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탕아‘ 안철수 '광주'가 품어줄까 ?
’돌아온 탕아‘ 안철수 '광주'가 품어줄까 ?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2.12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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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12일 이어 16일 광주시당 창당대회
호남민심 ’배반‘에 '안풍'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듯
2016년 녹색열풍의 정치적 지지기반 스스로 떠나

안철수가 이끄는 국민당이 오는 16일 오후 5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시당 창당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4년전 20대 총선에서 안철수의 '녹색돌풍'에 힘입어 당선된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기념촬영 (사진=방송화면)
4년전 20대 총선에서 안철수의 '녹색돌풍'에 힘입어 당선된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기념촬영 (사진=방송화면)

이에 앞서 12일 오후 5시에는 광주 광산구 권은희 의원 사무실에서 광주시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연다. 국민당은 권 의원을 단장에, 유재신 전 광주시의원을 부단장으로, 준비위원에 김옥자 전 광주시의원과 곽복률 전 국민의당 광주시당 사무처장 등 10명의 창당준비위원을 인선했다.

신당 창당을 위해서는 통과의례상 지역별 창당발기인대회를 거쳐야 하지만, 과연 광주발 ’안풍‘이 과거처럼 되살아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정치판에서 꽤나 이름을 오르내린 사람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NO‘라는 답변으로 귀결된다.

과거 2016년에 치러진 20대 총선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데서다. 우선 지지율 부터가 초라하기 그지없다.
안 전 의원이 1년 4개월 만에 귀국한 후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실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결과는 3%대의 지지율에 그쳤다.
이는 2016년 창당때의 1월 셋째 주 지지율 13%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피 참조)

안철수라는 이름을 넣고도 지지율이 낮은 제일 큰 요인으로는 호남 민심의 이반을 들 수 있다. 참신함도, 그렇다고 비전도 미흡하다 보니 2016년 당시 안철수에게 표를 몰아주었던 녹색 돌풍 상황과는 영 딴판이다. 
그러한 지지와 배려에도 불구하고 안철수는 호남을 버리듯 밤 봇짐을 싸서 다름 아닌 바른미래당과 합당을 했다. 새집을 지었다. 호남 유권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대구시민들이 유승민을 의리없는 정치인으로 매도하듯이 안철수도 그런 가엾은 처지가 된 꼴이다.

말하자면 자신에게 가장 견고한 정치적 지지기반을 발로 차버렸기에 앞으로 호남을 기반으로 한 연고정치를 할수도 없어 떠돌이 신세로 전락한 셈이다. 

1년 4개월만에 귀국한 안철수 전 의원이 인천공항에서 넙죽 절을 하고 있다.
1년 4개월만에 귀국한 안철수 전 의원이 인천공항에서 넙죽 절을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예수가 집을 떠나 거렁벙이로 돌아온 아들을 가르킬 때 썼던 이른바, ’탕아‘로 비유한 것이 적절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호남의 품을 떠난 잘못도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건 호남의 애정과 전폭적인 지지를 스스로 저버리고 아무런 정치적 비전없이 '미워도 다시한번'표를 구걸하는 게 안타깝다는 얘기다.

물론 안철수에게는 다른 정치인과는 달리 정직함이나 진실성이 엿보인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인데 어쩌랴.

한번 토라진 민심을 되돌릴 순 없는게 정치현실이다.  ’의리가 밥 먹여 주는 세상‘이냐고 강변할지 모르겠지만 정치판이야 말로 상대를 공격하는 가장 큰 도구로 배신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안철수가 모를리 없을 텐데 말이다.
안철수가 과거 국민의당을 쪼개고 나가서 다시 이를 봉합하려 하는 것 또한 호남 유권자들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안철수를 따라 나섰던 호남정치인들이 총선을 앞두고 맥을 못추고 있는 것 또한 그런 연장선상으로 해석해도 될 성 싶다. 
'그 밥의 그 나물'정치인들이 갈라서고 상황이 불리하면 합치는 정치철새들의 도래지를 '제3지대 통합신당' 이라는 이름으로 불씨를 살리기에는 이제 호남민심은 식상함으로 치환한 상태다.

궁극적으로 국민당이 창당대회를 하는 것까지는 나무랄 수 없지만 이미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넨 상황에서 앞으로 ’안풍‘은 호남에서 만큼은 찻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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