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김양식장 '마로해역' 둘러싼 해남·진도 갈등 재점화
전국 최대 김양식장 '마로해역' 둘러싼 해남·진도 갈등 재점화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7.30 10: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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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어민 150여명 29일 빗속 대규모 해상시위
김 양식장 6월7일 반환 놓고 생존권 보장 요구
현재 해남지원에서 진도군 수협과 법적분쟁 중

전국 최대 규모 김 양식어장인 만호해역의 어업행사권을 둘러싼 진도 어민과 해남 어민간 갈등이 또 다시 불거졌다.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 만호해역의 어업 행사권을 놓고 해남과 진도 어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해남 어민들이 100여척을 선박을 이용, 29일 해상 시위를 벌였다.
해남어민들이 29일 오전 송지면 마로해역 김양식장 어업권 행사를 보장하라며 해상시위를
이고 있는 모습(사진=해남군)

해남지역 김 양식어민 150여명은 29일 송지면 어란항에 집결해 풍어제를 지낸 뒤 어선 100여척에 나눠 타고 만호해역에서 "어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해상 퍼레이드 시위를 벌였다.

해남 어민들은 "2010년 분쟁 다툼 과정에서 전남도가 분쟁종식을 위한 조건으로 해남 어민들이 사용하는 1370㏊에 상응하는 대체 어업권을 진도 어민에게 신규로 부여해 분쟁은 끝났다"면서 "그런데도 진도군 수협이 어업권 유효기간 만료를 핑계로 어업권 행사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해남군 송지면과 진도군 고군면 사이의 마로해역은 1370㏊에 달하는 김 양식어장이다, 바다 경계선을 기준으로 진도 쪽에 80%, 해남 쪽에 20% 위치해 있으며, 연 평균 4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바다 양식장을 사이에 두고 이웃사촌처럼 지내온 해남과 진도 어민의 갈등은 19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남군 어민들이 진도 바다로 넘어가 김 양식을 하며 높은 소득을 올리자, 이에 진도군 어민들도 경쟁적으로 김 양식에 뛰어들면서 불씨가 살아났다.
이런 갈등 속에 1994년 진도 어민들은 진도대교 점거농성에 나섰다.  해남군 측에 김 양식장 반환을 요구하며 시위로 이어졌다. 

전남도와 진도군, 해남군, 수협, 해양경찰 등 관계 기관이 나서 간담회와 협의회를 수차례 개최했으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았으나 분쟁 17년만인 2011년 법원의 조정으로 싸움은 일단락됐다.
해남군이 2020년까지 김 양식장 권리를 행사하고, 그 댓가로 진도군에는 그 대가로 양식장을 신규 개발해 주기로 합의했다.

그러다가 2020년 6월7일을 기점으로 10년 간의 조건부 합의기한이 만료됨으로써 갈등이 또 불거지고 있다. 
진도군 수협은 기간 종료를 앞두고 어장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고, 해남지역 170여명의 어민들은 양식을 계속할 수 있도록 어업권 행사계약 절차 이행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해남군 어민들과 진도군수협은 마로해역 어장반환 문제를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속개되고 있는 재판은 오는 8월12일 3차변론을 앞두고 있다.

해남 어민대책위 관계자는 "마로해역에서 양식을 하는 해남어민 174명의 개인별 연 소득은 3000만원 미만인 반면 진도어민은 최근 2년 평균 4억6000만원의 소득을 올려, 양식규모와 소득면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면서 "해남 어민들이 마로해역 이용이 어렵게 되면 파산위기는 물론, 융자금 반환과 수 백 척 어선의 기능 상실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1년 진도 어민들에게 내 준 대체 양식장에 면허가 2022년 2월 종료되기에 그때가서 해남에서 협의를 해줘야 연장이 가능하다"며 "이번에 진도에서 양보를 하면 우리도 2022년에 진도 어민들이 계속해서 어업권을 행사할 수 있게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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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재 2020-08-03 19:40:52
해남 양식어업인들 양심적이시네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