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예회관 기대 반 걱정 반 ‘수술’
광주문예회관 기대 반 걱정 반 ‘수술’
  • 정인서 광주 서구문화원장
  • 승인 2019.01.2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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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화예술회관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이루어진다.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종합적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있어 향후 문화도시 광주를 이끌어갈 공간으로 탈바꿈할지 지켜볼 일이다.

첫째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광주시는 1991년에 개관한 문예회관을 28년 만에 대대적인 리모델링한다는 것이다. 총 사업비 249억원(국비 20억원·시비 229억원)을 투입해 올 하반기 대극장 좌석 교체를 시작으로 오는 2022년 말까지 4년에 걸쳐 시설 개·보수를 단행한다.

둘째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문예회관 관장을 개방형 직위로 공개모집할 예정이다. 이 문제는 2015년에도 논의된 적이 있다. 당시 광주문화예술회관 혁신TF가 공무원인 관장을 개방형으로 공모하자는 ‘문화예술 전문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셋째는 문예회관 상주공연단체인 8개 시립예술단의 대표적인 브랜드 상설공연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이 오랫동안 지적되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이 문제는 전향적으로 추켜들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명분도 그럴싸해 보인다.

문예회관의 대대적인 리뉴얼은 오랫동안 숙원사업이었다. 지난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실시한 지방문예회관 종합 컨설팅 결과 무대장비와 전기제어시스템이 내구연한을 초과해 안전사고에 노출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보수만으로는 무대시설의 안전, 기능, 성능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연장 내부도 낡은데다 건립 당시 음향을 고려하지 않아 객석의자나 바닥, 벽체, 후벽, 천장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대는 활용성이 적은 회전무대가 너무 커서 무대 이용에 제약을 주고 마루 또한 파손 및 뒤틀림 현상이 심해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래서 2015년 광주문화예술회관 혁신TF가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었다.

문예회관 한 해 운영예산이 32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리모델링 사업은 1991년 개관 이래 가장 큰 사업 중 하나다. 내년에 대극장 조명과 음향 등 무대장비를 교체하고 2021년에는 소극장 내부시설과 무대장비를 바꾼다. 2022년에는 기계장비 교체와 주차장 정비를 진행하며 사업을 마무리한다.

문제는 예산이다. 지역발전 특별회계 예산안 편성 지침에서 문예회관 1곳당 한 해 20억원으로 국비 지원이 제한된 탓에 아예 새로 짓는 게 더 적합할 지도 모른다. 이 시장이 올해 문학관과 국악관, 역사관 등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 시비 투입에 고심할 대목이다.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 개방형 관장제는 문화예술 전문가를 선임함으로써 효율적인 경영과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공무원 출신 관장에 비해 예산확보나 공무원 조직과의 소통이 힘들고 특정 단체의 인물이 관장이 되면 내부갈등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광주문예회관 관장은 퇴임을 앞둔 공무원의 ‘시간 죽이기’ 정도의 자리였다. 일부에서는 개방형보다는 유능한 공무원을 보내 활성화시키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승진 발령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문예회관의 시설이나 관장 등 새로운 변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문화도시 광주다운 브랜드 공연의 상설화가 관건이다. 8개 시립예술단을 매주 특정 요일에 한 차례씩 돌아가며 무대에 올리는 방안이라든가 지역예술인과 협연하는 프로그램 등이 검토된 바 있다.

또 단원 구성이나 상근, 보수 등이 제각각이어서 이에 대한 정비작업과 함께 감독과 예술단원의 자긍심을 심어줄만한 지원방안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앞서 이들 예술단이 갖고 있는 역량에 대한 재점검과 왜 필요한가라는 자체적인 평가도 뒤다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광주는 이름만 문화도시일 뿐 기존의 상설공연 무대에도 관객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광주문화재단과 전통문화관, 국악전수관의 상설공연이 그랬다는 것이다. 시 문화부서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홍보해도 문화 관심인구가 많지 않은 탓에 상설공연 무대를 채워줄만한 관객이 기대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일단 올해 상설공연을 시범적으로 한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다. 여기에는 지역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을 관람케하는 투어프로그램이 광주관광협회와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필자는 서구문화원에서 아마추어 연극인들을 대상으로 광주시민연극제를 4년간 치러본 경험이 있다. 다른 문화예술강좌도 운영 중이다. 생각보다 자발적인 시민들이 많다. 광주시민들이 1인 1문화운동 내지는 1人1技운동과 같은 시민참여를 대대적으로 이끌어낼 때 각종 예술공연을 찾는 사람도 늘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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