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첫 민간체육회장 선거 ‘세대교체론’ 부상
광주 첫 민간체육회장 선거 ‘세대교체론’ 부상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1.0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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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5일 후보 접수 후 15일 선거인단 투표 결정
​​​​​​​김창준·전갑수·양진석 3파전…막판 ‘후보 단일화’최대 변수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올 4·15 총선을 앞두고 광주에서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선거가 치러진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광주시 체육계 수장을 처음으로 뽑는다는 데서다.

오는15일 치러질 광주민간체육회장 후보로 나설 김창준 전 광주시체육회 고문단장(75), <br>양진석 주)호원 대표이사(59), 전갑수 전 배구협회장(59)
오는15일 치러질 광주민간체육회장 후보로 나설 김창준 전 광주시체육회 고문단장(75),
양진석 주)호원 대표이사(59), 전갑수 전 배구협회장(59)

광주시가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선거방식을 합의추대로 했다가 최근 들어 경선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도 아닌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로 자처하는 광주에서 민주주의 선거 원칙을 무시하고 합의추대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를 이뤘었다. 일부 체육계 고문단과 부회장단 등 소위 ‘원로’체육인들이 모여 경선하면 괜히 시끄럽고 네편, 내편이 갈라져 체육회가 반 토막이 나기 때문에 덕망 있고, 능력 있는 체육인을 추대하자는 게 골자였다. 그럴 정도로 광주체육인들의 눈높이 수준이 높았다면 으당 그리 하는 게 당연했을 게다.

하지만 선거관리를 공정하고 차분하게 준비해야 할 광주시체육회가 마치 합의추대가 대안인 양 알게 모르게 밀어붙인 것 까지는 그럴싸했지만 이용섭 시장의 한 마디에 정반대로 돌아서고 말았다. 시청 확대간부회의에서 민간체육회장 선거에 ‘李心’은 절대로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민주국가에서 합의추대라는 요상한 방정식을 도입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을 해도 ‘아닙니다’라며 합의추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변했던 체육회의 오락가락한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던 게 사실이다.

문제는 누구를 추대할 것이냐는 각론에 이르자 너도나도 합의추대를 한다면 나도 덩달아 나서겠다고 하는 바람에 합일점을 찿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와중에서 합의추대 물망에 올랐던 특정인이 체육인을 상대로 물밑접촉에 나서자 이를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다며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이 나서게 된 단초를 제공했다. 후발 주자들은 특정인 보다는 자신이 체육회를 이끌게 된다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도전장을 내민 격이다.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이번에 첫 시도하는 민간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할 후보로는 김창준·양진석·전갑수·김영구((주)세진건설 대표)·하상호(빅스포 회장)등 5명이 거론되고 있다. 회장에 출마하는 거야 자유겠지만 체육계 내부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3파전’이 될 걸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이력과 활동, 덕망, 인지도를 종합해서 선거 구도와 키워드를 중심으로 판세를 분석해보는 것도 흥미진진할 것 같다.

아무래도 이번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후보를 들라면 김창준 전 광주시체육회 고문단장(75)을 꼽을 수 있다. 나이가 70대 중반인지라 광주체육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박광태·강운태·윤장현 전임 시장을 거쳐 현 이용섭 시장까지 4대에 이르는, 정확히 말하자면 통합체육회가 설립되기 전까지 광주생활체육회를 이끌어오다시피 했다. 이를 기반삼아 현재 대한체육회생활체육위원장, 한국전력공사 비상임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니까 지난 17여 년간 체육계에 몸담다 보니 순기능적인 역할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번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물이 오랫동안 고이면 흐리기 마련이다’는 속담처럼 김창준 고문의 부정적인 여론 끝에 대항마로 자천타천으로 떠오른 후보가 전갑수 전 광주시 배구협회장(59)이다. 말하자면 선수나 경기인 출신의 상징인 소위 ‘엘리트 체육인’들의 성화에 못 이겨 출마를 한 게 이채롭다.

배구 선수출신이라 체육계 선배들이 얘기하면 어디든 뛰어들 자세로 살아왔다는 그의 일상이었기에 선배들과 대결보다는 합의추대 방식이라면 한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경선으로 치환되면서 이제는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는 게 전갑수 전 회장의 얘기다.

그를 따르는 체육인들은 항상 거드름을 피우지 않고 후배 선수들과 호흡하고 경기장을 쫓아다니며 격려하는 모습에 감동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전 배구단 광주유치가 수포로 돌아가자 직접 한전 나주 본사 항의집회에 나타나 구호를 외치고 필요하다면 삭발농성이라도 하겠다는 결기를 보이기도 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전 전 회장은 배구선수는 물론 집회에 따른 재정적인 지원도 서슴치 않았던 게 회장후보로 나선 계기가 됐지 않았나 싶다.

따라서 이번 선거구도는 생활체육회 출신의 김창준 후보와 엘리트체육인 후보 전갑수 전 배구협회장간 대결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엘리트와 생활체육간 대결구도가 체육회를 양분시킬거라는 우려 속에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후보가 바로 양진석 전 광주시체육회 부회장이다.

현재 기아자동차 벤더 업체인 주)호원 대표이사인 양 전 부회장은 인덕과 리더십을 상공인들로부터 인정받아 차기 광주상공회의소회장 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광주지역사회에서 재정적인 측면에서만큼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이지만 그는 늘상 겸손하고 남을 배려한 지라 주위에 그를 따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서도 그가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인심이 누적’이라는 속담처럼 전국 체전 같은 큰 경기를 치를 때마다 후원금을 소리 소문 없이 한 움큼씩 내다보니 체육계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추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쉽게 얘기하면 체력은 국력이지만 운동선수를 제대로, 체계적으로 키우려면 무엇보다 재정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큰 경기를 앞두고 성적을 내기위해 많은 스카우트비로 선수를 사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인 출신 체육계인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현재 중고등학교 선수들이 운동에 몰입하고, 스타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양 전 부회장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광주상공인들에게 다가서면서 광주출신 나어린 선수를 스타로 키우는데 동참하자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는 데서다.
아무튼 다섯 후보 가운데 세 사람 모두가 회장으로 당선된다하더라도 광주체육계를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쯤에서 선거구도를 한마디로 말하라면 ‘세대교체론’으로 집약된다.
관록의 김창준 후보와 동갑내기인 전갑수와 양진석의 대결구도가 관전 포인트다. 굳이 선거용어로 말하라고 한다면 기득권 세력과 진보세력, 올드 보이와 혁신의 아이콘 대결로 점쳐진다.

선거인단 310여명을 대상으로 간접선거로 치러지고, 1월5일 후보등록 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만큼 이 과정에서 후보간 단일화도 점쳐진다.
이미 물밑에서 후보 간 연대 및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이번 민간체육회장 선거 또한 막판 뒤집기가 극적으로 이뤄질지가 최대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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