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숙, 자연에서 찾아온 생명 소식 '식물의 언어'展
조성숙, 자연에서 찾아온 생명 소식 '식물의 언어'展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8.11.14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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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 인간의 욕망에 대한 경고 메시지 담아
Tower of colorful birds, 2018.
Tower of colorful birds, 2018.

이 세상 모든 것에는 생명이 있다. 생명체는 언어를 통해 소통한다. 나무나 식물도 소통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은 다 알려진 비밀이 아니던가.

생태계에 관한 생명을 표현해온 조성숙 작가의 개인전이 광주시 동구 운림동 무등현대미술관에서 12월 9일까지 열린다. 전시 제목은 ‘식물의 언어’이다.

작가는 나무와 식물, 새를 중심으로 자연에 대한 교감을 나타내려 한다. 그림이든, 설치미술이든 작가의 내심 깊숙이 들어있는 생명의 언어를 찾아내려 하고 있다.

작가가 생태, 생명에 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대부분 그렇듯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보낸 경험에서 비롯한다. 어린 시절 느꼈던 공기, 바람, 땅, 들풀들의 감촉이 마음속에 간직되었다가 자연에 대한 생각이 작품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의 작품은 때론 실제의 나무와 나뭇잎까지 동원해 자연결핍증에 걸린 오늘의 인간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회 때마다 선보인 ‘둥지’는 이미 죽어버린 나뭇가지와 떨어진 나뭇잎으로 생명의 탄생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에 모빌을 이용한 설치작품으로 ‘새’를 등장시켰다. 실제의 새는 아니지만 움직이는 생명체에 대한 배려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500마리가 넘는 ‘새’를 만들었다고 한다. 3m에 달한 ‘새탑’을 모빌로 만들어 자연의 피난처, 샤머니즘적인 의미를 담았다.

작가는 <Tower of colorful birds>에 대해 “새는 예로부터 신이 보낸 메신저로서 하늘과 땅을 중재하는 상징적 존재이다. 인류의 무의식 속에 남아있는 새의 원형은 샤먼적 형상으로 신의 지혜, 빠른 속도의 힘, 치유의 에너지를 함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상의 인간들의 끝없는 욕망 속에 세워졌던 바벨탑처럼, 삶의 욕망과 세상살이의 구속으로부터의 자유를 자연에서 찾고자 다양한 색의 새 탑으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혼자만의 힘으로 자연회복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들어있는 것일까. <자화상>에는 자연에 대한 미안함이 담겨 있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생각은 물질문명 이전에 있던 근원적 자연에 대한 물음이다.

자화상, 2017.
자화상, 2017.

자연의 순환을 표현하기 위해 원형 캔버스에 작품을 담았다. 자연과의 교감, 생태 감수성의 회복을 담고 있다. 여기서는 여성만이 느끼는 생명의 소중함을 담아보려 했다. 본질적인 자연으로 돌아가 물질문명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녹색운동과 관련된다.

작가는 생태여성주의(Eco-Feminism) 관점에서 생명의 근원적 복귀를 추구한다.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에 대해 문명 이전의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이다.

작가는 지나치게 철학적이다. 하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생명철학이다. 그의 작품에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경고임과 동시에 자연을 치유하려는 내재된 욕망이 담겨 있는 것 같다.

바람의 둥지-여름, 아크릴, 2018년작, 120cmx120cm
바람의 둥지-여름, 아크릴, 2018년작, 120cmx12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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