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문화관은 연중 '닫혔음'
5·18 기념문화관은 연중 '닫혔음'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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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식당 결혼피로연 대관에만 급급>
<건물관리 공무원 구경할 수 도 없어>


저는 5·18재단의 자원활동가로 재단의 일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재단의 여러 행사가 있어서 오후 3시경에 5·18기념문화관(재단이 입주해 있는 건물입니다)에 갔다가 너무나 충격적인 현장을 목격하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알다시피 이곳 건물은 김영삼정부가 5·18보상차원에서 광주시민들을 위해 마련한 건물입니다. 건물에 약 150억원이 들었다고 하더군요. 이 건물은 예전부터 5.18의 정신과 건물의 애초의도와는 별 관계없이 운영되어서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문화관을 특징짓는 키워드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닫혔음'입니다.

재단이 입주해 있는 곳이 1층이라 제가 1층에 들어선 순간 '닫혔음'이란 푯말을 목격했습니다. 참 기가 막히시죠. 이곳 기념관에는 식당도 입주해 있는데 식당이 일요일을 이용해 이곳에서 결혼식 피로연을 연 모양입니다.
제가 화가 나는 것은, 돈벌기 위해 입주해 있는 식당이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은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겠지만 그렇다 치고, 이런 판이 벌어졌는데도 건물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이 안보이더군요.

지하1층 전시실도 관리하는 분 한명없이 문만 열어놓고 있습니다. 말이 안 되는 건 이곳으로 통하는 현관문은 '닫혔음'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곳 전시실을 볼려면 건물 외부 계단으로 지하 1층으로 올라가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건물내 계단으로 다시 내려와야 합니다)

이곳 건물을 빌어 행사를 해보신 분들은 그 까다로운 절차와 비용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곳 운영에 관한 조례는 문화예술회관의 조례를 차용해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재단을 비롯한 5월 관련단체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에게 적용하던 그 원칙이라는 것이 왜 돈버는 분들에게는 무너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같은 문제 제기를 여러 사이트를 통해 했었습니다. 그리고 관리소로부터 답변이 올라왔습니다. '구내식당 운영업자가 임원가족연회로 대관하여 임의적으로 당초 사용목적과 위배된 결혼식 피로연 행사를 실시해 불상사가 발생됐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건물빌리기'절차 까다로워 엄두조차 못내
기념공간 "이젠 광주시민 품으로 돌아와야..."


그러나 이 답변은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에 급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측의 답변을 한마디로 하자면 구내식당 운영권자가 관리소를 속이고 부당하게 결혼피로연을 벌였다 인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관리소홀과 임무방기를 (힘없는) 업자에게 떠 넘기는 모습은 분명히 '도'를 지나쳤다고 봅니다.
제가 인지하기로 이곳 기념문화관에서 결혼피로연이 있었던 것이 5월 12일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원하신다면 그동안 제가 촬영해둔 자료를 공개하겠습니다.

잘못된 점은 분명히 시인하고 다시는 그것을 되풀이 하지 않으면 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당장만 피해가겠다는 모습은 시민을 우롱하는 행위입니다.
분명히 이런 공간은 '시' 것이 아니며 더군다나 '공무원'들의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회에 기념공간들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고되고 광주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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