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산하 기관 ‘공직기강 해이’ 도 넘었다
광주시 산하 기관 ‘공직기강 해이’ 도 넘었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1.06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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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임원과 제주도 1박 2일 여행 후 ‘성추행’ 진정서 접수
여직원 놓고 스승과 제자 간 ‘삼각관계’ 의혹 소문도
산하기관 ‘성추행’ 처리 늑장에…광주시 개입說 무성
징계위원회 처리 결과 관심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여직원을 사이에 두고 스승과 제자 사이 암투가 벌어졌다는 아이러니한 소문이 무성하다.

이용섭 측근이 임명된 산하기관에서 성추행 사건 접수돼 술렁이는 광주시청
이용섭 측근이 임명된 산하기관에서 성추행 사건 접수돼 술렁이는 광주시청

과거에는 '배꼽 아래 사건'이 일어나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냥 넘길 수 있었으나 ‘ME TOO’ 사건이 사회 이슈화되면서 그냥 지나쳐서는 안되는 걸로 흐름이 바뀌었다. 특히 공공기관, 광주시 산하기관에서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면 말이다.

그것도 기관단체장이 채용한 계약직 여직원과 아래 급 임원이 제주도로 함께 1박2일 여행을 가면서 사건이 불거졌으니까 성추행을 넘어 분명코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

이혼녀인 30대 후반의 여성을 계약직으로 채용한 것 자체에서 부터 제주도로 밀월여행 가게된 배경, 그리고 어떤 이유 때문에 그랬든지 여직원이 성추행 당했다고 문제를 삼은 것 자체가 사건의 전개를 통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가 없다.

광주시 산하 K 기관장은 취임 후 30대 후반의 여성을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공교롭게도 그 여성과 임원은 오래 전 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였고, 한 건물 내에서 지내다 보니 더욱 가까워졌다.
관계 정도가 얼마나 깊은 사이였는지 알수 없으나 두 사람은 지난 11월 31일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둘만의 사이가 알려질까 두려워 시차를 두고 비행기를 탔고, 제주도 호텔에서 1박을 하게 됐다. 광주에서 따로 출발하고, 방을 따로 잡은 것은 차치해두고라도 그들의 사이는 하룻밤 사이에 서먹서먹한 사이로 변했다.

그런데 제주도 여행 후 문제가 커졌다. 얼마 후 여직원이 K 기관에 임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정서를 접수하면서다.
성추행 사건은 제3의 피해를 우려해 신속하게 처리해야 함에도 머뭇거리다가 임원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연다는 소문이 나면서 해당 기관 뿐 아니라 광주시청에 까지 입소문으로 퍼지게 됐다.
징계위원회를 열려는 기관장과 여직원의 관계도 아리송하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기관장과 여직원 또한 스승과 제자 사이였고, 과거에 가끔씩 선거 캠프에 나란히 나타나곤 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25살 차이가 나는데 무슨 연인관계냐고 반문했더니 스승과 제자 사이를 넘어서게 보이더라는 아리송한 얘기를 들려준다.

결과적으로 혹여 스승과 제자 사이가 아닌 연인관계였다면 여직원과 기관장, 임원 세 사람의 관계는 스승과 남녀 제자를 넘어 삼각관계, 심하게 얘기하면 연적 관계가 된 셈이다.
징계위원회를 둘러싸고도 기관장의 태도는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임원은 혼자 죽을 수 없으니 두 사람의 관계(?)를 폭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감정싸움으로 번지자 광주시에서는 “이용섭 시장의 캠프 출신인 두 사람이 서로 으르렁데다 사안이 크게 불거지면 무슨 창피스런 일이나”며 사전조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광주시가 개입해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았다면 산하기관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갑질을 한 사례가 될 수 있다. K 기관 입장에서도 성추행 사건이 접수됐다면 피해 여성을 같은 건물 안에서 격리를 시키든가. 아니면 심리상태를 고려해 성 고충 처리상담소에 보호를 하거나 징계를 하는 등을 결정할 인사위원회를 개최해야 함에도 이를 시행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에 다름 아니다.

서로 좋아하는 사이야 나무랄 수 없고, 그러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글쎄다. 세상은 비밀이 없는 법 아닌가.

공교롭게도 세 남녀는 H 대학 출신이다. 기관장은 이용섭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전공과목과 기관의 방향이 엇갈렸고, 능력과 리더십, 그리고 역할에 한계가 있어 부적격 판단이 내려졌지만 이용섭 시장은 측근이라는 이유 하나로 그를 산하기관장에 임명하고 말았다.

임원 역시 기관장의 제자이며, 그 밑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여직원 역시 기관장 제자다. 스승이 제자를 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게약직으로 채용한 것이야 나무랄 수 없다.
하지만 많은 여성 중에 하필이면 계약직으로 채용된 여성이 H대학 출신에 제자라는 점까지는 십분 이해하고 넘어가고 싶다. 하지만 세 남녀의 삼각관계가 외부로 알려지면서 산하기관 내부 분위기는 이런저런 말들로 가득하다.

특히 기관장과 임원의 관계가 이 시장의 측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성추행 사실이 들통나지 않도록 ‘쉬쉬’하는게 상책일 텐데 징계에 돌입하려는 자체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는 얘기다. 감히 ‘스승의 여자를...’하고 말이다.

외려 임원으로 하여금 성추행 사실여부에 관계없이 여직원을 달래라고 해야 하는 게 행정의 속성상 당연한 일임에도 서로 상대를 욕하면서 감정대립까지 간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감정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상황에서 기관장은 징계절차에, 임원 쪽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구명운동에 나서고 있는 것 또한 꼴불견이다.

이를 지켜보면서 한 기관에서, 같은 대학 출신끼리, 스승과 제자 사이에, 임원과 직원 사이에 다른 것도 아닌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것은 삼각관계 사이를 넘어 공직기강 해이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민간공원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관권을 동원한 선거 개입 운동으로 뒤숭숭한 광주시가 아닌가.
이런 절박한 상황 속에 이용섭 측근끼리, 스승과 제자인 두사람이 한마음이 아닌, 역설적으로 서로 생채기를 내려는 모양새를 보인 것을 두고 광주시민들은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 세금이 아까울 따름이다.

그런 인사를, 능력과 자질에 대한 검증없이, 아니 측근이라는 이유 하나로 임명한 이용섭 시장의 ‘용병술’도 빛이 바랬다. ‘행정의 달인’이라는 호칭도 시들한 겨울배추 처럼 퇴색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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