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민주당ㆍ호남 유일의 여성 최고
광주와 대한민국 아우르는 ‘미래 경제 비전’ 제시 기대감
이낙연 대표·최재성 정무수석과 소통…광주 발전 한몫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그녀를 영입인재로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고졸 출신 기업체 상무에 지나지 않았다./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양향자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오롯이 광주의 딸로 최고위원이 되었다.
어쩜 광주 서구을 출신의 양향자 최고위원에 걸맞는 시를 읊조리자면 김춘수의 ‘꽃’이 아닐런가 싶다.
지난 29일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결과 새 대표로는 이변 없이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으로 결정됐다. 권리당원의 ‘힘’이 판세를 갈랐고, 5명의 최고위원이 선출됐다.
여기에서 주목 받는 최고위원(최고)을 들라치면 아무래도 홍일점 양향자를 꼽고 싶다.
그녀에게는 그만한 경쟁력과 스토리가 있다. 딱 4가지만 전화 인터뷰로 들어본다.
첫째로 호남, 아니 집권여당 민주당의 유일한 여성이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어차피 여성몫 최고는 양향자가 따논 당상이니, 각 후보들은 사표 방지차원에서 남성 후보를 밀어주자는 게 선거 전략이었다. 양향자는 여자로서 왕따를 당했다. 1,000원의 소소한 돈을 내서 민주당의 주춧돌이 된 ‘권리당원’들은 이에 아랑곳 없이 양 최고에게 표를 던졌다.
그 결과 양 최고는 권리당원 득표율에서 3명 중 1명이 표를 얻게 되었다. 문빠인 김종민 후보(25.47%)에 이어 15.56%를 얻어 2위로 등극했다.
“30만 명의 지지는 국민지지와 같다”며 은근슬쩍 귀띔해준다.
그러니까 권리당원 투표는 국민들이 몰아준거나 다름 없었도, 권리당원 득표율에서 1~5위를 기록한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는 점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2년 전 전대와 엇비슷했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양 최고위원의 어깨는 4년 전 당연직 최고 때 보다 더 부담으로 다가온다. 전북 출신의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출마해 전북도민의 지지를 한껏 받았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이제 양향자는 광주와 전남·북을 아우르고, 대표하는 최고위원이 됐다.
둘째는 광주여상 출신으로 삼성전자 상무까지 일가(一家)를 이뤘다.
양 최고는 4년 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영입인재 1호로 부름을 받았었다. 당시에는 그까짓, 일개 삼성전자 출신 상무가 거칠은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린 게 사실이다.
그리고 아무런 조직도 없이 양향자란 이름 하나만으로, 그리고 고졸 출신의 ‘흙수저’로 성공했다는 명분 하나만으로 전국구가 아닌 지역구에 출마를 ‘명(命)’ 받았다.
그때 울면서 야속함을 속으로 삼켜야 했던 게 양향자가 아니었던가.
그것도 중견 정치인으로 불리는 천정배 전 의원과 맞붙여 놨으니 당시 정치상황을 감안할 때 아무리 용을 써봐도 이길 재간이 없던 나머지 낙마했었다.
그런 비정한 정치판을 뒤로한 채 양 최고는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승리와 지난번 총선 리턴매치를 위해 가냘프기만 한 허리띠를 질끈 동여맸다. 그리고는 지난 4·15 총선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셋째, 제4차 산업혁명시대 경제 흐름과 방향 감각을 읽는 ‘촉기’가 있다.
지난번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 나선 양향자는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광주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외쳐댔다.
“경제 성공 없이 정권 창출 없다”는 그의 신념은 시장 경선 때나 이번 최고위원 출마 때나 변함이 없었다. 선거기간 내내 “문재인 대통령이 내건 한국판 뉴딜정책을 성공시키는데 선봉장 역할을 하겠다”며 온몸으로 노래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인 미래첨단 기술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꾸는데 경제메신저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삼성 출신이니까 반도체 산업을 키우려고 그러는게 아니냐”는 괜한 오해도 받았다.
하지만 양 최고는 그런 왜곡된 물음에 단호하게 응수한다.
한국 경제를 살려는 길은 ‘당·정·청’이 외쳐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양 최고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대기업·과학기술·수출 업체가 함께 하는 이른바, ‘3+1 협의체’를 꾸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다.
국가건, 지역경제건, 사회 안전망이건, 국방·안보건 간에 국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달리 방법이 없다고 단언한다.
말하자면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기술력이 있었다”면서 자신이 삼성출신이기에 삼성을 두둔하는 게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다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2년 전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 때 산업구조가 취약하기 이를 데 없는 광주시를 위해 ‘경제 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것도 그러한 연장선상에서다.
광주를 스마트시티로 가꿔 나가기 위해서는 광주의 브랜드로 518m짜리 ‘빛의 타워’를 세워야 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아시아 문화전당을 땅속으로 자리한 만큼 음양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데서다.
여기에 광주문화유산인 무등산과 여기에 자리한 방송사 송·수신탑 내려오게 하고, 기지국 4군데와 21개 프로젝트를 연계하면 미래 자동차 전진기지로 탈바꿈 할 수 있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말하자면 광주의 미래 먹거리는 스마트시티에서 부가가치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광주는 타이어 산업이 쪼그라지듯이 현재의 자동차 산업도 미래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양 최고가 힘을 보탠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보태 전장부품사업과 배터리 산업을 끌어 와 경제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더할 나위 좋았을 텐데... 하며 아쉬움을 토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행주체인 광주시가 추진력이 없고, R&D에서 제조까지 원스톱 클러스터 도시로 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후손들이 가난이라는 ‘멍에’를 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한다.
광주가 AI중심도시와 함께 광주형일자리 모델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형 뉴딜 정책에 광주가 중심축으로 우뚝 서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광주가 경제·문화·산업·관광 측면에서 호남의 중심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채 여수나 목포등 전남으로 빼앗기고 있으니 그야말로, ‘광주는 패싱 도시’가 되고 있다. 답답하기만 하단다.
넷째로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 민주당과의 원활한 소통 및 가교 역할의 적임자다.
이번 이낙연 대표가 새로 선출된 만큼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호남에도 희망이 깃들 수 있다는 거다. 이 대표가 총리로 재임할 당시 자신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으로서 돈독한 교분을 이어왔다 한다.
반도체 규제로 한·일 양국 관계가 악화됐을 때 일본으로 건너가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당당한 외교기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일화를 소개한다.
특히 같은 화순 출신의 최재성 정무수석과 신뢰관계가 있는 만큼 청와대와 소통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지난 장맛비와 태풍에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 서창면이 특별재난지역 선포된 것도 양 최고가 네트워크로 맺은 뒷심을 발휘한 결과란다. 군공항특별위원회위원장으로서 광주공항 이전과 맞불려 있는 탄약고 이전도 내밀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양향자는 이처럼 집권여당 유일의 최고위원에, 고졸 출신으로서 일가를 이뤘고, 경제를 알고,청와대와의 원할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런 광주의 딸은 이번 최고위원 선출을 통해 단단함으로 거듭났다. 광주시민들이 자양분을 한껏 줘야 할 때가 도래했다.
건강하고 생기있되, 흠집나지 않고 곱게 키우는 ‘호남의 꽃’으로 오롯이 피어나길 바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