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될 것 같은 민간공원 특례사업엔 평가에 문제제기까지 하면서 불나방처럼 달려들었던 호반건설(이하 호반)이 돈이 안 될 것 같은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포기하는 얌체 짓을 했다.
돈만을 쫓는 이 같은 얍삽한 짓이 계속 반복되니 호반을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시선이 고울 리 만무하다. 호반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찾아볼 수 없어 씁쓸할 따름이다.
호반은 민간공원 2단계 사업지구 중 하나인 중앙근린공원 2지구에서 탈락하자 계열사인 모 방송국 국장을 행정부시장에 보내 문제제기를 했고, 끝내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차지했다.
광주광역시는 특정감사에 따른 평가 재산정에 의거해 중앙근린공원 2지구의 우선협상대상자를 금호산업(주)에서 (주)호반으로 변경했다. 2018년 말 벌어진 일이다.
호반은 2017년 말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호반은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이를 증명하듯 호반은 자신의 이름을 홍보하는 덕을 톡톡히 보고 슬그머니 발을 뺐다.
2015년에도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본 입찰에 단독 참여했지만, 워낙 낮은 가격을 써내 불발됐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주식 6.16%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300억 원이 넘는 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호반건설은 여러 기업의 인수를 검토했지만 실제로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2017년 6월 SK증권 인수와 7월 블루버드CC 골프장 인수에는 본 입찰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8월 매각이 추진된 한국종합기술 인수전에서는 본 입찰에 참여하긴 했으나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 인수에 실패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은 업계에서 ‘아니면 말고’식의 양치기 입찰을 한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이 중에서도 호반이 보여준 압권은 2015년 9월부터 10월 사이에 벌어진 KBC광주방송의 ‘광주시 때리기’였다. KBC광주방송은 광천동 신사옥 건립 사업에 대한 광주시의 건축심의 유보 이후 광주시를 비판하는 보도를 거의 매일 내보냈다. 끝내 광주시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KBC광주방송 광천동 48층 신사옥은 지금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처럼 돈 되는 일이라면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호반건설이 2018년 9월, 13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발을 들였다. 그다지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돈독이 오른 호반건설이 발을 들인 것을 두고 다수의 시민들은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아니나 다를까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은 호반은 수익형 호텔을 협상카드로 들고 나와 광주도시공사와의 협상을 난항으로 이끌었다. 아파트 분양처럼 호텔을 분양해 이득을 챙기려 했는데, 이게 지역사회에 논란이 되면서 서업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호반 컨소시엄은 지난달 30일 사업시행자인 광주도시공사에 ‘실시협약 체결 포기’ 공문을 보냈다.
그동안 광주도시공사와 호반 측은 어등산 개발을 위한 실시협약을 1월말까지 체결하기로 했지만, 최근까지 협상 결과 쟁점이 된 레지던스호텔의 운영 주체 등의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광주도시공사 측은 1500여실 규모의 레지던스호텔 조성에 대해 숙박업이 아닌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협상안에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호반 측이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또 다시 ‘좌초’한 것이다.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지역을 위해 호반이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마무리 지어주길 한 가닥 희망으로 기대했던 많은 시민들의 염원은 이처럼 또 무참히 짓밟혔다.
딱 그정도밖에 안되는 회사라는걸 증명한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