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일자리·교육·관계 후유증 앓다
코로나19로 일자리·교육·관계 후유증 앓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10.1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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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황 따른 청년·노인층 실업 세대 전락
“전염병이 교육기회 박탈”→빈곤 악순환
​​​​​​​재택근무 직장동료 ‘상사병’…멀어가는 사회적 관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확산이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은 일자리·교육·관계 등 일상의 변화와 후유증을 앓게 한다.
코로나19 확산은 일자리·교육·관계 등 일상의 변화와 후유증을 앓게 한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첫 사례가 나타난 후 10개월째로 접어든 속에 유럽과 미국이 올해 봄 1차 유행에 이어 최근 2차 재 확산세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가 4000만 명에, 사망자 수도 110만 명을 넘어서면서 각국의 봉쇄 조치기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은 최악의 경제 불황으로 이어지면서 25세 이하 청년과 65세 이상 노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학교 폐쇄로 교육기회를 박탈당했으며, 사회적 관계망이 무너뜨렸다. 

우선 영국의 경제 전문 싱크탱크 레졸루션파운데이션(RF)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5세 이하·65세 이상 연령대의 절반 이상이 휴직하거나 실직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현재 5.5%로 사상 최저 수준인 18∼29세 청년층 실업률이 올해 말에는 17%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로인해 마거릿 대처 정부 시절이었던 1984년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아갔으며, 불안정한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청년층은 1년 새 80%나 불어났다. 한 보수당 의원은 “장기 청년 실업으로 ‘코로나 세대’를 잃게 될 위험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가 –4.4% 역성장하고 코로나19 위기로 향후 5년간 28조 달러(약 3만2060조 원)의 생산량 손실에 따른 경제 불황을 예고한 것과 일맥상통하다. .

특히 청년층의 경우 삶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실업에 직면하면서 그 피해가 평생 지속될 확률이 높고, 부모 세대에 비해 생활 수준이 크게 악화하고 있어 더욱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다음으로 코로나19는 전 세계 10∼20대가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빈민국 아동들은 가계소득 악화로 학교수업 참석은 커녕 광산·목공소로 팔려가고 있고, 선진국에서도 대학교육이 파행 운영되면서 이들이 ‘교육을 잃어버린 세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 간, 국내 간 교육격차도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염병이 교육을 사치품으로 바꿔놨다”는 평가도 나온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학교 폐쇄 등의 방역 조치로 영향을 받고 있는 아이들은 전 세계에서 약 15억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최소 4억6300만 명의 아이들은 원격학습 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헨리에타 포레 유니세프 총재는 “세계적인 교육 비상사태”라면서 “이 같은 파급효과는 앞으로 수십 년간 경제·사회 전반에서 체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빈민국 아이들은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아스트리드 올랜더 유니세프 멕시코 교육위원장은 “어린이의 노동이 많은 가정에서 생존의 메커니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선 14세 이하 어린이가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학교 주변에서 노동에 종사하는 아이들이 쉽게 목격되고 있다. 비공식 고용이 전체의 70%에 달하는 볼리비아에선 6세 아이가 학교 대신 가족이 운영하는 목공소로 향하고 있다. 아동노동을 금지한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는 지난 3월 학교가 문을 닫은 이후 1000명에 달하는 여학생들이 성매매를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학업 중단 기간이 오래 지속될수록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갈 가능성도 작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생의 초기 단계부터 교육수준이 뒤처진 사람들은 ‘구직 기회 축소→ 잠재 소득 감소→ 빈곤’의 연쇄적 영향을 일생에 걸쳐 받게 된다는 것이다. 멕시코 치아파스자치대의 일리아나 메리다 연구원은 “이전보다 훨씬 큰 규모의 전염병이 교육을 사치품으로 바꿔놨다”고 짚었다.

끝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 조치와 재택근무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인적 접촉도 크게 떨어지는 등 사회적 관계 형성에 대한 갈증도 커지고 있다. 사회적 단절과 도시 공동화 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직장인이 사회적 관계가 단절돼 기존에 만나던 직장 동료나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상사병’을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에 자신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사람을 오랜 기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 미국의 경우 전체 노동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약 42%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사회는 한층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정의 사업’을 쓴 대외관계 전문가 샤스타 넬슨은 “많은 사람의 경우 소위 ‘오피스 배우자’라는 직장 동료를 만나는 시간이 실제 배우자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더 많았다”며 “많은 사람은 자신이 일을 할 때 이들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넬슨은 “특히 어린 연차의 직원들은 직장에서 사회적 동료를 갖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일이 없더라도 대면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많은 미국인은 돌파구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게임이나 인터넷 취미 등을 공유하며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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