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2~3년짜리 문화정책 남발
광주시, 2~3년짜리 문화정책 남발
  • 정인서 광주 서구문화원장
  • 승인 2019.05.2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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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동 문화마을, 광주천 아리랑물길사업, 케이팝 스타의 거리 등
정인서 광주 서구문화원장
정인서 광주 서구문화원장

BTS 등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류문화 콘텐츠가 세계에 확산되는 가운데 광주 한류의 산실인 충장로를 ‘케이팝(K-POP) 스타의 거리(가칭)’로 조성한다고 한다.

좋은 일이다. 케이팝 스타의 공연을 보기 위해 며칠 전부터 공연장 입구에 자리를 깔고 밤을 새는 팬들이 ‘극성’처럼 보이긴 하지만 한류문화의 힘이기 때문이라 여긴다. 내놓을만한 관광소재가 없던 광주에 이런 관광사업이라도 하겠다는 의지는 그나마 다행인 듯 싶다.

그런데 이런 사업을 할 때는 목적사업 한 가지만 바라보지 말고 종합적으로 전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광주시가 최근 잇따라 내놓은 동명동 문화마을 사업과 광주천 아리랑물길사업, 시청사 조명경관사업, 그리고 이번 케이팝 스타의 거리 사업 등은 지나치게 한정적이다.

아마도 광주시는 언론효과를 노리기 위해 다음 사업들도 시간차를 두고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도시 광주의 관광정책이 특정 부서의 일로만 맡겨서는 안된다. 특히 문화관광을 지향한다면 장기계획으로 부서간의 벽을 헐고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동명동 문화마을 사업과 충장로 케이팝 스타거리 사업은 관련 부서에서 해당 구청과 여러차례 논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마저 그 해당사업에만 국한될 뿐 광주의 비전인 ‘빛과 생명’이라는 가치를 담아내는 일은 빠져 있는 듯 하고 다른 사업과의 연계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어떻든 광주시는 세계 한류 중심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케이팝 스타의 거리 조성과 도심관광트레일 프로그램 편의를 위한 관광안내시스템 구축으로 나눴다. 여기에도 기존에 발표한 동명동 문화마을 사업과 광주천 아리랑물길 사업을 연계해야 하지 않을까 묻고 싶다.

케이팝 스타의 거리에는 스타와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공간인 더팬존(The Fan Zone, 가칭), 숨은 아이돌 찾기 콘텐츠 조성 등 광주 출신 케이팝 스타들의 특성을 살린 거리를 충장로에 만든다고 한다. 아무래도 광주에서는 젊은이의 거리가 충장로라고 생각한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광주 도심관광트레일 프로그램도 관광객 편의를 위해 도보 코스별 관광 종합안내판이라든가 각종 사인시스템 정비 등 관광 안내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왕 할 바에 미디어아트창의도시다운 안내전시판이 되었으면 한다. 여기에는 광주를 빛낸 인물, 도심 역사, 문화예술 관광명소 등을 5개의 테마별 도보관광 코스로 구성해 문화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관광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이런 내용들을 덧붙인다면 좋을 듯 하다. 케이팝 스타이든, 광주를 빛낸 인물이든 그들의 생가나 활동했던 장소에 그들을 소개하는 표지판을 부착하는 일이다. 표지판과 간단한 약력을 소개하거나 작가이면 대표작품을 보여준다면 좋지 않겠는가.

아시다시피 스마트폰은 누구나 갖고 있다. 누구든 기런 공간 앞에서는 사진을 찍기 마련이고 기록을 남기고 싶은 생각으로 페북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밴드, 그리고 블로그 등에 그러한 사진을 올리거나 글을 쓴다면 기록을 통한 사진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구태여 시가 열심히 홍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이런 시설이나 표지판을 적절하게 부착한다면 광주를 찾은 수많은 네티즌들이 인터넷과 SNS에 올릴 곳이고 이를 본 다른 이들이 광주를 찾는 연쇄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광주시가 충장로 케이팝 스타의 거리나 동명동 문화마을 사업 등을 어떤 식으로 용역을 맡길지 모르겠지만 시가 밝힌 보도자료 내용으로는 외부용역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직속혁신추진위원회에서는 기술적인 것이나 5년마다 하는 장기종합계획 등을 제외한 단발성 사업용역에 대해서는 관련 공무원과 지역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드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무조건 입찰용역으로 가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고 있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토목공사 등은 기술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전문용역이 필요한 부분이다. 체험관광 프로그램이나 더팬존 같은 경우는 이들 분야의 문화예술 기획자나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방식이어야 바람직할 것이다.

광주만의 독특하고 특화된 관광콘텐츠로 꾸며 이를 찾아나가고 인증사진을 찍는 등 SNS 효과를 통한 광주 마케팅을 처음부터 고민하고 이를 담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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