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사가 공개한 5·18 진실 사진첩 4권 행방묘연
보안사가 공개한 5·18 진실 사진첩 4권 행방묘연
  • 고영삼 시민기자
  • 승인 2019.11.2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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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이후 핵심자료 보안사 은닉·폐기 여부 주목
학살 경위·헬기 사격·암매장 등 오월 진상 규명 자료 추정
전문가 “계엄군 활동 담긴 문서 가능성”

39년만에 처음으로 공개된 보안사령부 5·18 사진첩 중 일부가 사라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6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옛 국군보안사령부)가 공개한 5·18사진첩 가운데 제7권의 두 페이지에 실린 네 컷의 사진
지난 26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옛 국군보안사령부)가 공개한 5·18사진첩 가운데 제7권의 두 페이지에 실린 네 컷의 사진

박지원 의원이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제공받아 공개한 1980년 당시 5·18 관련 사진을 모은 사진첩은 17권 중 5권부터 17권까지 13권(1769매·중복포함)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자료로 추정되는 전반부 1~4권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첩 자료 분석 결과, 사진첩은 남색 표지에 금박으로 테두리가 장식돼 있다. 사진첩 앞 표지 상단에는 ‘증거물사진 393-1980-5 (3처)’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마지막 숫자 5는 연번으로, 사진첩별로 5부터 17까지 순서대로 다른 숫자가 쓰여 있다.
사진첩 하단에는 ‘정통실(정보통신실 약자)’이라는 라벨이 붙어있다.

공개된 사진첩 표지 위에 적힌 라벨 중 393은 기록물 번호로 사진첩을 뜻한다. 1980은 1980년에 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괄호 안의 ‘3처’는 당시 보안사의 대공부서를 나타내고, 밑의 ‘정통실’은 ‘정보통신실’의 줄임말이다.
당시 3처장은 이학봉으로, 지난 2014년 사망했다.

5·18 전문가들은 보안사에서 1993년 이후 1~4권을 은닉하거나 1993년과 1996년 두 차례에 걸쳐 폐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5·18 전문가들은 행방이 묘연한 사진첩에는 5·18 당시 발포·학살 경위, 헬기 사격, 암매장 등 5·18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 자료가 담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5·18전문가들은 “군의 자료 보관관리에서 자료의 순번은 매우 중요하며, 5번부터 순번을 붙이는 자료는 없다. 특히 앞 순번 자료일수록 중요성이 큰 내용을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1~4권이 사라졌다는 것은 무엇인가 세상에 밝혀지면 안되는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공개된 사진첩 중 6권에서 지휘관의 사진들이 첨부됐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 중요 포인트라는 의견도 제기했다. .
6권에서야 비로소 지휘관의 사진이 나온 것을 보면, 1~5권은 5·18 당시 광주에 내려온 계엄군 지휘부 모습 등 군 활동 전반을 설명하는 사진 모음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1~4권의 자료가 사진첩이 아닌 5·18 당시 계엄군의 활동상을 담은 문서일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가기록원측은 이와관련, "1~4권이 사라진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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