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3번 침수' 광주 중흥3동 주민, 비 '트라우마'고통
'한달새 3번 침수' 광주 중흥3동 주민, 비 '트라우마'고통
  • 이배순 기자
  • 승인 2020.08.06 15: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해 피해 복구 불구 주민들 “불안감”여전
​​​​​​​다음주 14일까지 비 예보에 벌써 가슴 아려와

도심 하늘에 비가 오려하니 마음이 두근 반 세근 반 내려앉은 곳이 있다.

한달 새 3번 침수를 당한 북구 3동 지역
한달 새 3번 침수를 당한 북구 3동 지역

원래는 많은 비가 내려도 끄덕하지 않은 동네가 한달 새 세 번 침수를 당하다 보니 비가 온다는 기상 예보가 나오면 근심 걱정이 앞선다. 광주시 북구 중흥 3동이 바로 그곳이다.

재개발 현장에 아파트가 들어서다 보니 하늘에서 쏟아진 물폭탄을 감당하지 못한데서다.

지난달 10일, 13일에 이어 29일까지 이달 들어서만 3차례의 침수 피해를 입었다. 구청측이 13일 침수 피해 이후 배수관로를 확장하는 등 시설 보강을 했음에도, 침수피해를 비켜가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피해 주민들은 ㅓ특히 지난달 29일 쏟아진 비에 흙탕물로 범벅이 된 가재 도구 등을 정리하느라 경황이 없었다. 인근 재개발 공사장에서 흘러나온 토사와 섞인 물이 빠지지 않아 복구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현장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

관할 북구청에서 지난 침수 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토록 재개발건설사측과 협의할 것”이라는 했지만 헛말이 됐다.
600㎜짜리 관로로 ‘업그레이드’ 하고 배수펌프도 새로 4대를 준비했다고 하지만 최고 53.5㎜의 폭우를 감당하지 못한 셈이다.

북구청 공무원과 시공사 관계자가 북구 중흥3동 재개발 공사장 일대에서 폭우로 하수 역류 예방을 위해 임시 배수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사진=북구청)
북구청 공무원과 시공사 관계자가 북구 중흥3동 재개발 공사장 일대에서 폭우로
하수 역류 예방을 위해 임시 배수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사진=북구청)

결국 이 일대는 또다시 물바다가 됐다. 17개 상가·주택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 13일에도 1556세대가 들어서는 아파트 17개동(지하 2층·지상 25층)을 짓는 재개발 공사가 미처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인근 주택 13곳과 상점 4곳 등 17곳이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당했다.

당시 주민들은 양수기를 동원해 주택으로 들어오는 물을 퍼냈지만 새벽 내내 내린 비에 양수기가 고장나면서 침수 피해를 막지 못했다.

그래서 주민사이에서는 “이번 피해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관재(官災)”라고 분통을 터트린다.

특히 오래된 주택의 경우 감전이 제일 큰 걱정이다. 뿐만 이니다. 집 앞마당까지 들어찬 빗물에 세간살이가 젖을까 쉴 새없이 높은 곳으로 물건을 날라야 했다. 하수구에서 물이 역류한 데다 골목 일대가 토사가 밀려오면서 흙탕물이 범벅이다.

주택, 상가 할 것 없이 직격탄을 맞은 주민들은 지자체와 해당 공사현장 관계자들의 안일한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아파트 재개발 공사가 진행되기 전에는 일어나지 않았었다"며 구청과 공사 관계자들이 나서"우수관로를 추가 설치하고 배수펌프도 더 늘렸다고 하지만 피해가 매번 반복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는 얘기다.

일종의 트라우마가 생긴 셈이다. 괜히 비 온다는 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짓눌리고 있다.
주민 A씨는 "그나마 우리집은 피해가 덜했던 덕에 복구가 빨리 진행됐지만 아직도 폭우가 할퀴고 간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 많다"면서 "지난달 피해 이후 보슬비만 내려도 가슴이 떨린다. 이런게 트라우마인가 싶다"고 말했다.

"피해 복구는 했지만 비만 내리면 두근두근거려서 아무것도 못해요.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 가장 걱정스러운 공간이 되지 않도록 책임있는 모습 보여줬으면 한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그러면서 하늘을 바라본다. 비가와도 끄덕없는 침수피해 대책을 세워주기를 학수고대하면서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