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도 여행 (2) - 타지마할
북인도 여행 (2) - 타지마할
  •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 승인 2020.08.25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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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5월12일 오전에 타지마할과 아그라 성을 답사했다. 아침 7시 반, 정문을 지나자 인도의 상징 타지마할이 눈앞에 보인다. 4개의 첨탑과 함께 있는 순백의 영묘(靈墓)! 탄성이 절로 나온다. 황홀 그 자체이다.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 사진을 계속 찍었다. 눈으로만 보기는 너무 아깝다.

정문에서 바라본 타지마할
정문에서 바라본 타지마할

이슬람 건축물 타지마할(Taj Mahal ‘황궁의 관冠’)은 무굴제국 5대 황제 샤 자한(1592~1666 재위 1627-1658)이 가장 사랑한 황후 뭄타즈 마할(Mumtaz Mahal ‘황궁의 보석’)의 무덤이다.

두 사람은 1612년에 결혼했는데, 샤 자한이 1629년에 데칸 지방을 원정하자 뭄타즈 마할은 임신한 몸으로 따라갔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14번째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 그녀의 나이 39세였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에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샤 자한은 하루아침에 머리카락이 백발로 변해버렸다고 한다.

1632년에 샤 자한은 그녀를 위하여 타지마할을 짓는다. 2만 명의 장인이 동원되어 22년간 공사하였다. 1654년에 영묘가 완성되자 장인 2만 명은 이런 건물을 또다시 못 짓도록 손목이 잘렸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그런데 자항기르 황제의 셋째 아들인 샤 자한이 황제가 된 것은 뭄타즈 마할의 아버지 아사프 칸의 도움이 컸다. 무굴제국의 황제는 장자 계승이 아니라, 권력투쟁의 산물이었다. 장인 아사프 칸은 여동생 자항기르의 황후 누르자한을 버리고, 사위 편에 섰다. 뭄타즈 마할의 내조 덕분에 샤 자한은 1627년에 황제가 되었다.

본 건물에서 바라본 정원과 정문
본 건물에서 바라본 정원과 정문

▷ 관이 있는 본 건물로 가기 위해 정원을 걷는다. 중간쯤 가니 연못이 있고 휴식공간이 있다. 여기서 보니 연못에 비친 타지마할이 너무 아름답다. 이곳이 속칭 ‘다이애나 의자’이다. 1992년에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은 곳이다. 필자도 아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윽고 왼편 모스크를 지나서 본건물 앞에 이르렀다. 높이 7m가 되는 웅장함에 저절로 압도당한다. 건물 안은 촬영 금지이다. 1층에는 뭄타즈 마할과 샤 자한의 관이 나란히 있다. 순백 대리석으로 만든 관의 표면에는 홍색과 청·녹색의 보석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그런데 이 관은 모조품이다. 시신이 있는 관은 지하실에 있는데 관광객은 출입금지다.

'포로의 탑'
'포로의 탑'

▷ 본 건물을 보고 나서 건물 주변을 둘러본다. 건물 뒤로 야무나강이 흐른다. 모스크도 둘러 보았다. 이제 정문으로 걸어가면서 아름다운 정원을 둘러본다. 마음 같아서는 하루 내내 있고 싶지만 아그라성도 봐야 한다.

▷ 아침 9시에 인도의 전통 택시 ‘릭샤’를 타고 아그라 성으로 향했다. 1565년에 무굴제국 3대 황제 악바르에 의해 만들어진 아그라 성은 6대 황제 아우랑제브까지 기거한 왕궁이다. 성벽과 성문이 붉은 사암으로 만들어져 ‘붉은 성’이라고도 불리는 견고한 요새다. 성을 빙 둘러 해자가 있고 성벽이 이중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유명한 곳은 ‘포로의 탑’이라는 뜻의 ‘무삼만 버즈’이다. 이곳은 8각형의 커다란 탑으로 샤 자한이 셋째 아들 아우랑제브(1618~1707 재위 1658-1707)에 의해 1658년부터 8년간 유폐되었다. 타지마할 건설에 막대한 국가재정을 탕진했다는 것이 유폐 이유였는데, 사실은 왕위 찬탈이었다.

아그라성에서 바라본 타지마할
아그라성에서 바라본 타지마할

유폐된 샤 자한은 매일같이 거실에서 야무나강 건너에 있는 타지마할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아내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1666년에 샤 자한이 죽었다. 아우랑제브는 영묘를 만들지 않고 시신을 배에 싣고 타지마할로 가서 뭄타즈 마할 관 곁에 안장했다.

아들이 아버지를 냉대한 것이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랄까! 죽어서도 함께 있는 영원한 사랑 샤 자한과 뭄타즈 마할 때문에 타지마할은 더욱 유명해졌다.

문득 타고르의 시 ‘타지마할’이 생각난다.

어느 날 흘러내린 눈물은 마르지 않을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더 맑고 투명하게 빛나리라

그것은 타지마할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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