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여성정신장애인 대상 ‘제2회 틈새미술전’ 개최
전국 여성정신장애인 대상 ‘제2회 틈새미술전’ 개최
  • 박어진 기자
  • 승인 2019.06.18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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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것의 예술, 아르브뤼(Art Brut) 미술세계를 틈새로 엿보다’
24일~28일, 광주광역시청 시민홀에서

전국 여성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가공하지 않은 날 것의 원시적이고 순수한 아르브뤼 미술세계를 광주에서 엿보게 된다. 정신요양시설인 소화누리는 지난해에 이어 오는 24일~28일까지 광주광역시청 시민홀에서 ‘제2회 틈새미술전’을 개최한다.

틈새미술전은 아모레퍼시픽 후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으로 미술적 재능이 풍부한 광주지역 여성정신장애인 작가(아르브뤼 작가) 발굴과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지난달 전국 여성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실시했다.

이번 제2회 틈새미술전은 지난해 광주지역 여성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했던 틈새미술공모전을 전국으로 확대 진행하여 전국여성정신장애인 82명이 참여하였고, 총122점의 작품 중 수상작 28점을 전시한다.

제2회 틈시미술전에서는 손님을 맞이하며 센스와 부를 과시하기 위한 응접실을 표현한 작품인 김진홍 씨의 ’응접실’이 대상을 수상했다. 수많은 눈들이 하나의 대상을 지켜보고 있는 이미지와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을 눈에 감은 붕대로 묘사한 작품인 김노은 씨의 ‘나의 반복되는 고통’과 노란민들레 위에 앉아있는 흰나비의 날개와 몸통의 질감에 호기심을 느껴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인 김혜영 씨의 ‘노란 민들레 흰나비, 질경이’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입상작 25점이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다.

전시 작품들은 우울감이나 공황장애 등 증상을 소재로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표현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자신과 같은 힘든 과거를 지나온 정신질환자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와 자기 자신에 대한 지지, 희망, 자유를 독특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번 제2회 틈새미술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김진홍 씨는 “이번 틈새미술공모전과 전시는 작품활동을 통해 정신질환을 치유하고 자신의 개성을 갈고 닦을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아르브뤼는 기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충동을 요구하고 열정을 요구합니다. 충동은 정신질환을 앓는 모든 분께 있습니다. 열정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려는 마음입니다. 자신에게 재주가 없다고 좌절하지 마십시오. 가장 중요한, 어쩌면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느리더라도 그림을 손에서 놓지 마시고 꾸준히, 틈틈이 그리는 것입니다”라며 참여자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틈새미술 공모전 심사에 참여한 샌드애니메이션협회이사장이며, 전문작가로 활동 중인 주홍 작가는 “이미 작가의 수준에 있는 작품들로 지금 당장이라도 미술작가로 활동해도 될 만큼 작품성이 뛰어나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또한 국제장애인비장애인문화예술교류협회추진위원장인 정한울 작가 역시 “독창적인 작품이 많고 작품성이 좋으며, 장애인분들이 이렇게까지 작품을 잘 그릴 줄은 몰랐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르브뤼(Art Brut)’는 ‘원생(原生, raw) 미술’로 번역되며 가공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순수한 미술을 지칭한다. 1945년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Jean Dubuffet)가 다듬어지지 않은 순수하고 창조적 충동에 의해 작업하는 정신질환자들의 그림을 예술적 창작물로 인정하는 말로 처음 사용했다.

한편, 이번 전시의 주관 기관인 소화누리는 지역사회 열린 정신요양시설로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중시한 당사자 중심적 운영을 하고 있는 기관이다. 2017년부터 아모레퍼시픽 후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으로 광주지역 여성정신장애인의 미술적 재능을 활용한 자립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신장애와 더불어 여성이라는 취약성으로 취업에서 배제되고 있는 여성정신장애인들이 미술적 재능과 창의성을 발휘하고 수익 창출로 연결하여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틈새에서 job다’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입상작들은 전시가 끝난 후 컵, 에코백, 거울, 티셔츠 등 아트상품 디자인으로 사용되며 판매 수익금은 전액 작가에게 지급된다. 작품과 아트상품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로 정신장애인 아르브뤼 작가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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