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正道)가 으뜸인 사회를 꿈꾸며
정도(正道)가 으뜸인 사회를 꿈꾸며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5.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세대 릴레이기고>

아침 등교길, 사거리에 서면 가슴이 답답해옴을 느낀다. 전진할 줄 모르는 차들... 교통사고라도 났나 싶어 사거리에 가까이 도착해서 살펴보지만 사고의 흔적은 전혀 없다. 하지만 차 앞을 막아선 옆쪽 차로의 차들의 행렬을 보게 되면 신호가 파란색으로 바뀌어도 앞으로 갈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된다.

길을 가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면 왜 그렇게 쓰레기며 담배꽁초가 길바닥에 많이 버려져 있는지 한심한 생각이 들게된다. 앞사람이 길을 가다가 물건을 쌌던 비닐을 함부로 땅에 버리고 있다. 직접 비닐을 주워서 버리기에는 자존심이 상한다. 그렇다고 앞사람을 붙잡고 왜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냐고 따질 수도 없는 일인데...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학원과 TV에서 배우는 지식을 합치자면 어마어마한 양이다. 하지만 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 진정으로 필요한 것들은 등한시하고 있는 것 같다.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쉽게 풀었던 문제들은 대부분이 공공질서를 잘 지키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운전면허를 취득한 후에 차를 운전하는 운전자의 마음은 시험답안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끼어 들기, 신호 무시하고 빨간 불에 지나가기, 불법 유턴 등 시험에서는 당연히 해서는 안된다고 답을 달았겠지만 운전대 앞에서는 오히려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간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이 그렇게 하지 못함을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번만큼 세금을 내야 함에도 번만큼 세금을 내는 사람은 바보취급 당한다. 학교에서는 부정행위를 하는 것은 나쁘다고 배웠겠지만 수업을 열심히 듣고 공부하는 학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시험 공부는 하지도 않고 있다가 시험기간 친구의 시험지를 몰래 베끼고는, 공부를 안해도 시험을 잘 볼 수 있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줄을 잘 서야 출세한다는 말은 이제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사람들의 반응이다. 당연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위와 같은 부정이나 잘못된 행동을 오히려 부러움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바르게 살면 살수록 오히려 살기 힘들어지고 손해볼거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 사회가 잘 되기 위해서는 교과서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아야함에도 이런 사람들은 점차 줄어가는 추세이다.

사람들은 위와 같은 행동들이 융통성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을 할지도 모르지만 엄연히 융통성과 도덕을 준수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융통성이라는 것은 독자도 알겠지만 정당한 방법 내에서 여러 가지 다른 길을 선택한 경우라야 인정이 되는 것이다.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규칙을 어기는 것이 융통성이라는 단어 아래 놓이게 된다면 요즘 TV에서처럼 크고 작은 횡령사건에서부터 대통령 아들 로비 사건까지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당연히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는 사회, 지키는 사람을 칭찬해주고 지키지 못한 사람들을 나무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단지 책으로만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몸으로 실천하게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정도(正道)가 가장 기본이 되는 사회야말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사회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사회도 정도를 으뜸으로 여기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