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법
잘 사는 법
  • 문틈 시인
  • 승인 2020.01.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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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품는다. 이 세상은 잘 돌아가는데 자기만 소외되어 있다는 것이다. 진실을 말하자면 세상은 누구를 중심으로도 돌지 않는다. 그가 아무리 잘났어도 권세를 가지고 있다 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모든 사람들은 자기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고 출세를 하고 권력을 잡으려는 것은 이 같은 ‘나 중심’의 세상을 만들려는 욕망이 마음 밑바닥에 깔려 있어서다.

사람들은 모두 세상이 언젠가는 자기를 중심으로 돌 것이라고 믿고 그렇게 행동한다. 세상살이가 힘든 것은 ‘나’를 중심으로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나름대로 모두들 힘들게 산다. 그것이 인생의 진면목이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면 편안한 삶이 올 것 같지만 세상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속아서 산다’는 말은 미래에 건 희망이 성취되지 못하고 항상 힘든 삶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삶은 희망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에 그 희망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살아간다. 그러기에 다음날 아침에 다시 침대를 차고 벌떡 일어나 생활의 신발끈을 단단히 맨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할 까닭이 없다. 오랫동안 인간은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과 별들이 돈다고 믿었다. 실상을 알고 본 즉 지구와 별들이 태양을 중심으로 돌았다. 무척 실망했다.

그렇다고 달라진 것이 있는가.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지 않는다고 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힘들다는 것일까. 힘들다는 말은 몇 가지로 갈라 볼 수 있다. 돈, 사랑, 양육, 건강, 인간관계 등.

경제적 안전장치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말로는 삶에서 돈이 다가 아니라고들 하지만 결국은 날마다 돈 때문에 노고를 바친다. 어느 하루 돈을 생각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돈이 생활의 전 분야와 연관되어 있어서다.

인생에서 부닥치는 상당 부분의 난제는 돈으로 풀리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부정하고 싶어도 냉정한 진실이다. 이성 간의 사랑도 술술 풀리는 문제는 아니다. 로맨틱하긴 하지만 그 사이에는 갈등, 오해, 미움 같은 여러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는 현장이 사랑이다.

‘내 마음을 당신이 몰라준다’로 갈라서고, 미워하고, 맺지 못하는 비극이 탄생하기 일쑤다. 나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복잡미묘한 감정의 합치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외려 이상한 일이다.

사랑은 늘 불안하고 지속가능하기 어려운 문제가 되기 쉽다. 사랑은 인내와 용서와 배려가 필요한 매우 난해한 장르다.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 양육하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경제적 뒷받침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 필연적으로 대두되는 인생행로에서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품안엣자식이란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더구나 요즘은 자녀가 성인이 되면 결혼 전에도 독립해 나가 사는 풍조다. 가족 해체 수준에 다다라 가족의 의미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건강은 또 어떤가. 건강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나이가 들면 오래 굴려온 몸의 여기저기에 붉은 등이 켜진다. 오래된 차가 카센터에 자주 들락거리듯 한 발은 병원에 들여놓고 살다시피 한다.

건강은 영양, 운동, 마음상태, 그리고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복이 필요한 문제다. 보통은 건강을 하늘이 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건강이야말로 평생에 걸친 생활습관, 운동 같은 복합적인 요소가 결정한다. 요즘처럼 오래 사는 때는 건강이야말로 손꼽히는 인생살이의 거대자본이라 할 수 있다.

또 있다. 타인과의 관계맺기다. 이것도 너무 힘들다. 앞서 든 여러가지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지라도 인간관계 맺기는 그것들을 능가할 정도로 중요한 덕목이다. 지지, 신뢰, 공감…. 정말 난코스가 인간관계다.

인생의 성공에는 타인의 도움이 큰 변수다. 그렇긴 하나 어쩌면 이보다 더 큰 것이 있으니 마음이다. 마음은 앞에 말한 모든 것들의 종합보다 더 큰 문제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대로 마음먹기에 따라서 인생의 행불행이 펼쳐진다. 마음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알파와 오메가다.

성현은 말한다. “천국이 여기 있다, 저기 있다 할 것이 아니요, 네 마음에 있도다.” 인생이 아무리 힘들다 해도 마음은 그 모든 난관을 넘게 해준다. 신년 초의 초심을 흔들리지 않고 올해 말까지 지켜가는 사람에게 상이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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