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닷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군상'
기자닷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군상'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5.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이 어린 후배인 제가 양보했습니다"(이승채 후보) "땅 좀 사 놓은 것이 무슨 죄 입니까?"(이정일 후보) "조문은 근무시간 후에 다녔습니다"(고재유 후보).
민주당 광주시장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예비 후보들의 인생관, 정치관, 도덕성, 후진적인 정치시스템 등을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4월 30일 이승채 후보는 이정일 후보와 단일화를 합의하면서 그 이유의 하나로 '나이가 어려서...'라고 했다.

광주 지방정치의 전근대성, 봉건성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 홍보물에 큼직하게 찍혀 내보낸 정책은 온데 간데 없이 세상에 태어난 순서가 후보양보의 기준이 돼버렸다. 이런 인물이 개혁과 변화를 요구한 시민여론을 들이댄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 "최소한 140만 광주시장을 준비했다면 정책적인 단일화를 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비난여론도 이 때문에 더욱 강하게 일고 있다. "기대자체가 무리"라는 여론도 들려온다.

이정일 후보는 경기도 지역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수세적으로 대응하다가 지난 달 30일 후보유세에서 '땅 좀 사놓은 것이 뭐 그리 대수냐'는 식으로 선거인단을 향해 외쳤다. 사과형식의 연설은 물론 아니었다. 이쯤되면 이 후보에게 공무원이 지녀야 할 청렴성, 도덕성은 중요한 삶의 가치관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어려운 생활고로 하루하루를 시름하며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현실과는 배치되는 전형적인 고급관료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고재유 후보의 이른바 '조문정치'도 애경사를 빙자한 선거용임을 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 조문 자체 보다는 이를 빙자한 얼굴 알리기, 표 모으기가 봉건적 정치행태의 답습이라는 것이다. 서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눈물을 닦아 줄 정책은 뒷전인 채 선거용 조문만을 다니는 시장이 무슨 서민시장이냐는 비판이다. 이러한 따가운 여론에도 고 후보의 조문정치는 계속 되고 있다.

이처럼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났음에도 이들은 시민들에게 진정한 사과 한마디 없었다. 오히려 자신들의 행태를 정당화하는 데 급급한 모습들이었다. 애꿋은 시민들만 2류로 전락한 광주지방정치의 군상을 곤혹스럽게 지켜봐야 했다. '인물이 없다'는 푸념과 함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