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의사 인기 한물 갔나“ 연봉 1억↓ 프리랜서 늘고 엘리트도 아니고
"日 의사 인기 한물 갔나“ 연봉 1억↓ 프리랜서 늘고 엘리트도 아니고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3.16 0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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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주간지 아에라, 원인 격무 스트레스, 수입 줄고, 사회적 지위도↓
“더는 엘리트 직종이 아니다”,“의료사고 리스크 크다”응답 다양한 의견
한국 의사, 주 52시간 도입으로 “노동강도 비해 급료 높지 않다”생각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확산에 맞서 현장에서 활약 중인 의사들을 가르켜 대체로 ‘엘리트’라고 불렀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확산에 맞서 현장에서 활약 중인 의사에 대한 엘리트 의식이 깨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확산에 맞서 현장에서 활약 중인 의사에 대한 엘리트 의식이 깨지고 있다.

물론 격무에 따른 스트레스도 있지만 고수입에다, 사회적 지위도 그만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여성들의 배우자 감으로 한때 의사 직업이 1순위 였었다.

하지만 일본에선 이런 인식이 깨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아사히(朝日)신문이 발행하는 주간지 아에라(AERA)에서 지난 2일 자 “의사는 이제 엘리트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다뤘다.

아에라는 573명의 의사를 직접 만나 면접 조사한 결과 코로나19사태에 맞서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의 직업 만족도가 높지 않고, 더군다나 긴 근로시간에 비해 수입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의사들의 수입은 다른 직업에 비해 여전히 높다.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병원에 취직해 월급을 받는 전문의는 평균 근로자보다 낮게는 1.5배(폴란드)에서 많게는 4.3배(룩셈부르크)가 높다.

한국에선 2016년 조사 결과 보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련의까지 포함한 전체 의사의 월 급여가 1300만원으로 나타나 일반 직장인보다 4배 정도 높았다.

상대적으로 근로시간이 더 긴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확산에 맞서 현장에서 활약 중인 의사들을 가르켜 대체로 ‘엘리트’라고 불렀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확산에 맞서 현장에서 활약중인 의료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의사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408시간으로, 일반 근로자(2069시간)보다 16% 길었다. 주 52시간이 본격 시작된 후엔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아에라의 조사 결과 일본 의사의 근무시간이 한국처럼 긴 건 마찬가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1주일 근무시간이 70시간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5%, 60~70시간은 13%였다. 흥미로운 것은 50시간 미만 역시 30%에 달했다. 여기엔 일본 의료계도 ‘외주화’쪽으로 가는 흐름이 엿보인다. .

아에라는 또 일본 의사들의 연 수입은 3000만엔(약 3억4000만원) 이상의 고수입이 약 5%, 2000~3000만엔이 16%이었지만 1000만엔 미만 역시 22%로 높았다.

의국에 소속되지 않고 프리랜서 식으로 파견 근무를 하는 의사들의 비중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아에라의 분석이다.

의사는 대부분 대학을 졸업한 뒤 대학 종합병원 의국(醫局)에 속해 인턴ㆍ레지던트 등의 수련 과정을 거친다. 이후 전문의와 교수가 되거나, 독립해 다른 종합병원에 들어가거나 개업을 하는 절차를 밟는다.

아에라는 지금껏 의사 양성 과정은 절차상 의대에서 소속 의국으로 이어지는 순혈적인 의미의 엘리트 과정이었다고 한다면 최근엔 ‘탈(脫) 의국’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소개한다.

자신이 졸업한 대학의 의국에 들어가는 것이 더는 당연한 루트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 대신 의사를 ‘매니지먼트’하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런 기관에 속한 의사들이 파견 형식으로 일하는 방식이 새롭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특징적 경향은 20~30대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아에라와의 인터뷰에 응한 한 30대 프리랜서 정형외과 의사는 “1주일에 30시간 미만으로 근무하고 한 달에 10일 이상은 반드시 쉰다”고 말했다.

아에라 조사에 응한 의사들은 “육체노동 강도가 높아 힘들다”, “의사는 더는 엘리트 직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료사고 등의) 리스크도 크다”, “노동강도에 비하면 급료가 높은 것도 아니다”라는 등의 다양 의견을 개진했다.

아에라는 “의료라는 일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의사들의 사기가 점차 저하되는 게 우려된다”며 “대학을 중심으로 의국 시스템을 개편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립중앙의료원 윤한덕 중앙의료응급센터장의 과로사에 이어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의료업계의 여건을 감안할 때 한국에서도 의사라는 직업과 신분에 대한 신중한 해석을 해봐야 할때가 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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