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산불 특수진화대, 알고보니 10개월 계약직
산림청 산불 특수진화대, 알고보니 10개월 계약직
  • 시민의소리
  • 승인 2019.04.0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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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산불 특수진화대, 알고보니 10개월 계약직

강원도 산불 진화 ‘주역’ 산림청 산불 특수진화대…일당 10만원 비정규직 노동자

강원도 산불이 비교적 신속하게 이루어진 진화 작업 뒤에는 산불 재난 특수진화대의 활약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산불 특수진화대가 일당 10만원의 비정규직 계약직 근로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산림청
산림청

산불재난 특수진화대는 2016년 처음 만들어졌다.

소방 헬기나 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운 야간 산불 현장을 누비며 진화 작업을 벌인다. 보통 10명이 한 조를 이뤄 하나에 쌀 반가마니(40㎏) 무게인 50m 호스를 연결·운반한다.

깊은 산 속에서 발생한 화재는 전체 호스 길이만 1㎞에 달하기도 한다. 이번 강원 산불 진화 작업에도 양양국유림관리소 소속 10여명을 포함해 총 175명의 특수진화대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화재 진압에 나서는 이들의 처우는 열악하기만 한것으로 알려졌다.

특수진화대는 산림청 소속으로 10개월 단기계약을 맺는 비정규직 노동자다. 

주휴수당과 같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법정수당은 지급되지만 다른 수당은 없다. 이들의 월급은 20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단기계약직이라 퇴직금도 없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1년마다 새로 모집돼 늘 고용불안 상태에 놓여 있다.

산림청 채용 공고에 따르면, 특수진화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야간 산불이 발생할 때는 반드시 출동하되, 평일 대체 휴일을 지급받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2016년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가 발표한 ‘전국산불방지장기대책’ 보고서에는 “8시간 근무 시간대를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실제로는 야간 산불 감시를 목적으로 24시간 근무를 하고 있는 폐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안전과 직결되는 특수진화대를 단기계약직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특수진화대원은 “산 속에서 불을 끄려면 산불과 싸우는 요령이나 지역을 잘 알아야 하는데 10개월 마다 새로 뽑으니 전문성을 쌓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 특수진화대의 전문성을 키우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필요는 있지만, 예산이 늘어나야 해서 그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3일간 강원 산불 진화 작업에 나섰다는 한 특수진화대원은 6일 페이스북에 “소방관 처우가 열악한 문제는 많이 알려졌지만 산림청 계약직 노동자들은 훨씬 열악하다”며 “마스크를 써도 불길이 거세지면 연기를 많이 마시고 아찔한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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