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상종가 치솟는 인기 비결 ‘5’가지
‘미스터트롯’ 상종가 치솟는 인기 비결 ‘5’가지
  • 박어진 기자
  • 승인 2020.02.09 2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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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27.4%…'꿈의 시청률'30% 돌파 코앞
❶참가자 실력과 매력 ❷다양한 장르 융합 ❸진정성 있는 스펙터클
❹‘탈 맥락화’된 무대 ❺ 죄책감 속 만족감 얻는 ‘길티 플레저’

[시민의소리=박어진 기자]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터트롯’ 시청률이 매주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의 역대 최고 시청률(23.8.%)을 넘어 이제 꿈의 시청률로 여기는 30%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어서다.

매회마다 상종가를 치솟는 '미스터 트롯' 오디션 장면(사진=TV조선)
매회마다 상종가를 치솟는 '미스터 트롯' 오디션 장면(사진=TV조선)

닐슨코리아가 조사한 시청율에 따르면, 지난 6일 저녁 방송된 ‘미스터트롯’ 2부는 전국 유료방송가구 시청률 27.46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미스터트롯’은 이미 지난주(30일)부터 기록을 갱신함으로써 지상파의 시청율을 압도하고 있다.

이처럼 신드롬이라 불릴 만큼 ‘미스터트롯’이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비결은 뭘까? 궁금하다. 5가지로 대별해서 분석해본다.

첫째, 참가자들의 실력과 매력을 꼽는다. 오디션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진행하는 독특한 포맷인 ‘기부 미션 공연’포맷이 눈길을 끈다. 더욱이 준결승, 결승전 등 시청자 의 관심을 끌만한 무대들이 아직 남아있어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부풀어 있다.
본선 2라운드 ‘1대 1 데스매치’후반부 경연 시청률이 27%를 기록한 게 이를 반증한다.
이날 본선 3라운드 진출자 20명이 가려진 상황에서 사실상 결승전이라 불리는 예심전 ‘진’ 장민호와 본선 1차전 ‘진’ 김호중의 대결이 승패를 떠나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들의 경연이 끝나자 누가 이겨도 이견이 괜찮다는 반응을 보인 마스터들이 회의 끝에 ‘무정부르스’를 부른 김호중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과거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징인 참가자의 이력, 가정사가 화제가 된 것과는 달리 ‘미스터트롯’은 오디션의 본질인 가창력과 노래만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평가를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둘째로 시청자 참여율, 참가자 상향 평준화와 함께 트롯을 기반한 다양한 장르 융합이 시청률을 높이는 데 시너지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선발 방식을 동일하게 가져가면서도 시청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1차 예선부터 전체 참가자 101명 공개 후 SNS 투표에 나선 점, 1대1 데스매치에서 방청객의 투표를 통해 패자부활 카드로 다시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시청자 층을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2049세대까지 끌어들인 점이 돋보였다. 각 라운드마다 우승후보가 바뀐 게 먹혀든 셈이다.
특히 다양한 장르에 대한 참가자들의 도전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성악, 비트박스, 락, 판소리 등 다양한 장르가 트롯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발현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트롯에 무관심한 1020세대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러니까 다양한 장르가 융합된 음악이 촌스럽기보다 세련됐다는 인식이 퍼지며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셋째,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몸과 마음을 진정성 있게 펼치는 스펙터클한 무대다. 공중돌기를 하면서도 끊어지지 않고 노래를 부른다. 애크러배틱 댄스 같은 기예의 장을 선보인다.
창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탁 트인 성량으로 구성지게 가락을 뽑는다.

여기에는 시각적·청각적 쾌락에 몰두하게 만든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
한 술 더떠 몸매를 강조한 노골적인 춤사위, 섹슈얼한 이미지, 힘업 강조 등 매 순간 마다 판정단과 시청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 진정성이 가미된 이미지로 드러내는 스펙터클한 연출을 한다는 의미다.
여기엔 의미와 해석이 필요하지 않다. 대신 ‘주관적 포만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살제로 4선 국회의원 아들인 신인선이 에어로빅 복장을 하고도 조금의 민망함도 없이 체조를 할 때, 대중을 향한 그들의 구애는 소위 진정성을 보여준다.
민망함은 사치며, 사랑받기 위해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태도. 이게 미스터트롯의 다양한 스펙터클이 아닐 런가 싶다.

넷째, 사전 합의된 룰을 뒤집는 가장 일탈적인,이른바 ‘탈 맥락화’된 무대다.
재주와 슬기가 남달랐지만 녹록지 않았던 환경에도 나이 어린 참가자들이 절실하고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예선에서 탈락하자 엉엉 울어대는 참가자 임도형을 달래려 자신이 쓴 곡을 주겠다는 작곡가 조영수의 호의에 대한 답변은 이러했다.
“자신에겐 공부만이 길인 것 같다”고 말이다. 귀엽고 엉뚱한 임도형의 답변이지만 여기에서 여느 오디션 프로와는 달리 합의된 룰을 뒤집는 가장 일탈적인 순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스터트롯이 던지는 메시지는 이처럼 불편한 질문들을 의도적으로 지운 ‘탈맥락화’된 무대에서만 가능하게 해준다.

다섯째,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만족감을 갖기 위해 즐기는 행동이라 불리는, 소위 ‘길티 플레저’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러하듯 참가자들이 공정한 경쟁과 능력, 연예인을 향한 절박감 등을 통해 모든 것을 건 참가자들의 무대 앞에서 점수를 매기는 평가자들은 절대적인 갑의 위치에 서있다. 평가자들은 의심 없이 즐기는 소비자로서의 자리만이 허용된다.

실제로 평가자가 오직 소비자의 자리에서 무한한 자유와 권능을 누리는 듯한 착각을 느끼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또한 경쟁에 던져진 참가자의 절실함과 저자세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한국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보수적이고 종종 올바르지 않은 매체가 탈정치화된 프로그램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대중 보편의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사실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미스터트롯은 단지 재밌자고 만든 쇼일 뿐이며 실제로 재밌을 뿐인데도 말이다.
이게 바로 “탈정치화”라는 얘기다.

따라서 미스터트롯은 이런 정치적 맥락을 지우기 위해 대중을 공범으로 끌어들였다. 행복을 즐기기 위해서다.
평가들은 길티 플레저 처럼 관객의 입장에서 죄의식이나 수치심 없이 앉아야 한다.
구애하는 참가자가 민망해하지 않듯, 받아들이는 시청자도 민망해해선 안된다.
이게 스터트롯을 유지시키는 쾌락의 원리가 아닐까 싶다. 오디션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기꺼이 수치심을 버리는 행위 자체가 쾌락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스터트롯’은 인기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미스터트롯’이 신경 써야 할 고민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방청객과 방송 관계자를 통해 유출된 지원자 합격과 탈락에 관한 일명 ‘스포일러’다.
앞서 몇 차례 진행된 경연을 지켜본 관객들이 현장 상황과 경연 결과가 담긴 내용을 불법으로 공유하는가 하면 이를 온라인에 무분별하게 유포하고 있어서다.

제작진은 스포일러 유출에 법적 대응까지 나설 태세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완성시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스태프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참가자들의 열정과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실제 녹화와 방송 일정의 갭을 더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공연무대가 실제 녹화와 20일 넘게 차이가 나다 보니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다.
스포일러를 탓하기 앞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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