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 ‘도민소통실장’인사냐? ‘핵심 측근 심기’냐?
김영록 전남지사, ‘도민소통실장’인사냐? ‘핵심 측근 심기’냐?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8.07.30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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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접수 결과 ‘선거 공신’ 응모...전남도,‘특정인 위한 인사규정’ 의혹

[시민의 소리=박병모 기자] 선거 때만 되면 들락날락거린다. 도민소통실장 자리가 그렇다는 얘기다.

▲전남도 1층에 자리한 도민소통실
▲전남도 1층에 자리한 도민소통실

말 그대로 라면, 그야말로 도민과 소통하는 자리인데 도지사가 바뀌면 낙하산 인사로 채워진다는 데서다.

무늬만 공모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칠 뿐이다. 그 결과는 측근인사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앉는다. 과거회귀식 구태인사를 단행하니 자연스레 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30일 공개모집이 끝났다. 응시원서 접수 결과 ‘역시나’다. 전남도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핵심측근 A씨는 예상대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와 6일 면접을 거쳐 8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하면 끝이다.

자격요건으로는 지방자체단체, 정부산하기관, 기업 등에서 대외소통 및 협력 대민지원 관리, 자원봉사, 환경 및 기록물 관리, 명사 및 출향인사 소통 및 관리 분야에서 근무한 경력자로 대상자를 한정했다.

그럴싸하게 늘어놨지만 김 지사와 A 씨 간 암묵적인 사전 조율이 됐다면 결과는 뻔할 ‘뻔’ 자다. 그렇게 되면 도민소통실장 자리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도지사의 핵심 측근 자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다른 접수자들은 들러리만 서게 된 꼴이다.

이번 인사가 논란거리가 된 것은 시대가 변하고 도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음에도 도민소통자리가 ‘특정인을 위한 자리’가 될 수 있느냐는 대목이다.

A씨는 현재 국무총리가 된 이낙연 전 지사 때 선거 논공행상 차원에서 자리를 꿰찼다. 그때는 행정경험이 없었던 터라 자격요건으로 언론사 부장급 이상을 편법으로 자격요건에 추가했었다.

과거 같으면 정무직 자리는 도지사와 함께 임기를 같이 했지만 A씨는 그렇지 않았다.
개방형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버텼다. 임기만료가 8월30일까지 3년이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던 A씨가 갑자기 지난 3월28일자로 퇴직을 하고 전남지사로 출마한 김 지사의 선거캠프에 몸을 담갔다. 공직자는 선거과정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때문에 그만뒀다. 지방선거과정에서만큼은 A씨는 일등공신이었고 핵심 측근이었다.

쉽사리 예단할 수 없지만 만약 A씨가 도민소통실장으로 다시 앉게 된다면 그는 6개월여 만에 컴백하게 된다. 모두 6년 간 근무하게 된다.
9급에서 4급으로 올라가려면 평균 28년이 소요됨을 감안할 때 3개월간 선거 캠프를 도왔다고 해서 선뜻 자리를 준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다.

왜 ‘특정인을 위한 자리’가 되느냐고 묻는다면 전남도가 도민소통실장 자리의 직제를 원칙과 기준 없이 바꿨기 때문이다.
A씨가 퇴임하자 전남도는 직제 규정을 일반직 4급으로 바꿔 공무원을 임명했다. 그러다가 김 지사가 취임한 후인 지난 7월14일 또 다시 개방형 직위로 규정을 다시 바꿨고, 공모에 들어갔다.

도덕성과 업무 영속 상 누가 보더라도, 이는 특정인을 위해 내부규정을 바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하자면 도민소통실장 자리가 도민과 소통하는 자리냐, 아니면 도지사 핵심 측근을 위한 자리냐는 논란을 일으킨 단초가 된 것이다.

그것도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정무직 계약직으로 임용됐다가 임기만료 전에 퇴직했다가 다시 6개월 만에 컴백을 하게 되면 똑같은 자리에서 모두 6년 근무를 하게 된 셈이다.

그래서 나온 소리가 김 지사가 정말로 핵심측근으로 심어야 할 사람이라면 상식에 맞게, 도민소통실장이 아닌 다른 자리를 줘야한다는 지적이다. 특정인에게 또 다시, ‘똑같은 자리’를 만들어 준다면 상식적으로 도통 납득이 가질 않는다는 게 도청 공무원들의 여론이다.

그렇게 되면 김영록 지사는 취임 초기부터 인사문제로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 겉으로는 개혁과 혁신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자기사람 심기에 바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기에 그러하다.

이명박근혜 시대나 있을 법한 인사가 문재인, 이낙연 총리 시대에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해도 할 말이 없겠다.

이쯤에서 김영록 지사가 과거 부지사 때의 고답적인 인사를 답습해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아도 정책과 비전이 없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터에 인사마저 혁신적으로 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영’이 서지 않을 게다.

‘그렇게도 사람이 없냐’ ‘이게 김영록식 도정이냐’고 도민들이 대답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응답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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