로 귀촌한 분들이 생각보다 많으시더라구요. 또 정년퇴임하시는 분들도 오시는데 그 분들 역시 각자의 분야에서 노하우를 갖고 계시는 분들이라 함께 지식을 나누면서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가 볼 생각입니다.”

운영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연말까지는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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