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의 리더십 중 위기관리능력 가장 중요
지자체장의 리더십 중 위기관리능력 가장 중요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8.10.25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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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새벗포럼과 시민의힘, 지역사회 갈등 해결과 상생을 위한 토론회 개최
광주․전남 갈등 이슈 즐비하지만 갈등해소의 전환기적 상황

[시민의소리=박용구 기자] 광주의 시민단체가 주최한 한 토론회에서 지자체장의 리더십 중 갈등관리와 위기관리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갈등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갈등관리와 위기관리 능력이 지자체 운영 능력의 핵심 중 하나로 되었다는 말이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광주와 전남이 끙끙 앓고 있는 한전공대설립, 광주도시철도 2호선, 광주 군공항 이전, 빛가람혁신도시 SRF 열병합발전소 등의 문제들을 다뤄 의미를 더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사)새벗포럼과 시민의힘은 10월 24일 오후 조선대 치과대학 강당에서 ‘광주전남 지역사회갈등,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지역사회 갈등 해결과 상생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의 좌장은 김재형 조선대 부총장이, 발제는 김경철 한국도시경영관리연구원 이사장이 맡았다. 토론자로는 김영집 지역미래연구원장, 박상호 (사)새벗포럼 상임대표, 박재만 참여자치21 사무처장, 김용태 시민의힘 운영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김경철 한국도시경영관리연구원 이사장은 발제의 모두에서 “대한민국은 갈등공화국이다”면서 “집단 민원과 압력, 갈등으로 인해 정상적 행정이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을 꺼냈다.

김경철 이사장은 또 “난마처럼 얽혀있는 한국사회는 무엇을, 무엇부터,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재한 상태다”면서 “한국은 앞이 안 보이고, 새로운 활로를 못 만드는 ‘뒤집어진 물방개’로 비유할 수 있다”고 말을 이었다.

5대 갈등과 3불 현상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악순환

한국사회의 갈등구조에 대해 김 이사장은 “지역, 계층, 세대, 이념, 노사 등 5대 갈등구조가 불신, 불만, 불안 등 3불 현상과 상호작용하면서 악순환이 증폭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불로 인한 갈등이슈의 상시화로 인해 소모적 논란과 사회적 비용 증가, ‘내로남불’과 ‘과도한 흥분’이 난무하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해서 문제해결 없는 정치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숱한 사회갈등에 있어 정부가 실패 또는 고전하는 이유에 대해 김 이사장은 “각종 법과 제도적 근거, 정책수단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수 반대그룹의 정치․사회적 이슈화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는 악순환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정부 대웅전략의 부재 ▲정부 대응시스템의 문제 ▲정부 대응 프로세스 상의 문제 ▲정부 스스로의 자충수와 시행착오 등을 꼬집었다.

광주․전남 지역사회 갈등과 관련 김 이사장은 ‘갈등해소의 전환기적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이사장은 “광주․전남 지역에는 한전공대 설립,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군공항 이전,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빛가람혁신도시 SRF 열병합발전소 등 다양한 지역사회 갈등이슈가 즐비한 상황이다”고 말을 꺼냈다.

한전공대 입지와 관련 김 이사장은 “10월 21일 광주시, 전남, 민주당 시․도당 등이 한전의 입지 결정을 전폭 수용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지역정치권의 부담을 완화한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전공대 입지, 광주도시철도 2호선 압축적 공론화는 긍정적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와 관련 김 이사장은 “시민사회의 공론화 요구를 반영해 2개월 내 압축적 공론화로 이용섭 시장이 11월 10일 결론을 내기로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재만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와 시민참여형 숙의조사는 이용섭 시장이 받고 싶지 않았는데, 선거 때 한 약속도 있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받은 경우”라며 “결론이 났을 때,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박 처장은 “공론화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남발이 우려된다”면서 “지역사회의 갈등을 선제적으로 해결할 객관성과 전문성을 담보한 상시적인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 김 이사장은 “여건상 무안 이외의 지자체가 군공항 이전 유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가”라고 묻고 “이전 지역에 더 많은 이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군공항 이전이 전남지역 발전에 어떠한 효과가 있는 것인지 등, 민․군공항 이전에 따른 무안공항 활성화 및 지역발전 효과에 대한 청사진이 오리무중이다. 군공항 이전하게 되면 4,500억 규모의 지원을 해주겠다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면서 “기대효과와 지역발전 촉진 기여가 무엇인가부터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4,500억 규모의 지원사업의 내용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다”면서 “광주시의 군공항 이전 지원사업 내용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사업추진 프로세스상 지역주민투표까지 가게 된다. 군공항 이전 관련 수혜지역 외 지역의 반발과 반대 출현 가능성에도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무안공항 활성화 및 비수혜 지역의 발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군공항 이전 지역 효과에 대한 청사진 오리무중

