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여수 묘도녹색산업단지 좌초 위기
[단독]여수 묘도녹색산업단지 좌초 위기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9.03.27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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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시행자 자금 확보하지 못해 수년 째 지지부진
올해 말 사업연장 여부가 관건

[시민의소리=박용구 기자] 여수에 신재생 에너지산업과 물류거점화 구축을 위해 민간개발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묘도녹색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좌초 위기에 빠졌다. 사업 시행자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수개월 째 공사가 중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9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여수 묘도녹색산업단지
9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여수 묘도녹색산업단지

묘도녹색산단의 시행사인 (주)청안은 7년 전인 2012년 말 전라남도로부터 묘도녹색산업단지 조성사업의 인․허가를 받았다.

당초 묘도녹색산단은 81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5년까지 3년여에 걸쳐 여수시 묘도동 산 150~7번지 일대 367.754㎡(12만여 평)에 산단을 조성하는 사업이었다.

(주)청안은 2012년 11월 12일 기공식을 열고, 묘도지역의 입지특성과 21세기 국가 신성장 동력산업의 기반조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거점화단지 구축과 함께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인 조립가공, 물류, 테스팅, 보관 등 물류 전진기지 구축을 이루게 된다고 공언했다.

이후 묘도녹색산단은 뛰어난 입지와 신재생 에너지산업, 금속가공조립산업, 물류전진기지 구축을 통한 광양항 활성화 등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지역민들도 묘도녹색산단에 거는 기대가 컸다. 산단이 조성되면 침체됐던 주변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였다.

여수시도 진입로 개설 사업비를 전액 국비로 따오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여수시는 2015년 4월 중순께 묘도녹색산단 진입도로 개설에 따른 국비 125억 원을 확보하고, 실시설계 용역과 토지보상, 토질·측량 등에 22억을, 2016년부터 1.12㎞구간 진입도로 개설 사업비로 103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묘도에 녹색산단이 조성되면 연인원 7천여 명에 이르는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물거품처럼 꺼져가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선 산단 조성 공사가 7년 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기간 동안 (주)청안은 2015년과 2017년에 사업기간을 두 차례 연장했지만, 전체 공정률로 봤을 때 16%에 그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주)청안이 자금을 원활히 집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공사대금을 못줘 현재 9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산단 조성공사가 이리 더디다보니 진입도로 개설도 거의 중단이 됐다.

여수시 관계자는 “진입도로 개설 사업비는 전액 국비로 141억 5900만 원을 확보했다”면서 “산단의 공정률에 따라 진입도로 개설 사업비를 쓰고 있는데, 현재 16%가량 사용했다”고 말했다.

산단의 공사가 더 이상 진행이 안 되면 남은 예산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2020년까지 집행하도록 계획된 예산이므로, 공사의 진행 정도를 봐서 집행하겠다”고 말한 뒤, “공사가 진행이 안 되면 그 때가서 불용처리하든지 하겠다”고 답했다.

게다가 (주)청안은 사업기간 연장을 앞두고 여수시와 황당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주)청안은 2016년 6월 27일 여수시와 공익기부 이행약정을 체결했다. 산업단지 조성을 완료한 뒤, 분양대금의 2%인 약 12억 원에 달하는 금액 또는 토지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부한다는 내용이다.

분양까지 갈지도 불분명한데 여수시가 김칫국부터 마신 셈이다.

현재 묘도녹색산단 조성사업이 거의 중단된 상태인데, 시에선 어떻게 파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여수시 관계자는 “민간개발로 진행되는 사업에 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올 연말에 여수시에서 다시 인․허가 심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상태에서도 사업기간이 연장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변경시점 전에 추진계획과 공정률, 진척 정도를 봐서 인․허가를 취소하든, 아니면 계약기간을 더 짧게 조정하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주)청안의 입장을 듣기 위해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거창하게 기공식을 연 지 7년 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묘도녹색산업단지의 존폐여부는 이제 올 연말 사업기간 연장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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