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사회는 졸장부가 더 의기양양할까?
왜, 우리 사회는 졸장부가 더 의기양양할까?
  • 김광호/여양고등학교 인문사회부장
  • 승인 2018.06.06 17: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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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언제쯤 대장남녀로 부활할 수 있겠는가?

혹 임은 대장부를 아는가? 요즘 근래에 대장부를 만난 적이 없다. 쫀쫀한 가슴과 짧은 언어 그리고 눈에 보이는 행동만을 일삼는 졸장부만 서성일 뿐이다.

대장부의 출전은 맹자 등문공편 하(下)이다. 맹자는 대장부(大丈夫)를 이렇게 말한다.

“거천하지광거(居天下之廣居)하고(천하에서 가장 넓은 곳에 살며), 입천하지정위(立天下之正位)하며(천하에서 가장 옳고 바른 지위에 서며), 항천하지대도(行天下之大道)이니 (천하에서 큰 도를 행할 것이니), 득지여민유지(得志與民由之)하고(뜻을 얻으면 백성과 더불어 함께 나누고), 불득지독항기도(不得志獨行其道)하니 (뜻을 이루지 못하면 홀로 그 도를 행할 것이니), 부귀불능음(富貴不能淫)하고 (부유하고 귀한 사람이 되어도 능히 음란하거나 도리에 어긋나지 아니 하며, 빈천불능이(貧賤不能移)이며(가난하고 낮은 자리나 지위에 있어도 지조나 절개를 잃거나 변하지 아니 하며, 위무불능굴(威武不能屈)함이니(강자의 위협과 무력에도 능히 비굴하게 굽히지 아니 하니, 차지위대장부(此之謂大丈夫)라.(이러한 사람을 일컬어서 대장부라고 이름한다.)

그저 감탄사, 오마이갓(OH MY GOD)만 나올 뿐이다. 더불어 그냥 부끄럽다. 지금까지 교육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쳤을까? 그 교육은 도대체 삶에게 무엇을 안내했을까? 준엄한 자아반성과 사회통찰이 필요한 시간이다.

좀 더 맹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경춘(景春)이란 사람이 맹자에게 말하였다.

“위나라 사람 공손연(公孫衍)과 장의(張儀)는 참으로 대장부가 아니겠는가? 그들이 한 번 성을 내면 모든 제후들이 또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근심하고 그들이 조용히 있으면 온 천하가 조용하니 말입니다.”

그러자 맹자가 “그런 것을 가지고 어찌 사내대장부라 하겠는가? 그대는 아직 예기(禮記)란 책을 읽어 본 적이 없는가? 거기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대장부가 처음 성인이 될 때는 아버지가 교훈을 주고 여자가 시집을 갈 때에는 어머니가 교훈을 준다. 어머니는 딸을 전송하면서 시집에 가거든 시부모님께 존경을 다할 뿐 아니라 자신을 항상 경계하여 남편에게 어기는 일이 없게 하라고 한다.”

이처럼 시부모나 지아비에게 복종하고 순종하는 마음을 바른 도리로 여기는 것은 단지 부녀자의 생활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그러면서 그는 저 공손연과 장의가 다만 자기 임금의 뜻에 순종하여 높은 벼슬자리를 차지하려 할뿐이니 어찌 대장부라 할 수 있겠는가?

맹자는 그런 사람은 졸장부지 대장부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는 천지신명의 대변자로서 담대하게 대장부를 삶을 분석한다.

“모름지기 천하의 가장 넓은 곳에 살며 천하의 가장 바른 지위에 서서 천하의 가장 큰 도를 행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 뜻을 이루면 백성과 더불어 말미암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도를 행하여 부하든 귀하든 능히 음란하지 않고 가난하고 천하여도 능히 절개와 지조를 잃지 않으며 위엄과 힘을 가지고도 능히 굽힐 수 없는 그런 사람이야말로 대장부가 아니겠는가?“

우리의 삶의 방향과는 많이 다르다.“출세는 행복이다”라는 공식을 만들어 놓고 가정부터 사회 그리고 국가까지 앞을 다투어 아이들에게 졸장부로 성장하길 권한다. 그런 아이들이 어찌 대장부가 될 수 있겠는가?

이젠 교육도 맨얼굴을 드러내야 한다. 이젠 가정도 민낯을 드러내야 한다. 이젠 사회도 부정의를 고백해야 한다. 이젠 국가도 국민을 섬기겠다고 천명해야 한다.

그랬을 때 우리 아이들은 맹자가 말한 대장부를 향해 힘차게 달릴 것이다. 그들은 천하의 큰 뜻을 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세속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혹 뜻을 이룬 후에도 교만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뜻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비굴하지 않은 사람이 될 것이다.

이 얼마나 담백한 아이이며 사람인가? 이 얼마나 사랑하고픈 아이이며 사람인가?

맹자는 말한 대장부론은 단순하고 소박하다. 그 대장부가 되었을 때 험난한 세상은 우리에게 반드시 행복한 생을 선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종종 목격하는 패거리 몸놀림은 절대 아니다. 졸부의 가식적인 언행은 더더욱 아니다.

결국 우린 지금까지 대장부를 잘못알고 있었다. 패거리를 지어 싸움 잘하고 힘이 센 장군과 같은 사람이라고 정의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우린 대장부를 다시 음미하자. 바른 마음가짐으로 자신과 타인 당당하자. 그리고 그 당당함을 떳떳한 행동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대장부라고 명하자.

다만 대장부를 큰 어른 남자 즉 참으로 남자다운 남자만으로 국한해서 부르지 말자. 여자에게도 똑같이 적용하자. 대장남녀란 정신이 올바른 능동적인 남녀를 뜻한다. 세속에 물들고 찌든 보통 사람들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큰 남녀이다.

똑똑똑! 그대에게 질문하고 싶다. 이젠 진정 대장부 아니 대장남녀로 부활할 수 있겠는가? 장부 중의 장부, 대장부(大丈夫)와 대장녀(大丈女)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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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선 2019-03-01 10: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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