이와 관련 박상호 (사)새벗포럼 상임대표는 “최근 법원은 군공항과 인접한 주민들에게 소음피해에 따른 배상액으로 50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소음 기준이 더욱 강화된다면, 이 금액은 더욱 커질 것이다”고 설명한 뒤, “향후 발생할 소음피해 배상액과 공군의 현대화에 투입할 비용 등을 면밀히 점검해서, 정부로부터 이러한 절감액을 지원받아 이전 지역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면 더 설득에 유리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빛가람혁신도시 SRF 열병합발전소 논란과 관련 김 이사장은 “객관적 근거와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은 막연한 우려와 비판이 논란의 장기화를 부르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공론화 과정 진행 및 결과 승복을 위해 시험가동을 통한 환경영향조사부터 실시하는 것이 순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가동중단에 따른 광주․전남지역 여파와 내포신도시 방식의 LNG 전환시 매몰비용, 지역사회 파장, 재원, 전환시 부가적 문제 등에 관한 면밀한 검토가 시급하고 나주 범대위가 주장하는 광주SRF 반입 반대와 관련, 광주시의 대책과 상응하는 대가 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RF 열병합발전소, 시험가동 통한 환경영향조사부터 실시하는 게 순리

아울러 그는 “나주시장과 전남도지사의 책임 행정과 적극적 소통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유체이탈 어법, 여론 눈치보기 현상 등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주 범대위를 향해서도 그는 “현실적인 논란 해소 대책 논의를 통한 출구전략을 가시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1년 이상 반대운동으로 인한 주민 피로도와 지역사회 갈등․대립 완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이 같은 지역사회 갈등 해소의 키포인트로 ▲법․제도적 접근 ▲정치적 리더십의 조정․중재․설득 ▲합리적인 지역사회 풍토 ▲유능하고 책임성 있는 행정능력 등을 꼽았다.

법․제도화와 관련 그는 “지역사회 갈등의 합리적 예방, 대응, 관리, 해소를 위한 법․제도적 보완은 기본 전제이자 토대”라면서도 “제도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대응과 해법을 만들고 갈등을 완화, 해소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자체장의 리더십과 지자체 운영능력의 핵심 중 하나가 갈등․위기관리 능력이다”면서 “갈등․위기에 대한 현안 대응 능력을 통해 지자체 장의 리더십이 그대로 드러나고, 이는 시민들의 평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갈등 현안 대응․관리를 위한 핵심 요소로 ▲상황 통제력 ▲사안 이해력 ▲설득 협상력 ▲이슈 대응력 ▲공중 호소력 등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영집 지역미래연구원장은 “광주와 전남은 갈등이 많은 대표적인 지역이다”면서 “”화이부동, 실사구시의 정신이 부족해서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감정적, 정서적 접근을 자제하고 공론화를 통해 결정이 난 경우 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 뒤, “통합적 리더십을 가진 정치인들이 많이 출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용태 시민의힘 운영위원장은 “한전공대, SRF 열병합발전소 등 지역사회의 난제들이 많다”면서 “그간 광주와 전남은 투쟁으로 쟁취하는데 익숙했다. 지금부터는 투쟁보다는 합리성을 추구하는 건강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교육, 언론, 지도층들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이 같은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개회선언, 국민의례, 내외빈 소개, 인사말, 축사, 토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김재형 (사)새벗포럼 이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우리나라에는 갈등과 대립을 보이는 분쟁들이 많다. 때문에 오늘 토론의 주제는 정말 시의적절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이번 토론회가 광주전남의 해묵은 난제들을 해소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희섭 시민의힘 공동대표는 “토론회 발제문을 보면 광주․전남의 현안문제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지역민들이 힘을 모아 갈등을 극복하고, 광주형 일자리도 만들어서 청년실업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택 동구청장은 축사에서 “시민사회는 그간 갈등을 생산하는 한 축이기도 했지만, 상생을 위한 의미있는 풍토를 만드는데는 부족했다”면서 “이번 토론회가 상생을 위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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