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 경쟁력은 “공무원들의 생각”이다
지방행정 경쟁력은 “공무원들의 생각”이다
  • 배용태 목포대 교수
  • 승인 2018.07.2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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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존 코터 교수는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은 다른 일반 기업보다 수익과 성장이 4배 이상 빠르다고 분석했다.

▲배용태(목포대 교수, 전 전남행정부지사)
▲배용태(목포대 교수, 전 전남행정부지사)

도대체 가치관을 중시하는 경영이 무엇이기에 어떻게 이런 결과 발표를 했을까?

말하자면 기업은 공장, 기술, 돈이 없어도 성립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없으면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기업의 본질은 사람이고 사람의 본질은 생각 즉 가치관이다.

구체적으로 우리 회사, 직장은 왜 존재하는가? 우리 회사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며 어떻게 사업할 것인가? 우리 회사는 10∼20년 후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기업에서는 각각 사명(mission)과 핵심가치(value) 꿈(vision) 이라고 부른다.

지방행정도 공(公)경영으로 기업의 경영방식과 큰 차이는 없다. 각 지방정부 구성원은 자치단체가 왜 존재하는가? 무슨 사업과 일을 해야 하는가? 타 자치단체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미래 비젼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항상 답 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기업의 가치관 정립이 성공적 사업 수행을 보장하듯 행정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행정수행의 궁극 목적 즉 이념적 가치관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치행정(價値行政)이란 자치단체 구성원이 조직의 목표 가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업무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행정관리 방법이다.
가치행정의 가장 큰 효용은 직원들에게 내적동기를 심어줌으로써 미시적 기능적 존재에서 조직을 통한 자아실현적 존재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내적동기는 어떤 행동자체에 즐거움이나 의미를 느낄 때 발생하는 강하고 능동적인 동기다.

인간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아낌없이 자신을 헌신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행동과학자인 매스로우(Maslow)가 얘기하는 인간의 가장 높은 단계의 욕구는 자아 실현적 행동의 단계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내적동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직원들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예컨대, 일본 홋가이도의 아사히가와시에는 폐쇄위기를 딛고 년 300여 만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일본 최고의 동물원이 자리하고 있다. 아사히야마 시립동물원이다. 1967년에 건립된 이 시립동물원은 초창기에는 그런대로 운영이 되었으나 이후 관람객의 이목을 끄는데 실패했다. 구태의연한 단순 관람방식을 고수하여 방문객의 발길이 끊어져 문을 닫을 위기에 봉착했다.

매년 커다란 적자를 내자 시의회에서도 폐쇄를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동물원의 시청직원들이 왜 우리가 여기 근무하느냐? 동물원을 살려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공동으로 찾는 노력을 전개했다.

그 결과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많은 아이디어가 제시되었고 관람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되었다. 기존의 단순관람 방식에서 만져보고 느끼는 체험형, 참여형, 근접 관찰형으로의 획기적인 새로운 관람방식을 도입했다.
이제는 위기를 극복하면서 많은 흑자를 내는 일본 최고 동물원으로, 더 나아가 효자 경영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당신은 왜 이 일을 합니까?” 라는 질문에 대한 직원들의 생각 전환에 답이 있다.

조직의 가치를 중시하는 행정은 변화의 엔진이자 합목적성을 갖는 의사결정의 수단이 된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지므로 직원들이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조직내에 영속성과 유대관계가 생기는 것도 가치관 행정의 효과다. 자치단체가 왜 존재하는가? 업무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무엇인가? 자치단체의 10년 후 미래상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새록새록 들게 하는 가치관 행정이야 말로 자치단체의 진짜 경쟁력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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